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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MBC 박성제 사장만 특정해 보도경위 밝혀라 방귀 뀌고 성내듯 공문 보내 '압박'

"'방귀 뀐 놈이 성 낸다'는 속담은 이럴 때 쓰는 말일까..전 방위적인 MBC 탄압에 나서는 모양새"

국민뉴스 | 기사입력 2022/09/30 [00:03]

대통령실, MBC 박성제 사장만 특정해 보도경위 밝혀라 방귀 뀌고 성내듯 공문 보내 '압박'

"'방귀 뀐 놈이 성 낸다'는 속담은 이럴 때 쓰는 말일까..전 방위적인 MBC 탄압에 나서는 모양새"

국민뉴스 | 입력 : 2022/09/30 [00:03]

MBC 언론노조 "대통령실 공문, 전무후무한 일..취조하는 듯한 내용, 황당해"

 

대통령실이 MBC 측에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논란' 관련 보도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 공문.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욕설 논란을 보도한 언론사 중 MBC만 콕 집어 '보도경위'를 밝히라고 요구해 논란이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순방 기간 중 보도에 대한 질의'란 제목의 공문을 MBC 박성제 사장 앞으로 보내왔다. 최고 권력기관이 언론사에 직접 공문까지 보내, 경위를 캐묻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27일 대통령실은 MBC에 보도 경위에 대한 질의를 전날 보냈지만 답변을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MBC는 즉각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압박으로 비칠 수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라고 받아쳤다.

'비속어 발언' 보도와 관련해, MBC가 저널리즘 원칙에 부합해 보도했는지 확인하겠다는 내용으로 6개 항목의 질문을 던졌다. 질의 형태를 띠긴 했지만 사실상 취조를 하는 듯한 추궁의 성격이다.

공문에서 대통령실은 '전문가도 해석하기 어려운 발음을 어떻게 특정했냐' '사실 확인을 위해 어떤 절차를 거쳤냐' 등을 따져 묻고 대통령실이 사실이 아님을 밝혔는데도 오히려 잘못 보도한 내용을 확대 재생산했다고 적었다.

대통령실은 "사실 확인 노력 없이 이뤄진 보도로 한미 동맹이 훼손되고 국익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라며 MBC에 책임을 돌렸다. 대통령실이 언론 보도 내용을 문제 삼아 직접 항의성 공문을 보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여당인 국민의힘 차원의 압박도 이뤄졌다. 국회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MBC 사장, 부사장, 보도본부장 중 1명이 의원실로 와서 경위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MBC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의 제기 제도가 있는데도 대통령실이 경위를 해명하라는 공문을 공영방송 사장에게 보낸 것은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압박으로 비칠 수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라고 밝혔다.

또 MBC 사장 등이 국회에 와 보도 경위를 밝히라고 한 국민의 힘 요구는 "언론 자유를 제약하는 행위"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MBC가 보도 경위에 대한 답변을 거절했다"라며 "MBC의 설명이 진상 규명의 시작인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책임 있는 답변을 요청한다"라고 거듭 압박했다.

국민의힘 비대위 의원들과 과방위 의원들은 28일 오전 MBC 항의 방문으로 압박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이번 항의 방문은  지난 1월 '김건희 녹취록' 관련된 방송 이후에 두 번째다.

언론노조 MBC 본부 강연섭 홍보국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대통령실에 수차례 사실확인 요구 했지만 대통령실은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해왔다"라며 "국민의힘 항의 방문은 항의를 가장한 언론 겁박"이라고 비판했다.

강 국장은 "대통령실에서 보도 경위를 가지고서 사장실한테 공문을 보내는 게 사실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모양은 질의서라고 하지만 MBC 보도가 허위라는 걸 전제로 한 일종의 취조하는 듯한 내용이다. 황당하고 이게 뭐 하는 것이지? 그런 입장인 거"라고 지적했다.

심미선 순천향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MBC에 "표현의 자유에 근거하면 부적절한 거"라며 "발언에 대한 취재 경위를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언론 탄압의 하나로 볼 수도 있다. 여태까지 공부했던 언론 취재 시스템에는 적절치 않다고 보고있다.."라고 대통령실의 처사를 부적절하게 봤다.

YTN 디지털센터장 노종면 기자는 28일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실이 MBC만 콕 집은 것을 두고 "유착을 의심할 수 있다. 그럼 MBC 보도 몇 시간 전에 이미 알았던 12개 방송사들을 다 용의선상에 올려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이번 MBC 보도를 '2022년 한국판 마이너리티 리포트'로 규정하고 왜곡해서 공격하는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의 전력을 소환했다. 윤 의원이야말로 과거 YTN 재직 시절 정언유착의 장본인이었다는 비판이다.

노 기자는 윤 의원을 향해 'YTN에서 MB 때 정치부장 보도국장 하고 박근혜 때 자회사 사장하다 청와대로 직행한 전형적인 폴리널리스트"라며 "홍보수석 끝나자마자 케이블TV협회장 자리까지 챙긴 자. 박근혜 때는 진박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하더니 지난 총선에서는 TK로 당선됐다"라고 지적했다.

27일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는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 KBS 갈무리

 

노 기자는 "그가 국회 운영위에서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언급했단다. MBC가 尹욕설 영상을 민주당에 주지 않았으면 내용을 어떻게 미리 알겠냐는 취지"라며 "YTN에서는 지금 국힘이 얘기하는 정언유착이 여러번 있었다. 2008년엔 보도국장이 청와대 요청으로 돌발영상 결방시키려 했던 일이 있었는데 그 돌발영상이 '마이너리티 리포트'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밖에 미승인 기사가 지금의 국힘 전신 정당으로 흘러가고 각종 회의 정보가 흘러가고, 심지어 국정원에도"라며 "윤 의원이 YTN에 있을 때 종종 일어난 일이었다. 민간인사찰 YTN 담당자와도 내통하는 일도 있지 않았던가. 정보 넘기는 유착 외에 방송 내용 유착까지 거론하자면 끝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의원은 위에 언급한대로 정치부장, 보도국장까지 한 자"라며 "언론과 정치권의 밀착도를 누구보다 잘 알아서 웬만하면 유착(민주당과 MBC)의 결과물로 보이나?"라고 비판했다.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의 욕설 발언 논란을 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노 기자가 지목한 윤두현 의원은 이날 "보도되기 전에 보도된 것을 아는 것은 2002년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연상된다"라며 "2022년 한국판 마이너리티 리포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태는 27일 밤 '기자협회보'에 올라온 다음과 같은 글에서 상황이 정리된다.

‘방귀 뀐 놈이 성 낸다’는 속담은 이럴 때 쓰는 말일까. 일부 단어의 진위 여부를 떠나 국제 외교무대에서 ‘이 XX들이’라고 비속어를 쓴 윤석열 대통령이 사과는커녕 비난의 화살을 언론, 특히 MBC로 돌리고 있다. 비속어 보도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시작으로 발언 내용이 틀리다며 왜곡 보도로 몰아가고, 그것도 모자라 ‘정언유착’ 의혹까지 제기하는 등 전 방위적인 MBC 탄압에 나서는 모양새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법적 조치를 공언한 데 이어 27일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TF’를 구성하며 다방면으로 MBC를 손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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