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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궁 대통령실 또 '외압' 발칵..현직 경찰 '마약범죄 연루자 구하기' 수사 외압 대폭로

김찬수 "용산에서 알고 심각하게 보고 있다" “마약 수사 언론 브리핑 연기하라”
민주당 "마약수사에까지 김건희 손길?..주가조작범 이종호 등장 우연의 일치인가"

정현숙 | 기사입력 2024/07/31 [00:03]

용산궁 대통령실 또 '외압' 발칵..현직 경찰 '마약범죄 연루자 구하기' 수사 외압 대폭로

김찬수 "용산에서 알고 심각하게 보고 있다" “마약 수사 언론 브리핑 연기하라”
민주당 "마약수사에까지 김건희 손길?..주가조작범 이종호 등장 우연의 일치인가"

정현숙 | 입력 : 2024/07/31 [00:03]
 
 

                                                              MBC 갈무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지난해 영등포 경찰서가 해외 범죄조직의 마약 국내 밀반입을 도운 혐의로 인천세관 직원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수사 외압을 가한 몸통이 용산 대통령실이라는 충격적인 폭로가 나왔다. 용산이 세관 윗선 누군가를 구명하기 위해 수사 외압을 행사했다는 '제2의 임성근 구하기' 증언이다.

 

29일 열린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백해룡 전 영등포서 수사과장은 지난해 마약 조직원들과 세관 직원들의 유착 의혹을 수사할 당시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던 조병노 경무관이 수사 외압을 가했고, 당시 직속 상관인 김찬수 영등포 경찰서장으로부터도 "이 사건을 용산에서 알고 있고 심각하게 보고 있다" “마약 수사 언론 브리핑을 연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마약 범죄 수사팀장이었던 백해룡 전 수사과장은 결국 좌천성 인사를 당해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경정)으로 발령받아 수사에서 배제되었다. 백 경정은 이런 외압 의혹을 공수처에 고발까지 했지만, 그동안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백 경정에게 외압을 가했던 김찬수 영등포 서장은 현재 대통령실에 근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 경정은 “필로폰 밀매 사건 수사 중 세관이 개입한 것에 대해 발표하지 말라는 영등포서 김찬수 경찰서장과 조병노 경무관의 전화를 받았다”라며 이들의 수사 외압과 대통령실의 개입 관련을 증언했다. 서울경찰청 지휘부는 백 경정에게 마약 수사 세관 내용을 삭제하라는 압박이 있었고 결국 수사팀이 해체되었다고 한다. 

 

수사 외압 당사자로 지목된 조병노 경무관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인천공항 세관장이 국정감사 대비 차원에서 언론 브리핑 내용 중 세관 직원 언급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해 질문한 것일 뿐 외압을 가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조병노 경무관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당사자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최근 공개된 녹취록에서 승진 대상 인사로 거론된 인물이다. 하지만 조 경무관은 이종호 전 대표에게 승진 청탁을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지호 후보자에게 “백 과장이 조 경무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을 당시 세관과 영등포서장도 압력성 전화를 넣었다. 용산 대통령실이 아니면 이들을 모두 누가 움직이겠냐”라며 “기관장(서울청장)으로서 무슨 내용의 전화를 받았는지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수사 외압 혐의의 당사자인 조병노 경무관에 대해선 인사조치가 없는 반면, 해당 의혹을 제기한 백 전 과장이 감찰과 좌천성 인사 대상이 됐다고 지적하면서 “제2의 채 상병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는 "외압 폭로와는 무관한 인사였다”라며 “내가 용산 등으로부터 압력을 받았어야 하는데 그런 일이 전혀 없다”라고 답했다. 그는 외압 당사자로 지목된 조병노 경무관에 대해 인사 조치를 하겠느냐는 용혜인 의원의 질문에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라고 답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29일 서면브리핑에서 "수백억 원 상당의 마약밀반입 사건 수사에 대한 외압의 실체가 대통령실이라는 폭로는 충격적"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앞에서는 마약 수사를 독려하고 뒤로는 마약범죄자들을 봐주고 있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 대변인은 "조병노 경무관은 임성근 사단장 구명로비 사건에서 드러난 ‘멋쟁해병’ 단톡방에서 인사청탁 대상자로 언급된 사람이었다. 김건희 여사 이름을 내세워 군과 경찰 인사를 거들먹거렸던 주가조작범 이종호 씨가 등장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마약을 우리 사회에서 뿌리 뽑겠다고 큰소리쳤던 것은 기만이었다"라며 "이 모든 것이 우연의 일치인가? 대통령실은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내놓지 못한다면 마약수사에까지 김건희 여사의 손길이 닿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공수처의 수사를 지켜보겠지만 김건희 여사 특검에는 또 한 줄의 수사 대상이 추가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라고 경고했다.

