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예감 452> 발화점에 다가서고 있는가?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정치학 박사)
<차례> 1. 커트 캠벨의 발언은 기만발언이다 2. 중국내전이 임박하였음을 보여주는 몇 가지 징후들
3. 전쟁의 발화점으로 다가서는 미일동맹군
1. 커트 캠벨의 발언은 기만발언이다
2021년 7월 6일 미국 뉴욕에 있는 아시아협회(Asia Society)가 화상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아시아협회는 미국-아시아관계를 연구하는, 권위 있는 비정부기구다. 화상토론회에 커트 캠벨(Kurt M. Campbell)이 출연했다. 커트 캠벨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정책조정자(National Security Council Coordinator for the Indo-Pacific)라는 중책을 맡은 고위관리다. 커트 캠벨은 화상토론회에서 미국-아시아관계에 관한 여러 주제들에 대해 발언했는데, 그 중에서 대만문제에 관한 발언을 살펴보기로 하자.
1) 캠벨은 미국이 일개중국정책(One-China Policy)을 지지하고, 대만독립을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해설 - 이것은 미국이 대만의 국가분렬세력이 추구하는 대만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언명한 발언이다. 하지만 미국이 대만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두고, 그것이 중국에 보내는 ‘화해의 손짓’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오류다. 그런 발언이 ‘화해의 손짓’으로 되지 않는 까닭은 다음과 같다. 만일 대만의 국가분렬세력이 대만독립을 선포하거나 대만독립을 선포할 징후가 보이면, 중국은 지체 없이 대만공격을 단행할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의 대만공격을 불러올 대만독립을 섣불리 지지하지 못하는 것이고, 중국과 대만의 분렬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대만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캠벨의 발언은 중국에 보내는 ‘화해의 손짓’이 아니라, 중국과 대만의 분렬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분렬유지발언인 것이다.
2) 캠벨은 만일 중국이 홍콩의 민주주의를 탄압한 것과 같은 행동을 대만에도 가할 경우, 재앙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설 - 중국이 홍콩의 민주주의를 탄압했다는 그의 발언은 명백한 사실왜곡이다. 중국은 홍콩의 민주주의를 탄압한 것이 아니라, 홍콩을 중국 영토에서 분리시켜 미국의 지배권 안으로 끌어가려는 국가분렬책동을 진압한 것이다. 그러므로 위의 인용문은 만일 중국이 홍콩의 국가분렬책동을 진압한 것과 같은 행동을 대만에 가하면, 재앙이 일어날 것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중국이 대만의 국가분렬세력을 무력으로 제압하면, 재앙적인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발언은 대만해방과 국토완정을 실현하려는 중국의 의지를 억제하려는 협박성 발언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중국이 대만의 국가분렬세력을 무력으로 제압하는 것은, 지난 20세기에 벌어졌던 중국내전(Chinese Civil War)의 연장이다. 중국현대사가 말해주는 것처럼, 21세기에 벌어질 중국내전은 마지막 미해방지역으로 남아있는 대만을 무력으로 해방하는 해방전쟁(liberation war)으로 될 것이다.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이므로, 중국과 대만은 두 개의 나라가 아니며, 따라서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에서 ‘대만침공’이라는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 무력침공은 어떤 나라가 다른 나라를 쳐들어간다는 뜻이다. 내전은 무력해방이지 무력침공이 아니다. 그러므로 대만침공이라는 그릇된 말을 버리고, 대만해방이라는 올바른 말을 써야 한다.
3) 캠벨은 대만이 국제사회에서 수행하는 역할이 무시될 수 없으며, 국제사회와 대만의 다방면적인 협력이 중단되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해설 - 그가 언급한 국제사회(international community)라는 말은 국제사회를 대표한다고 자처하는 미국을 뜻한다. 그러므로 그의 발언은 미국이 미국-대만관계를 앞으로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미국이 미국-대만관계를 계속 유지한다는 말은 미국이 대만 지배권을 계속 행사한다는 뜻이다. 초강국(super-power)으로 자처하는 미국이 중국의 미해방지역인 대만과 맺은 관계는 정상적인 국제관계로 될 수 없고, 대등한 관계로 될 수도 없으므로, 미국-대만관계는 미국이 대만을 지배하고, 대만이 미국에 종속된 특수관계다. 이런 사실을 살펴보면, 미국이 대만을 자기의 지배권에 계속 남겨두기 위해 중국과 대만의 분렬을 영구화하려고 책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미국은 이른바 ‘평화와 안정’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중국과 대만의 분렬을 현상대로 유지하면서 대만을 자기 지배 아래 영구히 남겨두려는 것이다.
