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한동훈 전대 폭로전 '공멸 뒷광풍'..이명박·박근혜 '범죄 실토' 데자뷔박주민 "나경원, 한동훈 부패 범죄 실토..반드시 수사가 필요한 범죄 시도 사건"
19일 서울 양천구 SBS 목동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TV토론에서 나경원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청탁을 놓고 고성을 주고받으며 난타전을 벌였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 패스트트랙 기소를 '정치 탄압'이란 취지로 공세를 폈다. 나 후보는 한 후보에게 "제가 개인 차원의 부탁으로 제 것만 빼달라고 했느냐?"라고 따졌다. 한 후보는 "네"라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나 후보가 거듭 "그게 개인 차원입니까. 저는 27명의... 제가 제 것만 빼달라고 했습니까?"라고 따지자 한 후보는 역시 "네"라고 개인 차원이란 것을 분명히 했다.
앞서 나 후보는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서는 정권이 바뀌었으니 "공소 취소를 당론으로 채택해 법무부 장관에게 요청하자"라고 대놓고 말했다. 판사 출신으로서 법을 도외시하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나 후보의 발언에 한 후보는 “사건 당사자가 법무부 장관에게 공소 취소를 요구하면 잘못한 것이다. 다른 국민들이 사건 가지고 법무부 장관에게 그럴 수 있냐”라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이날 당권주자들의 패스트트랙 청탁 폭로 맹공격에 "신중하지 못했다"라고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도 "그때 그 기소를 한 검찰총장이 대통령이다, 법에 따라 기소된 것"이라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라는 것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한 후보가 또 '역린'을 건드렸고, 결국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말들이 나온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9일 서면브리핑에서 국힘 전당대회 폭로전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 방기를 지적했다. 그는 "공소취소 청탁’을 보고도 외면하는 검찰, 이것이 바로 정치검찰의 민낯"이라며 "명백한 범죄 행위가 드러난 만큼 수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가려야 한다.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노 대변인은 "‘김건희 문자’, ‘폭력사태’, ‘댓글팀 의혹’ 등 추태가 계속되고 있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와중에 ‘공소취소 청탁’이라는 핵폭탄급 폭로가 나왔다"라면서 "2019년, 선거법 및 공수처 패스트트랙 지정 당시 불법점거 및 폭력행위로 기소된 나경원 후보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에게 공소취소를 부탁한 것은 명백한 청탁금지법 위반이다. 여당 내부 공방으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아울러 "국민의힘 반응도 가관이다. 불법 청탁을 지적하는데, 공소 제기된 행위가 정당했다고 엉뚱한 쪽으로 시선을 돌리려 한다"라며 "권성동 의원은 2019년 국회 폭력행위를 ‘의원 개개인의 아픔이자 당 전체의 아픔’으로 미화했다. 김기현 전 대표는 나경원 후보를 ‘억울한 피해자’라며 불법 청탁 지적을 ‘2차 가해’라고 억지를 부렸다"라고 비판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의원실을 통해 "’정권이 바뀌면 기소를 취소하는게 당연한 처사‘라니, 지금 영화에서나 가능한 부패 범죄를 실토하는 거"라며 "판사 출신인 의원님께서 이런 위헌 위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니 충격을 금할 수 없다"라고 나 후보를 비판했다.
이어 "이 사안은 분명하게 삼권분립을 망가뜨리려했던 시도이고, 따라서 반드시 수사가 필요한 범죄 시도 사건"이라며 "한동훈 후보도 이러한 부정 청탁 시도들에 대해 알면서도 그동안 일부러 묵인하고 있었다면 매우 문제가 심각하다. 이 역시 수사 등을 통해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판사 출신인 김승원 의원은 "기존 한동훈 특검법 수사대상인 고발사주, 자녀 입시비리 의혹 이외에 이번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과정에 드러난 공천권 사천논란, 댓글조작, 공소권 거래, 탄핵대상 검사들과 함께 증언조작한 의혹까지 포함하여. 반드시 법사위에 상정시켜 진행하겠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폭로전과 관련해 조성민 한국교원대 명예교수는 SNS로 "국힘당 전당대회는 누가 더 범죄의 정도가 심하냐를 겨루는 대회"라고 했고 최성식 변호사는 "자기들끼리 싸울 때는 항상 논리와 팩트로만"이라고 꼬집었다.
정치권에서는 나 후보가 해당 방송 토론이 끝난 뒤 분을 참지 못해 눈물을 보였다는 말이 돌면서 이미 국힘 내부가 '심리적 분당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07년 당시 박근혜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다스와 도곡동 땅 차명 소유를 폭로했다. 이에 이명박 후보는 박근혜 후보와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 등 사생활 논란을 무차별적으로 폭로했다. 두 사람 다 대통령을 역임했지만, 후일 해당 건은 모두 팩트로 드러나 후과를 단단히 치렀다. 이 전 대통령은 임기가 끝난 후 다스 차명 보유 혐의 등으로 구속당했고 박 전 대통령은 최태민 목사의 딸 최순실씨가 비선 실세로 활동한 것이 드러나 2017년 탄핵당했다. 이번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제기된 사례들도 후보들의 입에서 나온 범죄성이 뚜렷한 자백인 만큼 향후 수사로 이어질 전망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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