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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선 평화의 상징 십자가를 메고 뒤에선 총을 쥐어주는 나토, 양가죽을 뒤집어쓴 승냥이와 다를게 있나?

이흥노 칼럼 | 기사입력 2022/05/09 [00:39]

앞에선 평화의 상징 십자가를 메고 뒤에선 총을 쥐어주는 나토, 양가죽을 뒤집어쓴 승냥이와 다를게 있나?

이흥노 칼럼 | 입력 : 2022/05/09 [00:39]

 

                                                                                                           이흥노 재미동포

 

 

지난 2월 24일, 러시아군대가 ‘특수작전’ (Special Operation)이라는 이름으로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로 진격한 지 벌써 석 달째다. 전쟁 초기에는 러-우 간 민스크에서 평화회담이 자주 개최돼서 조기 휴전 가능성이 엿보였다. 드디어  개전 한 달만에 엘도안 터키 대통령 주선으로  5차 앙카라 러-우 회담 (3/29)이 개최됐다. 회담 직후 러-우 양측은 각자 기자회견을 통해 매우 건설적 합의에 도달했다며 만족을 표했다. 전 세계가 지지 환영 일색이었다. 하지만, 서류에 서명한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바이든은 러-우 평화회담 결과를 비웃는 둣이 우크라이나로 즉각 천문학적 무기 수송이 시작된다고 발표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만 합의했던 앙카라 휴전 평화 합의 초안을 내던지고 확전으로 방향을 틀고 말았다.

 

 

 

바이든은 연신 추가 무기 지원을 발표하면서 추종국들에게도 무기 지원을 독려하고 나섰다. 무기 지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젤렌스키는 나토가 ‘겁쟁이’라고 불평을 하면서 적어도 자국이 보유한 전투기와 탱크 재고 중 1% 정도는 원조하라고 독촉했다. 뒤에 바이든이라는 빽이 있다곤 하지만, 이건 선을 넘은 오만방자한 작태라고 해야 맞다. 그것으로는 부족해 영상으로 동네방네 미국 추종국들에게 무기 구걸 행각을 벌이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도적 지원이 아닌 살상무기는 어렵다며 젤렌스키의 간청을 정중하게 거부했다. 정말 옳은 판단이다. 한편, 당선자 신분인 윤석열은 상의도 없이 주제넘게 젤렌스키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슨 약속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로선 반갑지 않은 약속을 했을 것만 같다.

 

그의 과거 언행으로 봐서 사실일 걸로 믿어지기에 외교의 무뢰한인 윤 당선자의 외교 참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도처에서 들려오고 있다. 솔직히 말해 우리는 지금 민족 문제를 비롯해 산적한 해내외 문제로 제코가 석 자나 빠진 주제가 아닌가. 그런데 윤 당선자는 오로지 미국을 기쁘게 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뛰어들지 못해 안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전쟁은 날이 갈 수록 더 치열해지고 기하급수로 희생자가 증가하고 있다. 무엇 보다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피난민의 행렬은 눈뜨고 차마 볼 수 없는 최대의 비극이다. 하늘도 너무 무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평화의 십자가를 가슴에 달고 입만 벌이면 인권을 들먹이는 서양사람들의 눈에는 멀쩡한 사람이 죽고 죽이는 이 몹쓸 전쟁을 운동경기라고 생각하는 걸까?

 

어떤 싸움이건 간에 먼저 뜯어 말려놓고 보는 게 상식이고 도리다. 그런데 무기를 대주고 전쟁터에 찾아가 “잘 싸우고 있다”고 치켜세우며 부채질을 해대고 있으니 코쟁이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 걸까? 그렇다면 서양인들이 외치는 평화와 인권이란 모두 가짜라고 볼 수 밖에 없지 않나 말이다. 이걸 일각에선, ‘양가죽을 뒤집어쓴 승냥이’라고도 한다. 러시아군의 진격을 결코 미화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마당에 불을 먼저 끄고 봐야 될 게 아닌가. 전쟁을 끝장내는 게 아니라 확전에 심혈을 기울이는 나토의 작태를 먼저 성토하지 않을 수 없다. 바이든은 최근에 또 다시 우크라이나에 330억 달러 상당의 경제 무기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이미 지급된 40억 달러 상당 무기 지원을 합치면 무려 370억 달러나 된다.