위에 인용한 발언에서 드러난 것처럼, 캠벨은 중국의 대만해방전쟁도 반대하고 대만의 국가독립도 반대하면서 중국-대만관계에서 마치 중립을 유지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지만, 그것은 한낱 기만술어에 불과하다. 그렇게 판단하는 까닭은 다음과 같다. 대만의 독립선포는 곧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대만해방전쟁과 대만의 독립선포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것인데도, 캠벨은 대만해방전쟁과 대만의 독립선포가 서로 분리된 두 개의 사변인 것처럼 말하면서, 미국이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의지와 대만의 국가독립의지 사이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처럼 기만하는 것이다. <사진 1>
2. 중국내전이 임박하였음을 보여주는 몇 가지 징후들
20세기에 일어났던 중국내전은 21세기에 들어와서도 끝나지 않았다. 대만이 중국의 미해방지역으로 남아있는 한, 중국내전은 끝나지 않는다. 중국내전은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정전상태에 있는 것이다. 중국내전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중화인민공화국의 무력은 국방군이 아니라 해방군이다. 미해방지역인 대만을 해방하고 국토완정을 실현할 역사적 임무가 해방군에 주어진 것이다.
20세기 중국내전을 흔히 국공내전이라고 부른다. 국공내전은 중국국민당과 중국공산당이 충돌한 국내전쟁이라는 뜻이다. 중국현대사를 살펴보면, 제1차 중국내전은 1927년부터 1936년까지 지속되다가 일제가 중국을 침략하자 중국공산당과 중국국민당은 내전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국공합작으로 선회했다. 제2차 중국내전은 일제가 패망한 직후인 1946년에 재발하여 중국국민당이 중국 본토를 버리고 대만으로 도주한 1949년까지 계속되었다.
정전상태에 있는 내전을 끝내고 국토완정을 실현하기 위한 중국의 대만공격은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이후에도 계속되었으나, 중국의 대만공격은 해방전쟁으로 확대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1955년 미국이 미국-대만상호방위조약이라는 것을 만들어놓고, 중국의 내정문제인 대만문제에 불법적으로 개입하였기 때문이다. 대만문제에 대한 미국의 불법개입은 미국이 대만 주둔 미국군을 전부 철수하고, 중국과 수교한 1979년에 종식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미국은 미국-대만상호방위조약을 폐지했으나, 그 조약 대신 미국 국내법인 ‘대만관계법(Taiwan Relations Act)’을 만들었고, 대만 주둔 미국군을 철수하는 대신 대만군의 무력증강을 지원해주었으며, 일본에 주둔하는 미국 해군 제7함대를 대만해협에 긴급히 출동시켜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을 번번이 가로막았다.
이런 복잡한 현실 속에서 중국에게 절실히 요구된 것은, 대만해방전쟁을 가로막는 미국 해군 제7함대를 공격할 강력한 전투력이었다. 그래서 중국은 미국 해군 제7함대 항모타격단의 대만해협출동으로 대만공격이 좌절된 1996년 이후 미국 항모타격단을 공격할 전투력을 배양하는 데 힘썼다. 1996년 이후 25년 긴 세월이 흐른 2021년 현재 중국은 미국 항모타격단을 공격할 전투력을 보유했다. 이를테면, 중국인민해방군은 항모타격전법을 개발했고, 항모타격미사일을 실전배치했으며, 항공모함을 격침시킬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했고, 항모타격단을 공격할 2개의 항모전투단을 실전배치했으며, 미국 해군 제7함대의 본거지인 주일미국군기지들을 타격할 강력한 미사일도 보유했다.
