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예감 444>
침략자를 공포에 떨게 하는 아이야쉬-250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정치학 박사)
<차례> 1. 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무력충돌의 근원 2. 격돌하는 알카쌈려단과 이스라엘군 3. 하마스의 군민단결력과 이스라엘의 군민이간책동 4. 지하무기공장에서 조립한 파즈르-5 방사포탄 5. 침략자를 공포에 떨게 하는 아이야쉬-250
1. 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무력충돌의 근원
인류가 철기문명을 건설하던 초기,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3,000년 전 지중해 동쪽 바다와 홍해가 만나는 땅에서 두 민족이 싸우고 있었다. 필리스티아(Philistia)족과 히브루(Hebrew)족이다. 필리스티아족의 후손은 오늘의 팔레스티나 사람들이고, 히브루족의 후손은 오늘의 유대인들이다. 기독교경전인 구약성서에는 필리스티아족이 블레셋족이라고 표기되었다.
로마제국의 식민지로 전락한 그 땅에서 히브루족이 반로마독립전쟁을 일으켰으니, 그것이 66년부터 73년까지 지속된 유대-로마전쟁(Jewish-Roman War)이다. 그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도 히브루족은 여러 차례 반로마항쟁을 일으켰는데, 기독교경전인 신약성서에 나오는 세례자 요한(John the Baptist)과 그의 친척이자 후계자였던 나자렛 예수(Jesus of Nazareth)도 반로마항쟁을 이끌다가 로마제국 침략군에게 붙잡혀 사형을 당했다. 당시 반로마항쟁 지도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예수는 침략군에게 붙잡혀 사형을 당했는데, 예수와 함께 항쟁에 참가했다가 체포되어 배신한 덕분에 처형을 면한 예수의 제자들은 그에게서 반로마항쟁 지도자의 모습을 지워버리고, 히브루족의 신 야훼(Yahweh)가 세상에 내려 보내 히브루족을 구원할 신의 아들 메싸야(Messiah)로 추앙했다. 피압박 민중의 열망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하다가 압제자들에게 붙잡혀 희생된 역사적 인물을 탈정치화-신비화하는 종교현상은 인류사에서 비일비재한 일이다. 기독교의 역사적 기원도 그런 종교현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66년부터 73년까지 지속되었던 히브루족의 반로마독립전쟁은 히브루족의 정신적 기둥이었던 예루살렘 사원(Holy Temple)이 로마제국 침략군에게 무참히 파괴되고, 히브루족의 마지막 남은 독립투사들이 마사다 전투(Masada Battle)에서 전원 자결한 것으로 하여 종식되었다.
반로마독립전쟁에서 패한 히브루족은 망국의 한을 안고 유럽, 북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 등지로 뿔뿔이 흩어져 유랑했는데, 이것이 그들을 다이애스포라(diaspora)로 부르게 된 역사적 기원이다.
히브루족은 그 땅을 떠나 해외 각지로 흩어졌으나, 필리스티아족은 그 땅에 남았다. 무슬림제국, 몽골제국, 에짚트 맘룩왕조가 차례로 필리스티아족의 땅을 점령하고 지배했다. 1516년에는 오토만제국이 필리스티아족의 땅을 점령했다. 그로부터 400년 동안 필리스티아족은 오토만제국의 식민통치를 받았다.
20세기 초 오토만제국의 식민통치체제가 붕괴되기 시작했다. 대영제국, 프랑스제국, 아메리카제국, 로씨야제국, 대일본제국은 세계적 범위에서 식민지영토를 재분할하여 자기들끼리 나눠먹으려는 야욕을 품고 도이췰란드제국,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오토만제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는데, 그것이 1914년부터 1918년까지 제국주의국가들끼리 싸운 제1차 세계대전이다.
대영제국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오토만제국을 팔레스티나에서 몰아내고 그 땅을 점령했다. 1800년 동안 해외 각지에 흩어져 살던 히브루민족 가운데 유대복고주의자(Zionist)들은 팔레스티나를 점령한 영국의 비호 아래 그 땅으로 이주하여 주인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1936년부터 1939년까지 필리스티아민족은 대영제국 침략자들과 유대복고주의자들에 맞서 무장투쟁을 전개했다.
