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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대표, 미·아프간 전쟁의 비판적 인식

문해청 | 기사입력 2021/09/18 [00:05]

김승호 대표, 미·아프간 전쟁의 비판적 인식

문해청 | 입력 : 2021/09/18 [00:05]

▲ 아프가니스탄 탈래반 군부

 

[국민뉴스=문해청 기자] 김승호 대표(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9일 최근 미군과 친미주의자, 친미부역자가 퇴출되었던 아프가니스탄사태에 대한 칼럼을 발표했다.

 

·아프간 ‘20년 전쟁830일로 막을 내렸다. 91일자 경향신문은 카불을 떠나는 미군 수송기 사진을 싣고 이렇게 사진설명을 달았다.

 

미국이 20년간의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을 마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히 철군한 30일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군 수송기가 이륙하고 있다. 미군의 마지막 수송기가 이륙하자 탈레반은 폭죽을 터뜨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 친미주의자와 친미부역자의 탈주


국내 언론들은 이처럼 대개 미·아프간 전쟁 종말에 대해 미군이 도망치듯 철수하는 사실을 무미건조하게 보도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미국의 아프간 철수가 진행되던 8월 말 이 사태를 바이든의 패주(Biden's Debacle)”라고 제목을 달아 보도했다. 세계 유일 패권국인 미국이 중앙아시아의 한 약소국 민중과 벌인 20년간의 장기전에서 패배한 것. 19754월 베트남 전쟁에서 완패한 이후 48년 만에 또다시 약소국 민중과의 전쟁에서 처참하게 패배해 패전국이 된 것이다.

 

우리는 미국이 지구상의 어느 나라도 견줄 수 없는 막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전쟁에도 패배하지 않는다는 신화에 젖어 있었다. 그 신화는 베트남 전에서 미국이 패배한 50여년 전에 이미 사실이 아닌 신화일 뿐이라는 것이 입증됐음에도 이 사실은 망각됐다. 먼저 미국의 지배계급은 냉전에서 소련이 패배해 붕괴한 것을 보면서 자만심에 빠져 애써 그 사실을 머리에서 지워 버렸다. 그리고 미국의 정신적 지배하에 있으며 미국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데 익숙한 한국의 지배계급도 그들을 따라서 그 사실을 기억에서 지워 버렸다.

 

▲ 미군 병사와 코브라헬기


한편 언론들은 이 전쟁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처참한 실패미국의 20년 아프간전쟁이 남긴 교훈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렇게 말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년간 대외정책의 핵심인 테러와의 전쟁의 존폐를 결정해야 한다. 아프간전 실패를 인정하고, 그 원인을 성찰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아프간전 실패의 교훈은 오만으로 세계질서를 이끌 수 없다는 것이다. 환경이 달라졌지만 미국은 여전히 국제사회의 리더이다.”

 

한겨레는 미국의 아프간 전쟁, 시작도 마무리도 잘못됐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이 전쟁에서 실패했는가? 의도는 정당하지 못했다. 미국의 전쟁 의도는 친미 정권 수립에 있었다. 미국은 아프간에 강력한 친미 중앙정부를 수립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착각이었다.”

 

이런 인식들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입장에서 사태를 바라보는 것이다이른바 내재적 비판이다이런 미국 내재적 비판으로는 이 전쟁에 대한 참다운 비판과 교훈을 이끌어 낼 수 없다그럴 때 고작 테러와의 전쟁을 끝내야 한다거나 무리하게 친미정권 수립을 꾀해서는 안 된다는 따위의 교훈밖에 나오지 않는다·아프간 전쟁은 미국의 입장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아프간 민중의 입장에서도 이슬람 세력의 입장에서도 바라봐야 한다무엇보다도 전 인류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그런 관점에서 본 교훈은 테러와의 전쟁을 끝내는 것만이 아니라 미 제국주의의 세계지배 자체를 끝내는 것이 될 것이다.

 

▲ 아프가니스탄 탈래반 군인

 

그리고 이 전쟁에 대해 제대로 비판하고 교훈을 이끌어 내려면 이 전쟁이 일어나게 된 역사적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도권 언론은 대부분 이 전쟁이 알카에다의 9·11테러와 미국 부시 행정부와 네오콘의 테러와의 전쟁으로 일어났다고 말하고 있다. 말하자면 양비론이다. 그러나 이런 인식은 9.11테러가 왜 일어났는가를 말하지 않음으로써 미 제국주의의 잘못을 과소평가하게 만든다.

 

이 전쟁의 뿌리는 추악한 전쟁이었다. 이것은 2000년에 존 쿨리 기자가 쓴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때에는 아직 2001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하기 이전이고, 이 침략이 일어나는 계기가 된 9.11테러가 일어나기도 전이다. 그런데도 저자는 책의 제목을 <추악한 전쟁: 아프가니스탄, 미국과 국제 테러리즘>이라고 이름 지었다.

 

이에서 보듯 이 전쟁의 뿌리는 9·11테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전쟁은 소련·아프간 전쟁의 후속편이다. 미국과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은 소련·아프간 전쟁에서 동맹군이었다. 그러나 공동의 적인 소련을 물리친 다음 그 둘은 서로 적이 됐다. 그 적대관계가 전쟁으로 표출된 것이 미·아프간 전쟁이다.

 

197912월 소련의 아프간 침략으로 일어난 소련·아프간 전쟁은 미국이 1975년 월남패망 이후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과 니카라과 혁명 같은 제3세계 민중의 혁명적 진출에서 밀리고 있던 상황에서 전세를 반전하고자 소련을 유인해 일으킨 것이었다. 미국은 이런 추악한전쟁을 성전이라고 미화하며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 같은 이슬람주의 나라들을 비롯해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을 총동원했다.

 

▲ 복면을 쓴 탈래반 군인



이렇게 미 제국주의에 동원된 성전의 전사 무자헤딘은 이 전쟁이 끝난 후 성전을 확대하고자 국제조직 알카에다를 만들었다. 이들은 1991년 걸프전에서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 성지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을 보면서 미국에 대한 저항으로 태도를 전환했다. 미국은 진정으로 이슬람을 지원한 것이 아니라 중동·이슬람 지역을 지배하기 위해 성전을 이용했다는 깨달음에 이른 것이다.

 

그들은 1993년 미국 세계무역센터 테러, 1998년 케냐 나이로비와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동시 테러와 같은 대형 반미 테러를 벌였다. 미국의 추적에 몰린 빈 라덴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 수단을 거쳐 아프가니스탄으로 근거지를 옮겼다. 이런 과정에서 극적인 9·11 세계무역빌딩 항공기 테러가 발생했다. 그러자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이 빈 라덴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해 국가를 무너뜨렸다. 미 제국주의 지배하의 세계에는 평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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