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국내에 복잡한 문제가 터질 때마다 해외 순방을 떠났는데, 우연이라기보다 의도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 예는 차고 넘친다. 이런 것을 ‘머피의 법칙’이라 해야 할지 ‘셀리의 법칙’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연이 반복되면 의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윤석열이 해외 순방을 갈 때마다 국내에서 크고 작은 사건이 벌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다만 그 사건과 자신은 관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꼼수로 읽힌다. 윤석열이 해외에 다녀온 사이 친윤, 검찰, 경찰이 나서 문제를 해결해주기도 하였다.
김건희는 서울의 소리가 공개한 ‘7시간 녹취록’에서 “우리가 집권하면 (검찰과 경찰이) 다 알아서 해줘. 우리가 집권하면 니들은 무사하지 못할 거야.”하고 낄낄거린다. 그땐 그냥 해본 말인 줄 알았는데, 2년이 지난 지금 그게 사실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국내에 복잡한 일 있을 때마다 해외 순방 떠난 사례
(1) 2024년 7월 8일 미국 순방
한동훈에게 보낸 김건희의 문자가 공개되어 국힘당 후보들이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윤석열이 미국 순방길에 올랐다. 특히 8일은 경찰이 임성근 해병대 사단장을 불송치하기로 결정한 날이다.
윤석열이 해외에 나간 틈을 타 경찰이 임성근 사단장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것은 누가 봐도 꼼수로 보인다. 그 전에 경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임성근 사단장에 대해 불송치 권유를 하였다. 경찰이 이를 수용한 것처럼 하고 역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임성근은 공수처에 따로 고발되어 있어 절대 빠져나갈 수 없다.
(2) 2023년 8월 1~5일 여름휴가
2022년 윤석열은 이준석을 몰아내기 위해 권선동에게 ‘체리따봉’ 문자를 보냈다. 그해 7월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의결한 후 8월5일 당 상임전국위원회는 '이준석 지도부' 해체와 비대위 전환을 결정했다. 그 과정이 막판 논의‧추진되던 8월 1~5일 윤석열은 여름휴가를 떠났다. 이준석 제거에 자신은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3) 2023년 9월 18일 미국 뉴욕행
국힘당 윤리위는 9월18일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절차에 돌입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윤석열과 윤핵관 등을 향해 '양두구육' 등 표현을 한 점 때문이었다. 이 때도 윤석열은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으로 출국한 상태였다.
(4) 2023년 1월 UAE 국빈 방문
지난해 3‧8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하던 나경원을 겨냥해 '연판장 사태'가 벌어진 때도 윤석열은 부재중이었다. 윤석열은 그해 1월13일 나경원을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한 후 바로 다음날 6박8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빈 방문길에 올랐다.
(5) 2023년 12월 네덜란드 국빈방문
지난해 12월13일 김기현 전 대표가 당내 용퇴 요구에 응하며 대표직 사퇴를 했을 때도 윤석열은 3박5일 일정으로 네덜란드 국빈방문 중이었다. 당시 여권에선 윤석열이 출국 전 김기현 전 대표에게 '대표직은 유지하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채상병 사건 수사 심의 위원회에 넘겨 책임 회피
경찰 수사심의위원회는 경찰청이 직접 수사하는 사건 중 경찰청장 등이 토의에 부친 중요사건을 심의하고 주요 수사 정책을 자문하는 역할을 한다. 공정한 심의를 위해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의 신상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 그런데 경찰은 임성근 수사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수사심의위원회에 넘겨 책임을 피했다.
수사심의위원회는 2021년 4월부터 첫 시행되었으며, 법학계, 언론계, 학계 전문가 등 외부위원 16명과 경찰청 내부위원 3명 등 총 19명으로 구성되었다. 2023년 4월까지 활동한 제1기 위원회는 모두 22차례 회의를 개최해 주요 수사 정책 55건을 자문했으나 중요수사 심의는 1건도 없었다. 그런데 채상병 사건은 수사 심의를 한 이유가 뭘까?
윤석열에겐 셀리의 법칙, 국민들에겐 머피의 법칙
‘머피의 법칙’은 ‘우연히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반복되어 나타나는 현상을 비유하는 말인데, 윤석열을 싫어하는 국민들 측면에서 보면 윤석열이 해외에 나갈 때마다 중요한 사건이 해결된 것은 머피의 법칙에 해당한다.
머피의 법칙과 상반되는 '샐리의 법칙'은 영화 ‘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1989)의 여주인공 이름을 딴 법칙으로, 잘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항상 잘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프름의 법칙(Yhprum's Law)'
'샐리의 법칙'과 비슷한 '이프름의 법칙'이란 것도 있다. Yhprum은 Murphy의 철자를 거꾸로 한 것이다. 하버드대학 경제학자 리처드 젝하우저가 명명한 것으로, "작동하지 않아야 마땅한 시스템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동할 때가 있다"는 법칙이다. 경찰과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하는 게 원칙인데, 여기에 작동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작동되어 수사가 왜곡된다면 이는 이미 민주공화국이 아니란 방증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에서는 이런 일이 다반사로 벌어진다. 평생 검사만 하다 보니 조작과 협박밖에 모른 탓이다. 그러면서 책임을 피하려는 꼼수는 정말 비열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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