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를 4개월 앞둔 이원석 검찰총장은 기자들이 김건희 수사에 대해 물으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 수사에 예외는 없다.”란 말만 되풀이 했다. 그러면 언론들이 이를 잘못 해석해 김건희를 소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보도하곤 했다. 하지만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금까지 한 번도 김건희를 소환해서 수사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말한 적이 없다.
그들이 말한 법과 원칙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거짓말이었는지는 그동안 수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주가조작의 경우 수많은 증거가 쏟아졌지만 검찰은 단 한 차례도 김건희를 소환하자 않았고, 서면조사만 받았다. 박사 논문 표절, 20가지가 넘은 학력 및 경력 위조는 수사 자체도 하지 않았다. 조민 양을 표창장 하나로 고졸로 만들어버린 검찰이 권력 앞에선 꼬리를 사린 것이다.
김건희 측에서 제출한 진술서 맹탕, 공소시효 지난 내용 위주
김건희가 대통령선거 3달 전이던 2021년 12월 일방적인 해명을 담은 수쪽짜리 진술서를 검찰에 제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진술서에는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단된 1차 작전 시기 관련 내용이 대부분이어서, 공소시효가 살아있는 2차 작전 시기의 주가조작 관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김건희 소환이 불가피한데 검찰은 아무런 말이 없다.
지난 3일 이원석 검찰총장은 김건희 출석 조사 필요성에 대해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밝혔지만 하나마나한 소리다. 지금까지 소환 한 번 안 한 게 예외이고, 김건희가 성역이란 뜻이기 때문이다.
구렁이 담 넘어간 듯한 진술서
김건희가 제출한 진술서는 답변 내용이 개괄적인데다 일방적인 주장만 담은 소명자료 수준에 그쳐 당시 수사팀 내부에선 ‘불러서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당시 수사 상황을 잘 아는 검찰 관계자는 “서면답변이 굉장히 부실해 수사 결론을 내놓기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진술서에는 1차 작전 시기(2009년 12월23일∼2010년 10월20일) 이전과 2차 작전 시기(2010년 10월21일~2012년 12월7일)에 대한 설명도 담겼지만, 대부분은 1차 작전 시기에 집중됐다고 한다. 2차 시기에 대해서는 ‘시세조종의 콘트롤타워’라고 법원이 판단한 블랙펄인베스트 이00 대표를 알게 된 경위, 계좌를 맡긴 배경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질의응답이 아닌 김건희의 일방적 진술만 담아
진술서도 질의에 답하는 형식의 진술서가 아니라서 ‘조사’로 보기 힘들다는 평가다. 수사팀이 보낸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 아닌 사건 전반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담은 형식으로 진술서가 작성됐기 때문이다. 수사팀도 수사보안을 우려해 구체적인 내용을 질문에 담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김건희와 어머니 최은순이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를 통해 23억원에 가까운 이익을 얻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분량과 내용 등이 저희가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같은 검찰인데도 친윤 검사와 비윤 검사 의견이 서로 다른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탈탈 털었다는 윤석열의 말은 거짓말이다. 그때 그가 바로 검찰총장이었기 때문이다.
금품수수는 무죄 가능성 높으니까 소환 조사?
그런데 3일 조선일보는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건희 명품수수에 대해선 김건희를 직접 소환해 수사하겠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원석 검찰총장이 "법 절차상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야 한다" 뜻을 주변에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총장은 최근 가까운 지인들에게 "국민들은 검찰이 법리뿐 아니라 시시비비를 가려 주기를 바랄 것"이라며 "중앙지검에서 노력은 하겠지만, 절차를 엄하게 갖춰야 한다. 반드시 소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전날 오후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소환 여부에 관한 질문에 "법 앞에는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는 원칙을 늘 강조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 원칙을 누가 믿을까? 혹시 금품수수는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높으니까 소환하는 척하고, 주가조작은 유죄가 나올 가능성이 높으니까 소환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김건희 처벌 않고서는 윤석열 정권 존립 불가
집권여당인 국힘당이 지난 총선에서 역대급 참패를 당한 것은 윤석열 정권의 실정에도 기인하지만, 김건희에 대한 국민들의 저주 수준의 분노가 더 크게 작용한 게 사실이다. 즉 국민들은 무능하고 포악한 윤석열도 미워하지만 교활하기 짝이 없는 김건희를 더 미워한다.
총선 때는 영향을 미칠까 두려워 연금되다시피 했다가 총선이 끝나자 슬그머니 나타나 다시 ‘나대기’를 하는 모습이 정말 가관이다. 이제 곧 해외 순방도 떠날 텐데, 그 모습을 다시 보란 말인가? 다시 강조하지만 김건희를 처벌하지 않고서는 윤석열 정권은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국민들은 김건희 같은 여자를 더 이상 ‘영부인’으로 모시고 싶지 않다. 개인에겐 품격이 있고 나라엔 국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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