그것만이 아니다. 중국은 대만을 압도하는 강한 군사력도 가졌다. 중국인민해방군의 전투력은 대만군의 전투력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대하다. 이런 격차를 보고 불안감을 느낀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5명은 ‘대만관계법’보다 훨씬 더 도발적인 ‘대만방위법(Taiwan Defense Act)’을 2021년 6월 16일 연방의회에 상정했다.
중국은 지난날 도광양회(韜光養晦)라는 말을 썼지만, 지금은 주동작위(主動作爲)라는 말을 쓴다. 도광양회는 칼을 칼집에 넣고 검광이 보이지 않게 하여 상대의 경계심을 풀어놓고, 그믐밤 어둠 속에서 남몰래 힘을 기른다는 뜻이다. 주동작위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적극적으로 한다는 뜻이다. 중국의 국가전략기조가 도광양회에서 주동작위로 바뀐 것은, 미국 해군 제7함대의 대만해협출동으로 중국의 대만공격이 좌절된 1996년 이후 미국 항모타격단을 공격할 힘을 남몰래 길러온 중국이 이제는 미국의 무력개입을 차단하고 대만해방전쟁을 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바로 이것이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이 임박하였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징후다.
중국의 국가전략기조가 도광양회에서 주동작위로 바뀌자, 미국은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의지를 단독적으로는 더 이상 억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미국은 자기 동맹국인 일본을 반중군사전선에 더욱 깊숙이 끌어들였다. 주일미국군은 일본자위대와 결탁한 미일동맹군을 편성하여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의지를 억제하려는 무력증강과 전쟁연습에 광분했다. 그로써 중국인민해방군은 미일동맹군을 이겨야 대만해방과 국토완정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환경에 직면하게 되었다.
대만해방전쟁의지를 억제하기 위해 무력증강과 전쟁연습을 감행하는 미일동맹군의 무분별한 책동에 맞서는 중국의 대응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조중관계를 더욱 강화발전시키는 것이다. 중국의 시각에서 보면, 전시에 중국인민해방군에 대적하는 미일동맹군을 공격하여 그들의 공격력을 분산, 약화시킬 적임자는 조선인민군밖에 없다. 왜냐하면, 미일동맹군에 대한 조선인민군의 적개심은 중국인민해방군의 적대심보다 더 강할 뿐 아니라,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이 시작되면 조선인민군은 미일동맹군의 후방을 공격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응전략이 조중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2021년 7월 현재 조중관계는 정치부문, 군사부문, 경제부문을 비롯한 모든 부문에서 크게 강화발전되었다. 조중관계의 발전은 1961년 7월 11일 ‘조중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이후 60년래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2021년 7월 11일 김정은 총비서는 조중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60주년을 맞이하여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에게 보낸 친서에서 “최근년간 전례 없이 복잡다단한 국제정세 속에서도 조중 사이의 동지적 신뢰와 전투적 우의는 날로 두터워지고 있으며 전통적인 조중친선은 새로운 추동력을 받아안고 정치, 경제, 군사, 문화를 비롯한 각 분야에서 보다 높은 단계에로 전면적으로 강화발전되고 있습니다”고 언명하였다. 시진핑 총서기는 김정은 총비서에게 보낸 친서에서 “나는 총비서 동지와 함께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여 중조관계의 전진방향을 잘 틀어쥐고 두 나라의 친선협조관계를 끊임없이 새로운 단계에로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위에 서술한 것처럼, 오늘 조중관계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강화발전된 것은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이 임박하였음을 보여주는 두 번째 징후다. <사진 2>