제국주의국가들끼리 세계적 범위에서 식민지영토를 점령하고 재분할하려고 격돌한 제2차 세계대전은 1945년 8월에 종식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도이췰란드, 일본, 이딸리아를 제압하고 승리한 제국주의국가들은 이른바 ‘전후처리’라는 명분을 내걸고 세계적 범위에서 식민지영토를 제멋대로 점령하고 재분할했다. 그런 흐름에 편승한 유대복고주의자들은 1948년 5월 14일 필리스티아민족의 땅 팔레스티나를 분할점령하고 이스라엘을 세웠다. 미국은 팔레스타인 분할점령이 시작된 그날 이스라엘을 신생국가로 공인했다. 만일 영국이 팔레스티나를 점령하지 않았다면, 이스라엘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1948년 8월 15일 미국은 우리 민족의 땅 한반도를 분할점령하고 대한민국을 세웠다. 미국은 한반도 분할점령이 시작된 그날 대한민국을 신생국가로 공인했다. 만일 미국이 38도선 이남을 점령하지 않았다면,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역사적 사실은 이스라엘과 대한민국이 각각 제국주의분할점령정책의 산물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군사주권을 자율적으로 행사하는 이스라엘은 미국의 동맹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군사주권을 미국에게 넘겨준 대한민국은 명색이 미국의 동맹국일 뿐 사실상 미국의 점령지로 전락했다. 주한미국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합법적으로 주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기한 주둔을 규정한 대미예속조약이 미국군의 주둔을 합법화해줄 수 없다. 지난 시기 일제침략군이 스스로를 조선주차군이라고 부르며 합법화했던 것처럼, 오늘 미국군도 스스로를 한국주둔군이라고 부르며 합법화하려고 하지만, 명백하게도 그들은 주둔군이 아니라 점령군이다.
미국과 영국의 비호 아래 팔레스티나를 분할점령하고 출현한 이스라엘은 팔레스티나를 물리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높이가 8m이고, 길이가 810km인 거대한 분단장벽을 건설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대복고주의자들이 분할강점한 땅을 되찾아 분단장벽을 철거하고 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하려는 필리스티나족의 정의로운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종미우익세력이 분할강점한 땅을 되찾아 분단장벽을 철거하고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려는 우리 민족의 정의로운 투쟁도 계속될 것이다. <사진 1>
2. 격돌하는 알카쌈려단과 이스라엘군
2021년 5월 10일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하여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날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다른 나라 영토를 침공하고 점령한 날을 국가기념일로 정해놓고, 침략범죄를 미화, 찬양하는 이스라엘의 망동을 보고 팔레스티나 인민은 격분을 금치 못했다. 며칠 전부터 산발적으로 진행되어오던 팔레스티나 인민의 반이스라엘시위투쟁은 그것을 계기로 하여 격렬하게 폭발했다. 화들짝 놀란 이스라엘 경찰은 최루탄, 고무탄, 섬광탄을 난사하면서 팔레스티나 시위군중을 폭력적으로 진압했다. 시위군중 305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런 상황에서 반이스라엘시위투쟁은 걷잡을 수 없이 더욱 격화될 것이고, 위험을 직감한 이스라엘 경찰은 시위군중에게 실탄사격을 퍼붓는 광란적 유혈진압을 자행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 실제로 이스라엘 경찰은 2018년에 팔레스티나 시위군중에게 실탄사격을 퍼붓는 유혈진압을 자행한 바 있다. 2019년 2월 28일 유엔 산하 팔레스티나시위사태조사위원회는 이스라엘군이 2018년 3월 30일부터 12월 31일까지 가자지구(Gaza Strip)에서 시위군중에게 실탄사격을 퍼부어 189명의 사망자와 6,100여 명의 부상자를 발생시킨 전쟁범죄, 반인도주의범죄를 자행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팔레스티나 시위군중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옥죄는 살인적인 봉쇄조치를 완화해줄 것과 이스라엘로 밀려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자기 고향으로 돌아갈 권리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하였다. 너무도 정당한 요구였다. 하지만 입에 피를 물고 날뛰는 이스라엘 집권세력은 팔레스티나 시위군중의 타인 민중의 정당한 요구를 짓밟고, 폭력경찰을 내몰아 광란적 유혈진압을 자행했던 것이다.
