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이란, 일반적으로 어, 구, 절과 함께 문법을 나타내는 언어 단위의 하나다. 문장은 여러 성분 중 주어와 서술어가 최소한 포함되어야 성립한다. 물론 구어체에서는 주어가 생략되기도 한다. 문장이 모여 문체를 이룬다. 그러니까 문체는 문장의 스타일이다. 글쓴이에 따라 대상을 화려하게 쓰기도 하고 건조하게 쓰기도 하며 짧게 쓰기도 하고 길게 쓰기도 한다. 따라서 문체에는 글쓴이의 성격이 투영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문장을 글쓴이의 얼굴이라 하는 것이다.
문장은 글쓴이의 지식 정도와 글쓰기 수련에 따라 올바른 문장이 되기도 하고 그릇된 문장이 되기도 한다. 잘 쓴 글을 그래서 ‘천의무봉(天衣無縫)’이라 하는 것이다. 문장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어법에 맞으며, 동원된 어휘도 고급스러울 때 독자들은 좋은 글이라 인식하는 것이다.
새삼스럽게 문장에 대해 장황설을 늘어놓은 이유는 김건희가 한동훈에게 보낸 문자 5개가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에 보도된 문자 5개를 읽고 우선 느낀 것은 ‘김건희가 이렇게 문장을 잘 쓰나?’하는 의구심이었다. 평소 김건희는 말을 두서없이 하고 동원된 어휘도 평범했다. 그냥 동네 아주머니가 수다 떠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문장은 뜻밖에 오류가 별로 보이지 않았다.
2024년 1월 15일 문자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기분이 언짢으셔서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 부탁드립니다. 제가 백배 사과드리겠습니다. 한번만 브이랑 통화하시거나 만나시는 건 어떨지요.”
위의 문장들은 어법상 그릇된 것이 별로 없다. 띄어쓰기도 정확하게 되어 있다. 특히 ‘한번만’은 흔히 ‘한 번’으로 띄어 쓰는데, 여기서 ‘한번’은 횟수가 아니라 그냥 만나라보라는 뜻이지 딱 한 번만 만나라는 뜻은 아니므로 붙여 쓰는 게 원칙이다. “언제 술 한잔 하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나는 술을 한 잔만 해도 잠이 온다”에서는 띄어써야 한다. ‘한 잔’이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김건희가 이러한 띄어쓰기 규칙을 알고 있을까? 따라서 이 문장은 김건희가 원래 보낸 문장을 누군가 자연스럽게 수정해 주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김건희는 평소 문장을 이렇게 쓰지 않는다. 그동안 공개된 김건희의 문장은 유독 쉼표가 많은데, 이 문장에는 그런 게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기분이 언짢으셔서’의 주체가 누구냐이다. 문맥으로 봐 주체는 윤석열로 보인다. 즉 한동훈이 김건희 명풉수수에 대해 “국민 눈높이 차원에서 볼 일이다”하고 말하고, 특검에 대해서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자 윤석열이 분노했다는 뜻이다. 1월 15일 문자는 그 윤석열의 분노를 김건희가 대신 사과한 것으로 보인다.
1월 19일 문자
“사과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번 만번 사과를 하고 싶습니다.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 하는 것뿐입니다. 그럼에도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그 뜻을 따르겠습니다.”
이 문장 역시 특별한 오류는 보이지 않는다. 띄어쓰기도 정확하다. 특히 ‘결정을 못 하는 것뿐입니다.’에서 의존명사인 ‘것’은 띄어쓰고, 조사인 ‘뿐’은 붙여 쓴 것은 상당한 실력이다. ‘만, 뿐, 대로’는 앞에 체언(명사, 대명사, 수사)이 오면 조사가 되어 붙여 써야 하고, 앞에 용언(동사, 형용사)가 오면 의존명사가 되어 띄어써야 한다.
조사와 의존명사의 구별은 글을 제법 쓰는 사람도 잘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위의 문장은 그런 걸 정확하게 구별해 썼다.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 하는 것뿐입니다’는 상당히 논리적이다. 따라서 이 문장 역시 누군가 수정해 준 것으로 짐작된다.
문제의 ‘댓글팀’ 등장 문자
“요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해 위원장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역시 이 문장도 앞문장과 뒷문장 사이에 ‘그러나’, 혹은 ‘하지만’을 넣으면 완벽한 문장이 된다. 이 경우 접속어는 생략해도 가능하기 때문에 어법상 틀린 것은 아니다. 문제는 ‘댓글팀’이란 말이다. 문장에 따르면 한동훈 측이 김건희 측에서 댓글팀을 운영하며 자신을 공격했다고 오해한 것 같다.
한편 장예찬은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 재직 시 외곽에 여론을 조작하는 댓글팀을 운영했다고 폭로했는데, 이상하게 한동훈이 그런 장예찬을 고소하지 않고 있어 의구심을 자아내게 했다. 한동훈은 그동안 고소왕이라 할 정도로 누군가 자신을 공격하면 소송 먼저 건 것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대부분 소송에서 패소하였다.
싸우다가 나온 불법 혐의
한동훈이 댓글팀을 운영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자 12일 장예찬은 자신이 그 댓글팀에 있었다며 그때 나온 문자를 증거로 제시하였다. 그러자 야당은 당장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며 벼르고 있다. 드루킹 특검을 관철시켜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처벌하게 한 곳이 바로 국힘당과 검찰이다. 따라서 스스로 터져 나온 댓글팀 사건은 앞으로 한동훈과 국힘당을 괴롭힐 것이다.
김건희가 평소 문장을 정확하게 쓰고 품격 있는 어휘를 사용했다면 이런 글은 쓸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그런데 공개한 문자에 수정한 흔적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몇 자 적어 보았다. 박사 논문 표절, 석사 논문 표절, 20가지가 넘은 학력 및 경력을 위조한 김건희는 절대 그런 문장을 쓸 수 없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격이 높은 문장도 아닌데 의심하는 것은 그동안 김건희가 보여준 수준 탓이다.
개인에겐 인격이 있고 나라엔 품격이 있다. 어쩌다 우리나라가 저런 질 낮은 사람들에게 지배당하고 있는지 한탄스럽다. 겨우 이런 나라 만들자고 저 44년 전 광주 금남로에서 목숨 걸고 싸웠던가. 박종철, 이한열에게도 미안하다. 하지만 우리가 다시 일어나 저 무능하고 비열하고 잔인한 친일매국 정권을 갈아엎을 것이다. <저작권자 ⓒ 국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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