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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힐링 망친 '동물농장'..윤 대통령 부부 출연에 분노한 시청자 반응 기사 삭제

"해당 언론사에 의해서 삭제..시민들의 분노를 제대로 전달한 것뿐인데 왜 삭제되었을까"
"폭우와 이태원 떼죽음을 당해도 무심해 보이던 대통령이 개들에는 지극 정성..미담으로 보이지 않는다"

정현숙 | 기사입력 2023/05/03 [00:02]

주말 힐링 망친 '동물농장'..윤 대통령 부부 출연에 분노한 시청자 반응 기사 삭제

"해당 언론사에 의해서 삭제..시민들의 분노를 제대로 전달한 것뿐인데 왜 삭제되었을까"
"폭우와 이태원 떼죽음을 당해도 무심해 보이던 대통령이 개들에는 지극 정성..미담으로 보이지 않는다"

정현숙 | 입력 : 2023/05/03 [00:02]
 

윤석열 대통령과 부부가 28일 SBS TV 동물농장에 출연해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활동하다 지난 해 12월 입양한 안내견 출신 새롬이를 소개하고 있다. SBS TV '동물농장' 갈무리

 


"힐링 프로그램이 기분 더럽게 하나요?" "어떻게 일요일 아침 애들 보는 프로에 정치짓거리를...." "훈훈하게 보고 있다가 채널 돌림" "이런 식이면 폐지하라" "동물농장이 아닌 정치농장"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28일 SBS ‘TV 동물농장’에 깜짝 출연한 뒤 시청자 게시판에서 순수한 의도의 동물 프로그램이 정치에 활용됐다며 프로그램을 폐지하라는 비판글이 쇄도하고 있다. 29일 오전 9시 기준 약 400개 가까운 의견이 올라왔는데 대부분 대통령 부부의 출연에 대한 분노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윤 대통령 부부는 지난해 12월 입양한 은퇴 안내견 ‘새롬이’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지내는 모습을 공개했다. 김건희씨는 “모든 개와 고양이들이 (엄마보다) 아빠를 훨씬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보도 기능으로 여론을 주도하는 방송사에서 시청자들이 주말에 즐겨 보는 동물 프로그램을 선택해 대통령 부부의 부정적 이미지를 상쇄하고자 이미지 관리에 일조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시청자는 "이런 곳까지 정치색을 보여야 하나”라며 “이런 방송에 나오면 이미지 변신을 할 수 있나? 순수한 목적으로 방송 만들어 달라”는 의견을 남겼다. 또 “동물 복지를 위한 곳이지 정치쇼로 쓰지 말라. 정신 차리라" “‘TV 정치농장’으로 바꾸라”는 비아냥도 나왔다.

 

시청자들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보수성향 지지자들이 게시판에 가세해 푸들은 예쁘다고 키우고 못생긴 풍산개는 파양하지 않았냐”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풍산개 반환 등을 끌어들여 맞불을 놨다.

 

송요훈 MBC 기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극적 반전'으로 대통령 부부를 출연시키는 대통령 부부 홍보가 숨겨진 기획 의도라면, 동물을 좋아하는 순수한 시청자들이 즐겨보는 TV프로그램을 정치로 오염시킨 거"라고 지적했다.

 

그는 "건설노동자를 '건폭'으로 부르고, 반지하에 살던 일가족 3명이 폭우로 목숨을 잃고 이태원에서 159명이 압사로 떼죽음을 당해도 무심해 보이던 대통령이 은퇴한 안내견과 유기견을 데려다 지극 정성으로 보살핀다는 게 미담으로 보이진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특히 <대통령 TV 출연에 놀란 시청자들, 게시판 글 쇄도> 헤드라인으로 "시청자 게시판에 비판글로 도배" 소제목이 붙은 '이데일리' 기사와 '네이트판' 기사가 돌연 사라져 압박이나 자체 검열을 의심하고 있다. 관련 기사 URL 링크를 따라 들어가면 "지금 이 기사는 해당 언론사에 의해서 삭제되었습니다"라는 문장만 뜨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의 한 회원은 삭제되기 전 매체의 보도 내용을 게시하고는 "이 기사는 시민들의 분노를 제대로 전달한 것뿐인데...왜 삭제되었을까요.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이 기사를 퍼갔는데...삭제 처리되었습니다. 제 글도 신고로 삭제 처리될지도 모르겠습니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28일 올라온 '이데일리' 기사는 빠르게 삭제됐다.

 
 

SBS 시청자 게시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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