반이스라엘무장투쟁을 이끌면서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티나 인민의 집권정당인 하마스(Hamas)는 지난 시기 그런 유혈사태를 여러 번 일어났던 것을 상기하면서 가자지구 시위군중이 이스라엘 경찰의 광란적 유혈진압으로 이번에 또 다시 큰 인명피해를 입게 될 것을 우려했다. 이스라엘 경찰의 폭력진압을 저지할 비상대책이 요구되었다. 그래서 하마스는 당일 오후 6시까지 시위현장에서 이스라엘 경찰병력을 철수할 것과 만일 철수하지 않으면 물리적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내용의 통첩을 보냈다. 그러나 입에 피를 물고 날뛰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통첩에 귀를 기울일 리 만무했다.
2021년 5월 10일 오후 6시 하마스 산하 군사조직인 알카쌈려단(Al-Qassam Brigade)은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을 갈라놓은 분단장벽 너머로 로켓포탄을 100발 이상 쏘았다. 그러자 이스라엘군은 전투기를 출격시켜 가자지구에 있는 하마스 군사기지들을 공습했다. 2021년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충돌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알카쌈려단은 1987년 12월에 창설되었는데, 지금은 10개 이상의 여단으로 증강되었다. 총병력은 30,000~50,000명이다. 그들은 납치와 암살을 노리는 이스라엘 국가정보기관 모싸드(Mossad)에 자기 신원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두 눈만 남기고 얼굴 전체를 천으로 가린 채 군사활동을 벌인다.
알카쌈려단의 주적은 이스라엘군이다. 이스라엘군은 현역이 170,000명이고, 예비역이 465,000명이므로, 총병력수는 635,000명이다. 알카쌈려단은 병력수에서 이스라엘군의 1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알카쌈려단은 이스라엘의 살인적인 봉쇄조치로 군사장비를 외부에서 반입하기 힘들다. 그래서 손으로 조립해 만든 원시적인 무기밖에 갖지 못했다.
그에 비해, 이스라엘군은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최신 무기를 장비했을 뿐 아니라, 핵무기까지 보유했고,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도 보유했다.
알카쌈려단과 이스라엘군의 무력격차가 그처럼 크게 벌어진 까닭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마구 퍼주는 군사지원에서 찾을 수 있다. 이스라엘에 퍼주는 미국의 군사지원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를테면, 2016년 9월 13일 미국 국무부는 2019년부터 10년 동안 이스라엘에게 연간 38억 달러의 군사비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2018년까지 연간 31억 달러의 군사비를 원조해오다가 2019년부터는 연간 38억 달러로 증액한 것이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미사일방어체계 ‘철갑지붕(Iron Dome)’을 개발하는 데 들어간 2억500만 달러도 미국의 재정지원과 기술지원을 받은 것이다.
그렇게 퍼주고도 더 퍼주고 싶어 안달하는 미국은 이스라엘 영토에 미국군이 전시에 사용할 미사일, 전차, 장갑차, 포탄을 비롯한 8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비축해놓았다. 또한 미국군은 이스라엘군과 함께 ‘주니퍼 코브라(Juniper Cobra)’라는 작전명칭을 내걸고 격년제로 합동군사훈련을 계속해오고 있다. <사진 2>
3. 하마스의 군민단결력과 이스라엘의 군민이간책동
위에 열거한 사실을 보면, 알카쌈려단의 무장력은 이스라엘군의 무장력에 비해 절대적으로 열세다. 그런 알카쌈려단이 이스라엘군과 맞붙으면, 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고 있으나, 정반대의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시기 무력충돌이 일어났을 때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뒤로 물러서지 않고 용맹스럽게 싸워 이스라엘을 번번이 죽음의 공포에 몰아넣었다. 승리의 비결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정당한 요구를 제기한 데 있다. 그들의 정당한 요구는 다음과 같다.
1) 이스라엘은 1967년 6월 5일부터 6월 10일까지 지속된 제3차 중동전쟁에서 동예루살렘,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지구, 싸이나이반도, 골란고원을 점령했다. 이스라엘은 1973년 10월 6일부터 10월 25일까지 지속된 제4차 중동전쟁에서 패하여 싸이나이반도에서 철군했지만, 동예루살렘, 가자지구, 요르당간 서안지구, 골란고원은 오늘도 여전히 점령하고 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요구하는 것은,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철군하여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에 설정되었던 국경을 복원하라는 것이다.