 

이번 전쟁의 기원을 간단하게 말하면, 먼저 나토의 동진정책 대 러시아의 강한 반대가 충돌해 전쟁으로 번진 것이다. 두 번째는 2014년 민주적이고 합법적으로  당선된 야누꼬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외세와 신나치 주도의 폭도들에 의해 실각된 사건을 들 수 있다. 비교적 균형을 유지하면서 자주적 입장을 고수하며 민족 화합을 시도했던 노련한 정지 지도자의 제거는 우크라이나의 어두운 앞날을 예고했던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부정부패, 사회적 정치적 분열 반목, 인종갈등, 등으로 유럽에서 가장 불안정하고 가난한 나라다. 좀 거칠게 표현하면, ‘무법천지’ 또는 ‘개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극심한 혼란을 틈타 냉큼 뛰어든 것이 외세였고 이의 비호아래 ‘아조프 연대’ (Neo-Nazis)라는 극우조직이 급성장해 후일 정규군에 편입됐다.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의 나토국가들로 부터 훈련을 받은 아조프 신나치는 ‘민스크 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돈바스 두 분리주의 공화국 시민 2만 여명을 지난 8년 간 학살하는 데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들의 대부분은 지금 아조프 제철소에서 민간인을 방패로 삼고 결사저항하고 있다. 이들이 투항을 거부하는 것은 돈바스 양민 대학살에 대한 책임이 따를 수 있다는 공포심 때문일 것이다. 허나 서방은 이들을 용감한 애국투사라고 미화한다.  진정 이들이 불타는 애국심의 소유자라면 세기에 걸쳐 동고동락 운명을 같이해온 제국민을 처참하게 대학살을 감행할 수 있을까? 해방직후 우리 남녘땅에서 몽둥이를 제멋대로 휘둘러대며 닥치는대로 무고한 양민을 때려잡던 ‘서북청년단’을 뺨치는 미국의 충견 극우세력이라고 보면 맞다.

 

전쟁이 치열해질 수록 미국은 더 많은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쏟아붓고 있다. 이건 바이든이 중단없는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결기를 과시하려는 것이고 젤렌스키에게 피를 쏟으면서도 시체를 밟고 싸워야 한다는 압력을 가하려는 행위다. 그런데 신통한 것은 젤렌스키가 미국의 원조에 그만 황홀해 혼을 잃고 미국을 자비로운 천사이자 혈맹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나토 주술에 단단히 걸려든 것이다. 마치 서울의 윤석열 당선자가 한미동맹 주술에 걸려 주한미군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는 강한 신념의 소유자와 다를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전쟁이 격화 지연되면 될 수록 더 크게 웃는 놈이 있고 동시에 더 많이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불변의 진리다. 이걸 알지 못하면 문제의 핵심을 놓치게 마련이다.

 

 

 

지금 전세계가 경제 불황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전쟁 특수로 큰 재미를 보는 무리가 있다. 미국의 전쟁상인이라 불리는 군산복합체들이다. 이들은 돈방석에 올라타고 신이 나서 쾌지나를 불러대고 있다. 오죽하면 이들을 가리켜 ‘죽은자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라는 비판이 세계 도처에서 제기되고 있을까 말이다. 오스틴 미국방도 군산복합체 출신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그의 우크라이나 방문에서 한 발언을 고찰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엔 경제제재를 가하고 우크라이나엔 무기 지원을 해서 러시아를 궁지에 몰아넣겠다’며 전쟁을 독려하고 나섰다. 미국방 외에도 미국무와 하원의장 등이 젤렌스키를 만나 러시아가 축출될 떄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미국은 장기전을 목표로 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미-러의 대리전이라고 평가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동시에 젤렌스키를 미국의 꼭두각시라고 취급하는 사람도 많다. 이번 전쟁을 통해 실권을 쥐고 있는 미국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드러났다. 그 보다 줏대 없이 부화뇌동하는 젤렌스키가 더 큰 문제아라는 게 밝혀졌다. 사전에 전쟁을 막을 수 있었음에도 그는 전쟁을 되레 유인했다. 억울하게 희생된 시민들의 죽은 영혼이 기여코 젤렌스키를 단두대에 세우고 말 것이다. 우크라이나 중립화는 이제 주변 관련국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대화를 시작 못할 이유가 없다. 허나 미국이 문제다. 잔 잉글렌드 노르웨이 난민활동가는 무기경쟁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평화로 들어설 것을 촉구했다. 전쟁에 쏟아부은 재원이 기아로 헤매는 사람들에게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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