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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 이태원 대참사 국정조사계획서 채택.·..대검은 마약전담부서로 한정

대통령실 '이태원 참사 대검 국조 반대' 의견 전달에 국민의힘 "대검은 빼자" 하루 만에 합의 뒤집었다 찜찜한 타결 봐

정현숙 | 기사입력 2022/11/25 [00:03]

우여곡절 끝 이태원 대참사 국정조사계획서 채택.·..대검은 마약전담부서로 한정

대통령실 '이태원 참사 대검 국조 반대' 의견 전달에 국민의힘 "대검은 빼자" 하루 만에 합의 뒤집었다 찜찜한 타결 봐

정현숙 | 입력 : 2022/11/25 [00:03]

"대검은 참사 책임에서 빼라는 檢 출신 대통령과 윤핵관의 지침이냐?"

 

23일 국회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태원참사 국정조사 시행 합의를 선언하고 합의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24일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국정조사계획서를 천신만고 끝에 채택했다. 하지만 국정조사기관 대상에 들어갔던 대검찰청의 한 부서만 조사 대상에 포함해 여진을 남겼다.

 

특위는 이날 오후 회의에서 대검찰청을 조사 대상에 포함하되, 증인을 대검 마약 관련 부서장으로 한정하기로 합의했다. 국민의힘이 "정쟁으로 흐를 수 있는 요소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기 위한 것"이라고 요청하자 야3당이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앞서 여야 합의 단 하루 만에 '용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합의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의 말 한 마디에 국민의힘이 돌변해 국정조사 대상 기관에서 대검찰청을 빼달라며 파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이 용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 회의를 무산시키며 국정조사 합의 파기를 시도하고 있다"라며 "어제 합의로 오늘 오전 11시에 예정되었던 국정조사특위 첫 회의가 국민의힘 소속 위원의 불참으로 무산됐다"라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자당 소속 법사위원 등 일부 의원들의 요청을 받아 대검찰청을 국정조사 대상에서 빼라는 억지 주장을 하며 회의를 무산시켰다"라며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여야 합의를 파기하려는 국민의힘의 검은 속셈은 무엇이냐?"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어제 양당 원내대표 합의문에는 국정조사 대상 기관으로 대검찰청이 명백히 포함되어 있었다"라면서 "대검찰청은 참사 책임에서 빼라는 검찰 출신 대통령과 윤핵관의 지침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국민의힘은 양당 합의에 따라 즉시 국조특위 회의에 조건 없이 참석하길 바란다"라며 "그것이 참사의 진상과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희생자와 유가족, 그리고 국민을 향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첫 회의가 열린 국회 본청 245호 여당 위원들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민주당 측 간사인 김교흥 위원은 취재진에게 "어제 원내대표끼리 양당 합의해서 우리가 법무부·경호처 빼고, 대검은 합의해서 넣었는데 (오늘) 이걸 빼달라고 한다"며 "경찰의 마약(수사 상황)과 대검찰청의 마약(수사) 상황이 다른데 이게 왜 있냐는 것"이라고 국조 파기의 뒷 배경을 짚었다.

 

오전 회의 결렬된 후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급히 만난 우상호 국정조사특위 위원장도 취재진에게 "검찰 로비 받은 것 아닌가?"라며 "산하 기관 로비 받아서 원내대표들 간 합의한 내용을 엎으려는 시도가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국회를 찾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기자들에게 "대상이 아닌 기관들을 부르는 부분은 사실 목적에 어긋난다. 그런 것들이 있으니까 논란이 생기는 것 아니겠냐"라며 그 배경에 '대통령실의 반대'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태원 국정조사 특위 위원인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오전 이진복 정무수석과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간담회 뒤 이 수석의 공개적인 불만 표출이 신호탄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야3당은 많은 부분을 양보하며 합의안을 만들어냈다"라며 "그럼에도 조사 대상 중 한 곳인 대통령실의 말 한 마디에 또 다시 휘둘리며 일방적으로 합의 내용을 번복한 국민의힘에게 온전히 이번 파행의 책임이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의 합의 파기는 이번만이 아니다"라며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검-경 수사권 조정 당시 여야간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던 것을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그때도 마찬가지였다"라고 검찰개혁 파기의 기억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매번 국민의힘은 '소수여당'이라며 '입법독재' 운운하지만, 정작 협의와 협치를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깡통 취급하는 것은 국민의힘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어렵게 여야간의 합의안을 도출해낸들 대통령실의 날개짓 한 번이면 모든 것을 파기하고 번복할 게 뻔한데, 도대체 앞으로 국민의힘과 무엇을 '합의'할 수 있겠나?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어제의 합의를 지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대통령실 눈치보느라 잉크도 마르지 않은 합의문도 지킬 배짱도 없는 여당이라면, 대통령실에게 발목잡혀 허비할 시간이 없다"라며 "필요하다면 기본소득당을 포함한 야3당이 단독처리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11월 24일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는 국민 앞에서의 약속을 이행하는 유일한 방안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루 만에 좌초될 위기에 처했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대검 마약 전담 부서만 포함하면서 여야가 합의를 봤지만, 앞으로도 대통령실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제대로 된 진상을 파헤칠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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