2)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요구하는 것은, 팔레스티나 영토에서 자유선거를 허용하라는 것이다.
3)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요구하는 것은, 팔레스티나 난민이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서 생활할 귀환의 권리를 인정하라는 것이다.
만일 이스라엘이 위와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고 이행하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행사를 중지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정당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욱이 이스라엘을 무조건 지지하는 미국, 일본, 유럽련합은 정당한 요구를 제기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무장투쟁을 전개하는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하는 망동을 저질렀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침략자들을 상대로 정의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고, 이스라엘침략자들은 하마스를 상대로 불의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의로운 반침략전쟁은 반드시 승리하고, 불의한 침략전쟁은 반드시 패하는 것은 사회력사발전의 법칙이다. 정의로운 반침략전쟁에서 하마스와 가자지구 인민은 힘을 집중시킨 단결력으로 결사항전을 벌이지만, 불의한 침략전쟁에서 이스라엘군과 이스라엘 인민은 각자 제 살 궁리만 하는 바람에 단결하지 못하고 힘을 분산시킨다. 그래서 하마스는 승리하고, 이스라엘은 패한다.
이런 내막을 알게 된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가자지구 인민을 분리시키는 이간책동을 자행했는데, 그것이 곧 가자지구에 대한 살인적인 봉쇄조치다. 하마스가 가자지구 인민의 지지를 받으며 2007년 6월 가자지구 집권당으로 등장했을 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완전히 봉쇄하는 만행을 자행했다. 군사장비반입을 금지한 것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민간부문에서 사용하는 각종 물자들은 물론 심지어 생활필수품까지 반입을 금지시킨 야만적인 봉쇄다. 그런 야만적인 봉쇄 때문에 가자지구에 사는 인구 200만명은 기아와 궁핍에 빠지게 되었다. 가자지구에는 8개의 난민촌이 형성되었다. 가자지구 총인구 200만명 가운데 난민촌에 들어간 인구는 무려 140만명이다. 이스라엘이 자행하는 완전봉쇄는 가자지구 인민을 오랜 기간에 걸쳐 소리 없이 집단학살하는 살륙만행이다.
2010년 5월 31일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비롯한 700여 명의 국제구호활동가들은 완전봉쇄로 고통을 겪는 가자지구 인민들에게 전달할 구호물품을 실은 수송선 6척에 나눠 타고 가자지구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헬기에 탑승한 이스라엘 특공대는 가자지구 해안으로부터 약 130km 떨어진 공해 상까지 날아가 구호품 수송선을 기습공격했다. 이스라엘 특공대의 살륙만행으로 국제구호활동가 15명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고, 30여 명이 부상당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오판했다. 이스라엘이 살인적인 봉쇄로 가자지구를 옥죌수록 하마스에 대한 가자지구 인민의 지지와 성원은 더욱 커졌고, 그들의 단결력은 더욱 견고해졌다. 죽음과 고통도 하마스와 가자지구 인민을 갈라놓지 못했다. <사진 3>
4. 지하무기공장에서 조립한 파즈르-5 방사포탄
