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나경원 전 의원은 당 대표 출마를 준비하였습니다. 1월 25일 나경원은 기자회견에서 “우리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며 당 대표 불출마를 선언하고 “출마하는 결정은 쉬웠을 것이다. 불출마 결정은 용기가 필요했다. 당을 사랑하는 마음, 솔로몬 재판 엄마의 마음으로 결정했다”고 불출마에 대한 소회를 밝혔습니다.
2023년 3월 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내 초선의원 48명은 나경원의 당 대표 불출마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작성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나경원은 고심 끝에 당 대표 출마를 포기했습니다. 이후 한동훈 말마따나 김기현은 인위적 지원을 받고 당 대표에 오르는 혜택을 누렸습니다. 그런데 ‘나경원 연판장’에 이름을 올렸던 친윤계 초선 의원 48명 중 23명이 22대 총선에서 살아남았습니다.
2024년 7월의 전당대회는 당 안팎에서 비윤계·수도권 출신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 연판장에 참여했던 48명중 살아남은 23명이 나경원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 어떤 스탠스를 취할 것인지 주목됩니다. 인생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길흉화복은 예측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정치판에는 적과 동지가 수시로 변하는 곳이지만, 어제의 적이었던 친윤계 23명이 오늘의 동지로 변신하여 나경원을 도와줄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정치에 여성 원내대표 출신으로 나경원과 박영선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파벌정치가 횡행하는 정치권에서 자기 조직이나 파벌없이 당의 원내대표를 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나경원 의원도 원내대표 시절 빠루 사건으로 지금도 재판이 진행중인데, 결과적으로 조직없는 원내대표들은 당내 파벌간 세력싸움의 교통정리만 하다가 쫓겨나는 모습이어서 보기 민망합니다.
이는 특정 세력에 의해 당명이 바뀌어 왔던 것입니다. 당명이 자주 바뀌면 정당은 안정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자연히 당내에는 파벌이 많아지게 되며 집단 이기주의만 난무하여 남의 불행이 자기의 행복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과거 열린우리당처럼 창당 3년만에 폐당의 망신에서 벗어나려면 지금이라도 국민의힘은 이합집산이나 합종연횡을 하던 각자도생으로 분당을 검토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물과 기름 그리고 진보와 보수처럼 정체성이 다른 구성원이 겉으로는 태연한 척, 속으로는 암중모색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뜻 맞는 사람들끼리 헤쳐모여를 통해 정체성있는 제대로의 세력 정치를 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입니다. 이는 현재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고 민주당 역시 이재명 일극체제에 불만을 품는 사람들도 새겨볼 말이라 생각합니다.
<저작권자 ⓒ 국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