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안정과 엔저를 바라만 볼 것인가?
정인대 칼럼 | 입력 : 2024/07/10 [07:21]
우리나라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이후 각종 경제 지표가 하향세를 지속하였습니다. 최근 들어 반도체 업황의 회복과 조선 및 해외 건설 수주 등으로 인해 수출관련 지표가 회복세에 돌아섰지만 국내 물가는 여전히 인플레에 국민 소비는 위축된 상태입니다. 특히 주식시장의 장기 침체는 경제 사정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하면 한마디로 우리나라 경제는 위기 상황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윤 대통령 취임 초기 2022년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내 경상수지 적자, 국내 채권시장 불안 등 다수의 원화약세 요인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이 같은 위험이 크지 않음에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음은 우려되는 사항입니다. 자연히 수출은 원화대비 달러화 강세와 일본의 엔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수출 물량 증가율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1.8%, 1.0%에 불과했습니다. 엔화는 2022년 급격한 약세를 보인 이후 2024년 상반기까지 약 35.9% 약세가 진행됐습니다. 그러나 일본 수출 물량은 29.7% 증가했는데 이는 우리나라 수출 물량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일본 엔화 약세에 의한 일본 수출 물량의 증가는 우리나라 수출 물량의 둔화를 의미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의 급격한 엔저로 인해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 수출은 일본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부는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마저도 고환율과 고금리, 고유가에 시달리면서 정책을 제대로 가동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정부는 거시경제에서 나올 수 있는 원화가치 하락을 추진하여 엔저에 대응하는 정책을 검토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정부는 침체된 부동산 경기부양을 위해 금융권의 LTV(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마저 완화시키며 주택과 부동산 매매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가계 대출 규제 강화 등 모순된 정책을 시현하고 있습니다. 최근 전세가 상승이 부동산 매매 현상으로 이어지면서 부동산 활성화에 청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금리로 인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중은행들은 주담대 금리마저 인상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최근 물가가 2%대의 안정세를 보이자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일본처럼 기준 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으면 그 나라의 화폐가치는 떨어지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준금리 하락은 자동적으로 원화 가치 절하가 됩니다. 그러나 미국이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보다 2% 높은 수준이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지난 해 윤석열 정부의 세수 부족은 63조원 수준입니다. 금년에도 상반기에 이미 연간 예산의 65%를 지출했는데 정작 5월까지 걷힌 세금은 목표의 41%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한국은행에서 상반기에 92조 원을 빌려 쓰고 72조 원을 갚았습니다. 국채 발행이 모두 1039조 원, 여기에 외평채 등을 더하면 해마다 이자만 25조 원에 육박합니다. 국가부채의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9월경 기준금리 인하를 할 경우, 정부는 세수부족을 메꾸기 위해 간접세 인상을 하고 서민증세를 추진할 것이 예상되는데 또 다른 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원화가치 하락을 유도할 경우 수출 증대가 성공할지 모르지만 서민증세에 수입물가 인상으로 인한 국내물가 불안은 간단한 일이 아닌 것입니다.
우리나라 수출의 어려움은 환율에서만 기인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국내 대기업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그동안 우리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던 중국과의 불편한 관계 등 구조적인 문제가 수출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의 편향된 외교로 인한 수출국의 감소 역시 우리의 경제를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검토하고 기준금리 인하와 원저 및 수출관계 그리고 서민증세와 물가안정을 함께 살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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