2021년 5월 14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알카쌈려단은 로켓포탄, 방사포탄, 탄도미사일 8,000~10,000발을 지하무기고들에 분산, 비축해놓았다고 한다. 이것은 알카쌈려단이 엄청난 양의 화력을 보유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의문이 생긴다. 이스라엘의 살인적인 봉쇄로 모든 것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자지구에서 알카쌈려단은 어떻게 그처럼 엄청난 화력을 보유할 수 있었을까?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알카쌈려단은 카쌈 로켓포를 보유했다. 이 로켓포는 사거리가 16km이고, 탄두중량이 20kg이다. 카쌈 로켓포는 알카쌈려단 무기생산기지들에서 자체로 만든 무기다. 로켓포라고 하지만, 질소비료, 설탕, 질산칼륨을 적당한 비률로 섞은 혼합물을 가지고 로켓추진연료를 만들고, 상용폭약(TNT)과 질소비료의 혼합물에 파편으로 쓰이는 못이나 베어링을 박아 넣은 작은 탄두를 장착한 원시적인 무기다. 카쌈 로켓포는 사거리도 짧고, 폭발력도 약하고, 비행속도도 느리고, 유도비행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타격대상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 발사현장을 촬영한 영상자료를 보면, 카쌈 로켓포탄은 카메라 받침대(tripod)처럼 엉성하게 생긴 세발 받침대에 세워놓고 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요즈음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로 날아오는 로켓포탄을 반항공망으로 거의 모두 요격했다고 떠들어대지만, 그들은 원시적인 무기인 카쌈 로켓포로 요격해놓고 대단한 반항공망을 가동한 것처럼 큰 소리를 치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이 발사하는 타미르 요격미사일(Tamir interceptor)의 비행속도는 초당 750m인데, 카쌈 로켓포탄은 초당 600m의 비행속도로 날아가므로, 이스라엘군은 카쌈 로켓포탄을 요격할 수 있다. 이런 사정을 보면, 카쌈 로켓포는 이스라엘에 그리 위협적인 무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2) 알카쌈려단은 로씨야산 122mm 40관 그래드(Grad) 방사포탄을 보유했다. 이 방사포는 원래 3축6륜 발사대차에 탑재되는데, 사거리가 20km이고, 초당 2발씩 40발을 짧은 시간에 연발로 사격할 수 있다. 탄두중량은 25kg이다. 2010년 11월 23일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는 그래드 방사포의 조선식 개량형을 연평도포격전에서 사용했다. 연평도포격전보다 2년 앞선 2008년 12월 알카쌈려단은 사상 처음으로 122mm 그래드 방사포탄 2발을 이스라엘 남부 도시 브에르 쉐바로 발사했었다.
여기서 제기되는 의문은, 알카쌈려단이 40발을 연발로 사격할 수 있는 그래드 방사포탄를 왜 2발만 발사했을까 하는 것이다. 발사현장을 촬영한 동영상자료를 보면, 알카쌈려단은 평시에 방사포탄을 갱도진지에 숨겨놓았다가 발사명령을 받으면, 포병 7명이 동아줄로 방사포탄을 들어 올려 사격지점까지 운반한다. 사격지점에는 약 60도 각도로 땅을 파고 묻어놓은 발사관이 있는데, 그 발사관 속에 들어있는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방사포탄을 발사관 안에 들여놓으면 잠시 후 폭약이 터지면서 방사포탄에 점화되고, 방사포탄이 폭약의 폭발력으로 허공으로 솟구쳐 오르면서 타격대상을 향해 날아가게 된다. 포병들은 방사포탄을 발사한 뒤에 신속히 다른 곳으로 회피한다.
그런데 방사포탄을 그런 식으로 발사하면, 연발사격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방사포탄 40발을 발사대차에 탑재해놓고 연발사격을 하지 못하고, 위에 서술한 식으로 2발만 쏜 것이다.
알카쌈려단이 발사한 그래드 방사포탄은 초당 690m의 비행속도로 날아가므로, 비행속도가 초당 750m인 타미르 요격미사일을 이스라엘군이 쏘면 이론상 요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전상황에서는 이론적으로 규명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돌발적인 요인들 때문에 요격률이 떨어진다.
2021년 5월 1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알카쌈려단과 이스라엘군의 무력충돌이 시작된 5월 10일부터 알카쌈려단은 이스라엘의 타격대상들을 향해 2,900여 발을 발사했는데, 이스라엘군의 반항공망은 그 가운데서 1,150여 발을 요격했고, 450발은 가자지구를 벗어나지 못하고 추락했다고 밝혔다. 이런 발표내용을 보면, 알카쌈려단이 쏜 각종 발사체들 가운데 450발은 가자지구에 추락했고, 1,150여 발은 이스라엘군 반항공망에 걸려 요격되었고, 1,300여 발은 이스라엘군 반항공망을 뚫고 들어갔음을 알 수 있다.
3) 2012년 11월 17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알카쌈려단은 이란에서 생산한 파즈르(Fajr)-5 방사포탄을 보유했다고 한다. 파즈르-5 방사포는 구경이 333mm이고, 사거리가 75km이며, 탄두중량은 175kg이다. 원래 이란에서는 3축6륜 발사대차에 파즈르-5 방사포 4문을 탑재한다.
