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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검사는 윤석열·한동훈 뒤로 앞으로 나란히?..밀려나고 수모겪는 개혁파 검사들

임은정, 검사 직무능력 '심층 심사' 대상에..김관정 '평검사와 오찬'마저 배제 당해

정현숙 | 기사입력 2022/05/12 [00:05]

모든 검사는 윤석열·한동훈 뒤로 앞으로 나란히?..밀려나고 수모겪는 개혁파 검사들

임은정, 검사 직무능력 '심층 심사' 대상에..김관정 '평검사와 오찬'마저 배제 당해

정현숙 | 입력 : 2022/05/12 [00:05]

임은정 "검찰 내 ‘윤석열사단’ 존재..한동훈, 윤석열 일가 수사 못해"

 

지난  9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임은정 검사.  MBC 유튜브 방송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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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검사 직무능력 '심층 심사' 대상에.. 대검서 감사 중 -조선일보-

親정권 고검장의 말로?.. 김관정 '평검사와 오찬' 퇴짜맞아 -문화일보-

 

11일 올라온 보수언론으로 꼽히는 '조선일보'와 '문화일보'의 기사 제목이다. 지난 9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입바른 주장을 펼친 법무부 감찰담당관 임은정 부장검사와 김관정 수원고검장 관련 보도다. 두 매체는 이들에게 큰 흠결이 있어 문제가 됐다는 듯 보도했다.

 

역으로 해석하면 검찰개혁 입장을 지지하는 개혁파 성향의 검사들이 윤석열 정권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들어서면서 사표를 내거나 검찰 내에서도 소외당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비쳐진다.

 

조선 보도에 따르면 임은정 검사는 심층적격심사 대상으로 분류돼 대검의 감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들은 임명되고 7년마다 법무부로부터 검사적격심사를 받는다. 검찰개혁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온 임 검사에 대해 법무부가 지난달 대검 감찰부에 특정 감사를 의뢰한 것이다.

 

이중 직무수행 능력 등이 낮다고 판단되는 검사들은 심층적격심사 대상으로 분류되고, 절차를 거쳐 문제가 있는 것이 확인된 검사는 퇴직을 명령 받는다. 검찰 내 몇 안되는 개혁 성향의 임 검사가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이나 한동훈 검사가 문재인 정부에서 고위 검찰직으로 재임하면서 중립은커녕 정치적 발언을 지속적으로 던졌지만, 법무부 검사적격심사에 올랐다는 보도는 접하지 못했다.

 

임 검사는 지난 2012년 반공법 위반 재심 사건에서 검찰 지휘부의 ‘백지 구형’ 지시를 따르지 않고 소신 ‘무죄 구형’으로 지휘부에 반기를 들어 심사 대상에 올랐지만 당시 검사적격심사위는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날 조선일보는 다음과 같이 임 검사를 벼랑 끝까지 몰았다. 

 

임 담당관에 대한 이번 적격심사 결과는 과거와 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 담당관이 전 정권 5년간 정치적 행보를 보이며 검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논란을 숱하게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임 담당관은 ‘과거 한명숙 수사팀이 재소자에게 위증을 교사했다’는 이른바 ‘한명숙 모해 위증 의혹’에 대한 대검 감찰 상황을 유출한 혐의(공무상 비밀 누설)와 관련해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임 검사는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마치 비밀을 폭로한 듯 황당하게 고발당했다. 검찰이 검찰한 것 전혀 놀라지 않는다"라며 오히려 과거 한동훈 후보자가 수사상황을 누설해 자신이 감찰 요청을 한 것에 대한 답을 못받았다고 받아쳤다.

 

임 검사는 지난 9일 한동훈 후보자 국회 청문회에서 “검찰 내 윤석열 사단이 존재한다”라며 한 후보자가 윤석열 일가를 향한 수사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검찰 내 윤석열 라인과 비(非) 윤석열 라인 간 갈등이 심하다는데 실제 그런 얘기가 있느냐’는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윤석열 사단은 언론에 보도됐고, 2012년 검란도 윤석열 라인, 하나회라고 불리는 특수통 부분도 널리 알려져 있어 공지의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임 검사는 ‘한동훈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윤석열 일가나 측근 관련 수사를 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김 의원의 질의에 “어차피 못할 테니 회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 때문에 검찰이 수사를 못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히 검찰이 수사를 할 수 있다. 장관 후보자 말 중에 조금 안타까운 것이 이런 사태까지 온 검찰 부패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이날 민주당에서 탈당한 민형배 의원이 임 검사를 향해 “5년간을 꼭 잘 버텨주시라. 중간에 그만두실 생각 전혀 없으시죠”라고 묻자 임 검사는 “추호도 없다”라고 결기를 내비쳤다.

 

하지만 같은날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김관정 수원고검장은 전날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문화일보'의 다음 보도 내용을 보더라도 그가 더 버티기 힘들었을 것으로 유추된다.

 

"문재인 정권에서 친정부 검사로 분류된 김관정(58·사법연수원 26기·사진)수원고검장이 퇴임 전 일선 검사들과 오찬 일정을 추진했으나 퇴짜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에는 김오수 전 검찰총장이 내부 반발로 퇴임식 없이 물러나기도 했다. 일부 검찰 수뇌부가 후배들의 역습으로 ‘쓴맛’을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고검장은 이날부터 안산지청, 여주지청, 평택지청 등 관내 평검사들과 릴레이 회식을 추진했지만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고검장은 한 후보자 청문회에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 사실에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격노하며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윤 총장과 수사팀의 갈등이 불거졌다고 증언했다.

 

같은 검찰 내에서도 검찰개혁 입장에 선 극소수의 검사들이 윤석열 정부에서 앞으로 상당한 곤경에 처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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