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조일[바라보는 조선일보] - 2. 김건희, 수사 대신 사과 종용하는 권력창녀 조선일보
검사 앞이 사과하는 자리라는 것을 조선일보 덕분에 겨우 알게 되었다. 검사는 범죄자를 벌하기 위해 피도 눈물도 없이 수사하는 사람이라고 잘못 생각했다. 국민들은 검사들이 노력한 덕분에 이 사회가 범죄로부터 안전하다고 믿으며 가혹한 공권력 행사 조차 받아 들여왔다. 하지만 최근 검찰이 보이는 극단적인 행태를 국민들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일련의 검사 탄핵 시도에 대해서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분노한 검사들의 의견이 넘쳐나지만, 최근 ‘검찰이 조사당했다’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는 '김여사 출장 대면' 사태에 대해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는 말은 듣기 어렵다.
조선일보는 7월 27일 자 사설을 통해 김건희씨가 검사 앞에서 했다는 사과를 국민 앞에서 하라고 권한다. 사과 내용도 김건희 씨 법률 대리인 최지우 변호사가 전한 내용이다. 대통령실 주변 인사들이 특정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것이 일상인 요즘 김건희씨가 실제로 그런 말을 했는지 조차 믿기 어렵다. 김건희 씨가 쓴 어휘는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사과 성명을 낭독할 때 썼던 어휘 만큼이나 겸손하고 다소곳하다.
앞에 있는 검사를 향해 '이 자리에서 뵙게 돼 송구스럽다.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라고 말했다고 조선일보가 충실하게(?) 전한다. 출장 나온 검사가 김건희 씨가 '뵙게 돼 송구스럽다'는 말을 했을 때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참으로 궁금하다. 김건희 씨의 극진한 언사에 몸 둘 바를 모르진 않았을까? 이어지는 업무 수행이 어땠을지는 상상에 맡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최변호사는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기대치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컸는데 이에 부응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굉장히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도 했단다. 대다수 국민들의 감정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기 때문에 언급 자체를 피하겠다. 다만 이어지는 '김 여사의 그런 생각은 진심일 것이다'는 조선일보의 아부 색 짙은 추임새는 악취가 난다. 조선일보는 그런 이유로 사과를 하고 싶다면 검사가 아니라 국민 앞에서 하는 것이 옳다는 말로 이어간다.
조선일보는 선을 넘지 않는 조심스러운 상소를 이어간다. 검찰청사가 아니었던 점, 주가조작 관련으로 고발된 지 4년이 흘렀다는 점, 그리고 명품백 사건도 7개월이 지났다는 점 등에 대한 지적이 그것이다. 마지막으로 일반인이라면 이렇게 조사가 늦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언론인이 아니어도 국민 누구나 할 수 있는 상식적인 말을 덧붙인다.
마침내 조선일보가 감췄던 속내를 드러낸다. 김건희 씨의 명품백 사건이 ‘친북 인물’과 ‘친야 유튜브’가 기획한 ‘함정 몰카 공작’이라고 단정한다. 갈라치기에만 몰두하는 조선일보에 묻는다. ‘친남 인물’과 ‘친여 유튜브’가 기획한 ‘공개 녹화 방송’이었으면 김건희 씨가 명품백을 받은 행위는 죄가 되지 않는가? 사시(社是)가 ‘불편부당’인 조선일보에서는 언제나 일어나는 일이라는 현실은 그 자체로 희극이다.
조선일보는 기회 있을 때마다 김건희 씨가 명품백을 받은 사실이 부적절했다고 눙쳐왔다. 부적절하다는 절묘한 어휘 선택에 조선일보 스스로 감탄하며 자연스레 ‘사과’를 언급하는 순서를 밟아왔다. 김건희 씨가 공직자의 배우자이고 공직자의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했다면 마땅히 엄벌을 받아야 한다. 금품 수수에 대한 엄벌 이전에 검찰 수사가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즉 사과 대신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만일 수사를 받아야 할 사안에 대해 사과로 마무리한다면 대한민국의 사법 체계는 무너지게 될 것이다. 경찰이나 검찰이 수사 대신 사과를 받아 마무리하면 사법부는 굳이 존재 이유를 찾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굳이 국가 권력이 강제력을 발휘하며 수사와 기소 그리고 재판이라는 절차를 거치는 것은 국민의 안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한 사회적 약속이다.
새삼 수사 대신 사과를 종용하는 조선일보와 그렇게 오랫동안 침묵해 오던 검찰이 섬찟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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