다른 한편, 2021년 3월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른바 ‘태평양억제구상(Pacific Deterrence Initiative)’라는 명목을 내걸고 2022회계년도에 46억8,000만 달러의 예산을 배정해달라는 국방예산청구서를 연방의회에 제출했다. 그들의 ‘태평양억제구상’은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의지를 억제하는 전략구상이다.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의지를 억제하려고 좌충우돌하는 미국의 분주한 모습이 보인다.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4자안보협력체가 출범한 것에 대응하여 로씨야와 안보협력관계를 강화발전시켰다. 2021년 3월 22일 세르게이 라브로브(Sergey V. Lavrov) 로씨야 외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여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당시 정례언론설명회에서 중국-로씨야 외교장관회담의 의의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국과 서방은 민주주의와 자유의 깃발을 들고 걸핏하면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면서 많은 문제를 일으켰는데, 이에 대해 중국과 로씨야의 입장은 일치한다. 중국과 로씨야는 그런 패권행위를 단호히 반대하며 소통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씨야는 1998년부터 해마다 실시해오던 로씨야-일본 합동군사훈련을 2017년에 중단했다. 그 대신 로씨야는 2017년 9월 25일 오호쯔크해에서 사상 처음으로 로씨야-중국 합동군사훈련을 진행했다. 이러한 극적인 전환이 일어난 이후 중국과 로씨야는 합동군사훈련을 계속해왔다. 이를테면, 중국과 로씨야는 2018년 9월 11일부터 15일까지 소련이 해체된 이후 최대 규모의 합동군사훈련인 ‘동방-2018’을 로씨야 바이깔호 인근에서 진행했고, 2019년 4월 29일부터 5월 4일까지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인근에서 ‘해상련합-2019’라는 명칭의 합동군사훈련을 진행했고, 7월 23일에는 중국인민해방군 공군과 로씨야련방군 공군이 사상 처음 합동초계비행을 했는데, 초계비행에 나선 두 나라 공군 작전기들이 중일령토분쟁지역인 댜오위다오(釣魚島) 상공으로 근접비행하여 미일동맹군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또한 중국과 로씨야는 2019년 9월 16일부터 21일까지 로씨야 오렌부르그(Orenburg)에서 128,000명이 참가한 사상 최대 합동군사훈련인 ‘중부-2019’을 진행했다.
2020년 이후에는 중국인민해방군 작전기들과 로씨야련방군 작전기들이 일본 방공식별구역(ADIZ)와 한국 방공식별구역을 넘나들면서 장거리합동비행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과 로씨야가 합동군사훈련을 계속하는 것은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이 임박하였음을 보여주는 세 번째 징후다.
전시에 중국인민해방군이 동중국해로 집결하여 대만을 공격하면, 중국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인디아가 중국-인디아 국경분쟁지역을 점령할 위험이 있다. 중국인민해방군과 인디아군은 2017년 중국-인디아 국경지대인 둥랑(洞朗)에서 73일 동안 대치했었고, 2020년 6월에는 중인국경지대인 갈완계곡에서 벌어진 양측의 유혈충돌로 24명이 사망했다. 이런 사태에 대처하여 중국은 중국-인디아 국경분쟁지역에 전투부대를 증강배치했다. 2021년 7월 2일 미국 일간지 <월스트릿저널> 보도에 따르면, 최근 몇 달 동안 중국은 수만명의 병력과 군사장비를 중국-인디아 국경분쟁지역에 증파하였다고 한다.
전시에 인디아군이 중국-인디아 국경분쟁지역을 점령할 위험에 대비하여, 중국은 인디아에 적대적인 파키스탄과 군사협력을 강화하였다. 중국은 중국인민해방군이 주둔할 해군 및 공군기지를 파키스탄 서남단에 건설하는 중이다. 중국이 중인국경분쟁지역에 병력과 군사장비를 대폭 증강배치하고, 파키스탄과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이 임박하였음을 보여주는 네 번째 징후다.
3. 전쟁의 발화점으로 다가서는 미일동맹군
대만독립은 실현될 수 없고, 중국과 대만의 분렬도 영구화될 수 없다. 그렇게 판단하는 까닭은 다음과 같다. 대만의 국가분렬세력이 대만독립을 선포하는 것은 기필코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을 불러올 것이므로, 대만독립은 실현될 수 없는 망상에 불과하다. 대만의 국가분렬세력이 대만독립을 선포하지 않으면서 현재의 중국-대만의 분렬을 영구화하려는 것도 기필코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을 불러올 것이므로, 국가분렬의 영구화도 실현될 수 없는 망상이다. 중국이 대만해방전쟁에서 달성하려는 목적은 대만독립을 무력으로 제압하려는 것만이 아니라, 현재의 국가분렬상태도 무력으로 제거하려는 것이다.
