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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출마 선언 안철수, 이번엔 ‘철수’ 없다?

고하승 칼럼 | 기사입력 2021/01/01 [20:06]

서울시장 출마 선언 안철수, 이번엔 ‘철수’ 없다?

고하승 칼럼 | 입력 : 2021/01/01 [20:06]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전격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은 지극히 냉소적이다.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9년 동안 그가 ‘철수와 창당’을 반복하는 기괴한 행보를 이어온 탓이다. 과연, 이번에는 철수(撤收) 없이 완주할 수 있을까?


이런 물음에 아마 본인도 ‘완주’를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워낙 ‘철수 정치’에 능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쩌다 그에게 ‘철수 정치’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붙게 된 것일까?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당시 무소속 후보에게 후보를 양보하면서 그의 '철수 정치'가 시작됐다.


특히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안 대표가 후보직을 사퇴하고 사실상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면서 '철수 정치'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그런데 그의 ‘철수 정치’는 이게 끝이 아니다.


2013년 4월 보궐선거를 통해 처음 국회에 입성하고 '새정치'를 표방하며 신당 창당을 선언했지만, 급작스레 창당을 포기하고 2014년 3월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었다. 세 번째 ‘철수 정치’라는 오명을 남긴 셈이다.


그는 2015년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호남을 중심으로 38석을 확보해 존재감을 발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2017년 대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3위에 그치자, 국민의당을 포기하고 2018년 유승민 전 의원이 중심이 된 바른정당과 통합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 당시 유승민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호남 출신 국회의원들이 안철수의 ‘네 번째 철수 정치’를 비판하며 집단탈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안 대표는 이후 자신이 창당한 바른미래당마저 버리고 뛰쳐나와 ‘3석 미니정당’인 지금의 국민의당을 다시 창당했다. 이로써 그는 ‘다섯 번째 철수 정치’라는 불명예의 대기록을 정치사에 남겼다.


이런 9년간의 ‘철수’ 행보로 그는 정치인의 핵심 덕목인 '신뢰'라는 큰 자산을 잃고 말았다.


그의 말을 신뢰하기는커녕 국민은 그를 ‘철수’ 잘하는 ‘양치기 소년’으로 낙인찍은 지 오래다.


2022년 대선을 노리겠다며 큰소리치던 안 대표가 불과 한 달도 안 돼, ‘철수’하고 내년 4월 서울시장 보선 출마로 방향을 급선회하면서 ‘양치기 소년’이라는 인식은 더욱 팽배해졌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안 대표의 출마 선언에 “반응하지 말라”고 한 것은 이런 연유다. 아마도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안철수 대표의 ‘철수 정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안철수 대표로선 억울할 수도 있다. 이번만큼은 ‘철수’하지 않고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데, 왜 몰라주느냐며 항변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자업자득이다. 박원순에 후보를 양보하는 ‘철수 정치’는 그 한 번으로 그쳤어야 했다. 

 

설사 문재인에게 대선 후보를 양보하는 두 번째 ‘철수’가 불가피했더라도, 그런 ‘철수 정치’는 거기에서 그쳐야지 세 번, 네 번, 다섯 번을 반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오죽하면 마치 어린아이들이 삐지듯 한다고 해서 ‘초딩 안철수’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까지 따라붙었겠는가.


어쩌면 이번이 ‘철수 정치’, ‘초딩 안철수’라는 오명을 벗을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기왕 출사표를 던진 마당에 중도에서 포기하지 않고 국민의당 간판을 달고서라도 완주하거나. 아니면 ‘철수 정치’를 반복해 왔던 자신의 가벼운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계 은퇴를 선언하는 것뿐이다. 다만 정계 은퇴하더라도 야권후보를 선언하는 것은 잊지 않기를 바란다. 그게 박원순과 문재인을 만든 일등공신인, 정치인 안철수 대표에게 주어진 마지막 책무일지도 모른다.

 

<고하승:시민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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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치 2021/01/02 [05:26] 수정 | 삭제
  • 칠수는 삼국지에 나오는 원소를 닮았다. 이제 허경영을 능가하는 희극왕이 되었다. 언제 다시;철수할지 모른다. 영희도 기다리지않는다., 이대목에서 한번 웃고가야 ㅋㅋ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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