2012년 11월 27일 <CNN> 보도에 따르면, 이란에서 생산된 파즈르-5 방사포탄이 이란에서 아주 멀리 떨어졌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살인적인 봉쇄에 갇혀있는 가자지구로 반입되었는데, 그 반입경로는 다음과 같다. 이란이 방사포탄 부품을 수단으로 보내면, 거기서 수송차량에 실어 에짚트 사막지대를 거쳐 싸이나이반도 북쪽 국경지대에 있는 갱도를 통해 가자지구로 반입한다. 그러면 다른 경로로 은밀히 가자지구에 들어간 이란의 미사일기술자들이 가자지구의 지하무기공장에서 반입부품들을 조립하여 파즈르-5 방사포탄을 완성한다.
이런 사실을 간파한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파즈르-5 방사포탄 부품을 가자지구로 운반하는 수송로를 차단하려고 광분했다. 2009년 3월 29일 영국 일간지 <썬데이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009년 1월 무인타격기를 수단 동북부 영공으로 불법침입시켜 가자지구로 방사포탄 부품을 수송하는 차량 17대를 파괴했고, 수송차량에 타고 있던 50여 명을 살해했다고 한다. 원래 그 수송차량은 홍해를 통해 수단으로 들어간 방사포탄 부품을 싣고 에짚트 사막지대를 거쳐 가자지구로 향하던 길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차단작전에 광분한다고 해서 방사포탄 부품 수송로가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방사포탄 부품은 그런 식으로 가자지구에 반입될 수 있지만, 이스라엘의 감시망과 봉쇄망을 뚫고 3축6륜 발사대차를 가자지구에 반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알카쌈려단은 파즈르-5 방사포를 싣고 사격점으로 신속하게 이동할 발사대차를 보유하지 못했다. 발사대차가 없으면, 4발을 연속사격하지 못하기 때문에, 파즈르-5 방사포의 성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 알카쌈려단은 2012년 11월 처음으로 파즈르-5 방사포탄 14발을 발사하여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외곽지대를 타격했다.
5. 침략자를 공포에 떨게 하는 아이야쉬-250
2021년 5월 16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알카쌈려단이 쏜 발사체 가운데 120발이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를 타격했다고 한다. 가자지구 북측 지역에서 텔아비브 중심부까지 직선거리는 70km이므로, 알카쌈려단이 가자지구에서 쏜 발사체 120발이 텔아비브를 타격한 것은 알카쌈려단이 사거리가 70km인 무기를 보유하였음을 말해준다. 카쌈려단이 보유한 파즈르-5 방사포의 사거리가 75km다. 그러므로 카쌈려단은 파즈르-5 방사포탄 120발을 발사하여 텔아비브를 타격한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파즈르-5 방사포탄 120발이 떨어진 텔아비브에서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이스라엘 인민들은 반항공대피훈련이 잘 되어 있고, 지하대피소들도 곳곳에 구축되어 있으므로 파즈르-5 방사포탄 120발을 맞았어도 텔아비브에서 큰 인명피해를 입지는 않고, 건물손괴피해만 발생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스라엘군은 텔아비브가 방사포탄 공격을 받은 것에 대한 앙갚음으로 2021년 5월 15일과 16일 전투기를 연속 출격시켜 가자지구를 공습했다.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들은 5월 15일 외국언론기관들이 입주해 있는 건물을 공습, 파괴하고, 가자지구 난민촌을 공습, 파괴했으며, 5월 16일에는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히야 신와르(Yahya Sinwar)의 살림집과 그의 동생 무함마드 신와르(Muhammad Sinwar)의 살림집을 공습, 파괴했다.
이스라엘군이 그처럼 군사기지를 파괴하지 않고 민간시설을 공습, 파괴한 것은 그들이 공습대상을 더 이상 찾아내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알카쌈려단은 이스라엘군의 공습위험을 피해 땅속에 갱도진지를 건설해놓았으므로, 이스라엘 정찰위성과 무인정찰기가 땅속에 있는 갱도진지를 찾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스라엘군은 민간시설을 공습, 파괴하는 전쟁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그런데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이 7일째로 접어든 2021년 5월 16일 뜻밖에도 세인의 시선을 집중시킨 두 가지 중대한 사건이 일어났다.