중국은 대만이 국가독립을 선포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므로, 중국이 예상하는 대만해방전쟁의 결정적 시기는 대만이 국가독립을 선포하는 때가 아니다.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이 일어나는 결정적 시기는 다음과 같은 주객관적 조건에 의해 정해질 것으로 예견된다.
첫째, 대만해방전쟁의 결정적 시기가 도래하는 주관적 조건은 중국공산당 수뇌부의 정치적 결정에 달렸다. 중국인민해방군은 대만해방전쟁준비를 완료하였으므로, 이제는 중국공산당 수뇌부의 정치적 결정만 남은 것이다. 중국공산당 수뇌부가 언제 대만해방전쟁의 결정적 시기가 도래했다고 판단할지는 알 수 없지만, 중국공산당 수뇌부의 정치적 결정은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와 무관하지 않다.
미국의 몇몇 정세분석가들은 중국이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앞으로 28년 동안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려는 장기목표를 정했다고 하면서,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은 앞으로 25년쯤 뒤에나 일어날 것으로 느긋하게 예상했지만, 대만해방전쟁의 결정적 시기와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100주년을 연관시키는 것은 오류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목표를 추구하는 중국공산당 수뇌부는 자기들의 임기 안에 대만해방과 국토완정을 실현하려고 힘쓰고 있는데, 대만해방전쟁의 결정적 시기가 앞으로 25년쯤 뒤에 도래할 것이라는 예상은 중국공산당 수뇌부의 정치적 의지와 동떨어진 착오가 아닐 수 없다.
대만해방전쟁의 결정적 시기를 택하는 중국공산당 수뇌부의 정치적 결정이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와 연관된다고 보는 까닭은, 중국공산당 수뇌부가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가장 중대한 정치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고, 2017년에 진행된 제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중대한 과업을 실현하기로 이미 의결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 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중국공산당은 2022년 11월에 제20차 전국대표대회를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말에 진행될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는 중국공산당 총서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성원,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을 선출하게 된다.
그런데 2017년 10월 말에 진행된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참석자들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꾸준히 분투하자”고 결의한 바 있다. 그러므로 시진핑 총서기는 2022년 11월에 진행될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기 위해 이룩한 성과를 보고해야 한다. 중국이 대만을 해방하고 국토를 완정하기 전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실현될 수 없으므로, 중국공산당은 대만해방과 국토완정을 하루빨리 실현해야 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가 진행될 2022년 11월 이전에 중국공산당 수뇌부가 대만해방전쟁의 결정적 시기를 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방부 전략 및 무력개발 부차관보를 지낸 엘브리지 콜비(Elbridge A. Colby)는 2021년 6월 6일 일본 <교도통신>과 진행한 대담에서 중국이 통일을 실현하려면 (대만에) 군사공격을 하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이 내년(2022년)에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 3>
1) 2021년 7월 8일 일본 <아사히신붕>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을 공격할 여러 미사일기지들을 일본 규슈, 오끼나와, 대만, 필리핀을 잇는 이른바 제1렬도선 곳곳에 구축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사거리가 500km 이상인 지상발사 미사일을 배치한 미사일기지를 반중군사전선에 구축하려는 것인데, 앞으로 5년 동안 29억 달러의 예산이 투입된다는 것이다. 그런 군사도발행동에 고무된 일본도 중국을 공격할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미일동맹군이 중국 본토를 공격할 미사일기지를 반중군사전선에 구축하는 것은 전쟁의 발화점에 성큼 다가서는 것이다.
2) 미일동맹군은 중국공격을 상정한 군사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2021년 7월 현재 미일동맹군의 반중군사훈련에 참가한 병력은 3,000명 선이다. 이것은 여단급 군사훈련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3,000명 정도의 여단급 병력으로는 전쟁을 할 수 없다. 미일동맹군이 전쟁을 하려면, 적어도 100,000명 이상의 대병력을 동원해야 한다. 지금 미일동맹군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대규모 반중군사훈련을 자제하고 있지만, 그들이 100,000명 이상의 대병력을 동원한 반중군사훈련을 감행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미일동맹군이 반중군사훈련의 규모와 강도를 차츰 높여가는 것은 전쟁의 발화점에 성큼 다가서는 것이다.
