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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14년간 중국서 한 ‘북한민주화운동’을 말하다

박요돈 기자 | 기사입력 2015/12/02 [05:41]

김영환, 14년간 중국서 한 ‘북한민주화운동’을 말하다

박요돈 기자 | 입력 : 2015/12/02 [05:41]
▲ 살아’ 북콘서트에서 저자 김영환씨가 남정욱 숭실대 교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5.12.
(서울=포커스뉴스) 북한민주화운동가인 김영환씨가 1일 ‘다시 강철로 살아’라는 주제로 ‘북콘서트’를 열었다.

북콘서트는 이날 오후 7시 서울 중구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 2층 컨벤션홀에서 북한민주화네트워크와 시대정신 주최‧도서출판 시대정신 주관으로 열렸다.

김씨는 이날 14년간 중국에서 진행한 ‘북한민주화운동’에 대한 내용과 경험을 직접 공개했다.

김씨는 남정욱 숭실대학교 교수가 진행한 ‘토크콘서트: 저자와의 대화’에서 “북한의 참혹한 인권침해 사실을 알게 됐을 때 혁명가, 운동가를 자처했던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고통 받는 북한 사람들을 버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북한민주화운동은 원론적으로 북한 사람들이 해야 하는 것이지만 누구라도 북한민주화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1999년부터 2012년까지 14년간 중국에서 북한 대학생, 교사, 공무원, 군인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북한 사회와 인권침해에 대해 얘기하고 교육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북한민주화운동을 하던 중 중국 공안에게 붙잡혔을 때 심경을 묻는 남 교수의 질문에 김씨는 “당시 공안이 사복을 입고 있어 공안인지, 북한 공작원인지, 단순 납치범인지 알지 못했다”며 “북한 공작원이 아닌 공안에게 붙잡혀 차라리 낫다고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김씨는 2012년 중국 공안에게 붙잡혀 114일 간 ‘잠을 재우지 않는 고문’ 등 모진 고문과 강제구금을 당하다 중국 정부로부터 추방됐다.

남 교수는 “중국에서의 활동을 보면 탈북 주민들을 교육하고 다시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작업을 했는데 국내에서 활동하는 것보다 어려웠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국내에서는 언론, 정치권 등 보호막이 있는데 중국에서는 그런 보호막이 없어 힘들었다”며 “중국 공안, 중국 정부의 감시와 북한 암살조, 납치조 등으로부터 위협이 있어 늘 신경 쓰고 대비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또 북한민주화운동 과정에서의 재정문제에 대해서는 “가장 어려운 것이 돈 문제였다”고 밝히며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고 피자집, 분식집 등 식당 운영을 하며 버텼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일년에 두 번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북한민주화운동 중 북한으로 돌려보낸 주민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며칠간 잠을 자지 못했다며 “눈을 감으면 사망하기 전 고문을 당했을 것이 생각나 눈을 감기도 두려웠다”고 전했다.

김씨는 현재 북한인권운동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전에는 주사파의 대부로 불렸다.

이에 대해 김씨는 “베를린 장벽과 함께 동독 정권이 무너진 것은 나에게는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그 이후 공산주의 계획경제 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1991년 두 차례 북한에 밀입국한 경험을 얘기하며 “북한 학자들이 주체사상을 뛰어넘는 것을 연구하고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실제 북한에 가보니 북한 학자들에게는 연구를 위한 최소한의 자유도 허용되지 않았다”며 “관료주의만 남은 북한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북한에서 주체사상은 지도 이념이 아닌 독재를 위한 치장물이었다.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북콘서트’에서는 김씨의 저서 중 하나인 ‘강철서신’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남 교수가 “10만부 정도 인쇄된 것으로 알려진 강철서신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김씨는 “만 23살 때 강철서신을 썼다”며 “처음 7부를 복사해 퍼뜨렸는데 나중에 보니 최소 10만부가 인쇄됐다고 하더라. 유럽의 사상에 기초한 운동 철학이 아닌 우리 상황에 맞는 철학에 대한 운동권의 ‘목마름’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철서신은 1985년 김씨가 ‘강철’이라는 필명으로 ‘노동 운동가가 청년 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부제로 주체사상에 대해 설명한 편지 형태의 글이다.

이날 ‘북콘서트’ 장은 시작하기 30분 전인 오후 6시 30분부터 김씨와 사진을 찍기 위한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북콘서트 장 내부는 주최 측이 준비한 150석의 자리가 가득 차 일부 관람객은 서서 북콘서트를 관람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북콘서트에는 하태경(부산해운대구기장군을) 새누리당 의원, 김의제 전 국회의원 등 정계 인사와 조유식 알라딘 대표 등 재계 인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또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 등은 축전을 보냈다.

김씨와 함께 중국에서 북한민주화운동 활동을 같이 한 유재길 시대정신 사무총장, 강신삼 대북방송협회 회장 등도 참석했다.

이날 북콘서트는 남북합창단의 공연을 시작으로 내빈소개, 안병직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의 인사말, 저자소개 및 축하영상 시청, 토크콘서트, 포토타임 등 순으로 진행됐다.

김씨가 지난달 25일 발간한 저서 ‘다시 강철로 살아’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김씨의 자기소개서로 주사파에서 북한민주화운동가로 전향한 이유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씨는 이 책을 통해 한국에서 주사파 운동을 하다가 입장을 전환한 사람들이 14년간 중국에서 한 북한민주화운동 내용, 또 입장을 전환하는 과정 등을 담고 있다.

이 책은 프롤로그, 제1부 중국 국가안전부 피의자, 제2부 어린 사회주의 혁명가, 제3부 남한 지하혁명당 당수, 제4부 북한민주화운동가, 에필로그, 부록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을 쓴 김씨는 1963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나왔다.

1979년 서울 마포고등학교, 1982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등에 입학해 1986년 ‘강철서신’을 작성했다.

‘강철서신’을 작성한 1986년 서울대학교 ‘구국학생연맹’의 총책을 맡고 1992년 민족민주혁명당 중앙위원장을 역임했다.

이후 1998년부터 시대정신의 편집의원을 맡고 있으며 1999년부터는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12년 대한민국인권상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도서출판 시대정신에서 2011년 출간한 ‘포스트 김정일’, 같은 출판사에서 2012년 출간한 ‘김영환, 시대정신을 말하다’, 2015년 도서출판 백년동안에서 출간한 ‘북한 급변사태와 통일전략’ 등이 있다.


박요돈 기자 smarf0417@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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