1) 2021년 5월 16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공습을 계속해야 하는지 아니면 공습을 중단해야 하는지를 결정하기 위해 국가안보회의를 긴급히 소집했다. 만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을 계속할 생각을 하고 있다면, 국가안보회의를 긴급히 소집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공습을 계속해야 하는지 아니면 중단해야 하는지를 결정할 국가안보회의가 소집된 것은 그들 속에서 공습중단을 주장하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었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2021년 5월 1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공습을 당분간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이스라엘 지배세력은 공습중단론과 공습연장론으로 갈라져 논쟁을 벌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습중단은 곧 정전을 의미하므로, 이스라엘 지배세력 내부에서 정전론이 제기된 것이 확실하다.
2) 2021년 5월 16일 미국은 이스라엘에 파견한 미국 연방정부 관리 120명을 군용 수송기에 태워 도이췰란드에 있는 람슈테인 공군기지로 긴급히 소개시켰다. 미국이 자국인들을 전선에서 해외의 안전비대로 긴급히 소개시키는 것은 패전위험이 조성되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내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무력충돌이 발생한 이후 가자지구에 1,000회 이상의 공격을 퍼부었고, 그와 대조적으로 이스라엘이 완전봉쇄한 가자지구에서는 화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중유마저 떨어지는 바람에 5월 16일 중으로 전기공급이 중단되었다. 전쟁이 그처럼 이스라엘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느닷없이 정전론이 제기되고, 미국인들이 긴급히 다른 나라로 소개된 것은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다. 왜 그런 돌발현상이 나타났을까?
의문을 풀어줄 결정적인 단서는 2021년 5월 13일에 일어난 놀라운 사건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21년 5월 13일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보도에 따르면, 알카쌈려단은 ‘대형 로켓’을 이스라엘의 라몬국제공항으로 발사했는데, 이스라엘군은 그 ‘대형 로켓’이 200km를 날아간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라몬국제공항은 홍해에 접한 최남단 항구도시 에일랏(Eilat) 외곽지대에 있다. 가자지구 남측 지역에서 그 국제공항까지 직선거리는 약 200km다. 2021년 5월 14일 알카쌈려단 대변인은 사거리가 250km인 아이야쉬(Ayash)-250 '신형 로켓‘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사거리가 250km이고 비행거리가 200km이면, 로켓이 아니라 단거리탄도미사일이다. 다시 말해서, 알카쌈려단은 사거리가 250km인 아이야쉬-250 신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이스라엘의 라몬국제공항 활주로를 파괴한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 아이야쉬-250 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250km에 이른다는 사실은 알카쌈려단이 그 미사일로 이스라엘 전역을 마음먹은 대로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공격할 결정적인 화력타격수단을 보유한 것이다.
2) 사거리가 250km인 아이야쉬-250 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210~300km인 이란의 파테(Fateh)-110 미사일과 성능이 유사하다. 파테-110 미사일의 탄두중량은 500kg이므로, 아이야쉬-250 탄도미사일의 탄두중량도 500kg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알카쌈려단은 탄두중량이 175kg밖에 되지 않는 방사포탄을 쏘았지만, 이제는 탄두중량이 500kg이나 되는 강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게 된 것이다.
3) 알카쌈려단은 아이야쉬-250 탄도미사일로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도 타격할 수 있고, 이스라엘 네게브사막지대에 있는 다이모나(Dimona) 원자력발전소도 타격할 수 있다. 이것은 그들이 전략적 타격수단을 보유했음을 의미한다. 이번에 알카쌈려단이 아이야쉬-250 탄도미사일로 가자지구 북쪽에 있는 텔아비브를 타격하지 않고, 가자지구 남쪽에 있는 라몬국제공항을 타격한 까닭은, 그들이 전략적 타격수단을 사용할 결정적인 시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카쌈려단이 발사한 아이야쉬-250 탄도미사일이 라몬국제공항 활주로를 파괴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은 이스라엘 고위관리들은 전률했다. 그래서 그들은 황급히 정전론을 제기했고,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한 것이다. 또한 그 충격적인 소식을 들은 미국도 이스라엘에 파견한 관리들을 도이췰란드로 황급히 소개시킨 것이다.
위와 같은 사실을 보면, 하마스는 이번 전쟁에서 또 다시 전술적 승리를 쟁취하고 정전복귀성과를 얻게 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정의의 전쟁은 반드시 승리한다. <저작권자 ⓒ 국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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