3) 요즈음 미일동맹군은 반중군사훈련을 동중국해 북부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를테면, 2021년 7월 1일 미일동맹군은 일본 규슈와 오끼나와 사이에 있는 가고시마(鹿兒島)현 아마미오시마(奄美大島)에서 반중군사훈련을 진행했다. 지금은 미일동맹군이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반중군사훈련을 오끼나와 이북에서 진행하지만, 그들이 반중군사훈련을 진행하는 목적은 전시에 중국인민해방군을 격퇴하고 대만을 방어하려는 것이므로, 반중군사훈련구역을 대만을 향해 차츰 남하시킬 것이다. 댜오위다오는 아마미오시마에서 서남쪽으로 약 650km 떨어졌고, 오끼나와에서 서쪽으로 약 440km 떨어졌다. 그러므로 미일동맹군이 오끼나와 서쪽 약 220km 떨어진 해상까지 접근하여 반중군사훈련을 벌이는 것은 전쟁의 발화점에 성큼 다가서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군사대국들끼리 싸운 대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6.25전쟁, 중동전쟁, 윁남전쟁, 이란-이라크전쟁, 이라크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은 군사대국들끼리 싸운 대전이 아니었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오늘까지 75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지난날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현대적인 무기들이 속속 출현했고, 새로운 전략전술이 많이 개발되었다. 이처럼 변화된 환경에서 중국인민해방군과 미일동맹군의 전쟁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예측하기 힘들다.
지난 몇 해 동안 미국의 민간연구기관들은 각자 진행한 컴퓨터전쟁모의시험에서 중국인민해방군과 미일동맹군의 전쟁이 어느 쪽의 승리로 끝날 것인지를 예측했는데, 중국인민해방군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예측과 미일동맹군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예측으로 양분되었다. 이런 정황은 그들의 예측이 매우 불확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중국인민해방군과 미일동맹군의 전쟁을 예측할 때 다음과 같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군은 지난 냉전시기의 낡은 전쟁전략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한미련합군은 중국인민해방군이 아니라 조선인민군을 상대하는 낡은 전쟁전략에 묶여있고, 미일동맹군도 중국인민해방군이 아니라 로씨야 태평양함대를 상대하는 낡은 전쟁전략에 묶여있는 것이다. 이런 심각한 문제점은 2020년 7월 17일 미국 육군 산하 전략연구원(Strategic Studies Institute)이 발표한 ‘육군의 변화: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초경쟁과 미국 육군의 전쟁지역설계(An Army Transformed: USINDOPACOM Hypercompetition and US Army Theater Design)’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적되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미국군은 중국인민해방군과의 전쟁에서 이길 전략을 제대로 갖지 못한 것이다.
미일동맹군이 중국인민해방군과 맞붙은 전쟁에서 이기려면, 미일동맹군의 구조가 전면적으로 개편되어야 하는데, 그런 개편작업은 10년 이상 긴 세월을 요구하는 방대하고 어려운 작업이므로 섣불리 손을 대지 못한다. 이런 답답한 현실은 미일동맹군이 중국인민해방군과 맞붙은 전쟁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안겨준다.
미일동맹군을 움직이는 최고위급 지휘관인 미국군 합참의장도 그렇게 예상하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2021년 6월 23일 미국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마크 밀리(Mark A. Milley) 미국군 합참의장은 미국이 중국과 전쟁을 하는 경우 미국군의 전투지속능력이 미국에 “중대한 도전”으로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미국군의 허약한 전투지속능력을 우려했다. 전투지속능력은 곧 전쟁능력을 뜻하는 것이므로, 미국군 합참의장은 미국이 중국과의 전쟁에서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위와 같은 사실을 살펴보면, 2021년 7월 1일 시진핑 총서기가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연설에서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에 개입하는 미일동맹군은 “14억 중국 인민이 피와 살로 쌓아올린 강철의 만리장성에 부딪쳐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다. <저작권자 ⓒ 국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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