 

 

윤건영 의원 자료

백해룡 경정은 지난해 1월 27일, 말레이시아 마약조직원 6명이 필로폰 4~6kg을 몸에 숨기고 인천국제공항을 통과했다는 사실과, 이 과정에서 인천 세관 직원들의 협조가 있었다는 증언을 확보하여 수사를 확대해 나갔다. 지난해 9월에는 마약 밀매 조직원들을 검거하며 27.8kg의 필로폰을 압수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 마약의 양은 92만 6천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로, 약 83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 경정의 성과는 지난해 9월 13일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보고되었고, 윤 청장은 “아주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다”라며 “소기의 성과가 대내외에 제대로 알려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겨라”라고 격려했다.

 

양부남 민주당 의원은 이런 사실을 거론하며 "윤 청장이 이렇게 칭찬까지 했는데 그 당시 영등포경찰서장 김찬수 서장이 백해룡 과장에게 작년 9월 20일 지시를 하지요. 뭐라고 지시했습니까. 9월 20일 예정됐던 브리핑을 연기한다, 세관 직원이 마약 밀반입에 연루된 사실을 용산이 잘 알고 있다, 또 용산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라고 보도됐는데 사실인가요"라고 질문하자 백 경정은 "네, 모두 사실입니다"라고 답했다.

 

다음은 양부남 의원과 백해룡 경정의 대통령실 수사외압 의혹 관련 질의와 답변 내용이다.

 

양부남 "그러면 요 내용은 증인이 공수처에 관련 경찰공무원들을 고발한 고발장에도 이 내용이 적시돼 있습니까."

 

백해룡 "적시했습니다."

 

양부남 "김찬수 서장은 현재 어디 근무합니까."

 

백해룡 "용산에 근무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양부남 "대통령실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확인해 보니까 대통령실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증인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경찰청장이 마약 수사를 칭찬했는데 갑자기 경찰서장이 용산서 다 알고 있다, 심각하게 생각한다, 예정된 브리핑을 연기하자 이야기를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백해룡 "경찰서장께서 밤 9시에 전화를 주시고 심각한 어투로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 전에 여러가지 전조 증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걱정을 하던 차에 경찰서장께서 이 사건 용산에서 알고 있다, 심각하게 보고 있다, 브리핑 연기하십시오 이래서 제가 다시 묻습니다. 서장님, 제 신뢰가 깨지는 일입니다, 안 됩니다. 했더니 서장님이 지시하는 겁니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양부남 "서장이 이러한 지시를 하기 전에 방금 전 말씀했던 전조 증상이 뭐였습니까."

 

백해룡 "9월 18일에 서울청장이 이상한 방문을 하십니다. 오찬을 했는데요, 서장과 고참급 과장 몇 분을 모시고 오찬을 했는데 특별한 현안과 주제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보안에 붙여달라고 계속 강조를 했고요. 그 오찬을 했는데 현안이나 어떤 당부 사항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말씀을 하셔 가지고 상당히 기분이 안 좋았는데. 그리고 브리핑을 9월 22일 간사단과 하기로 하고 작성을 하고 서울청에 수사지휘부에 보냈는데 서울청에서 국가수사본부로 않고 있는 겁니다. 그 시간이 저한테는 한 7시간 정도 됐는데. 9월 22일 브리핑을 해야되는데 승인을 못 받으니까 제가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 할지 당황하고 있던 가운데 서장님이 8시 45분에 전화를 하셔 가지고 브리핑 안 하면 안 되겠냐. 그래서 그건 안 됩니다. 이미 간사단과 약속을 했기 때문에 제 신의가 무너지는 거기 때문에 안 됩니다. 이렇게 했더니 서장님이 15분 후에 다시 전화하셔서 용산 말씀을 하시고 이거 지시다 따라라 이렇게 말씀하셔서 제가 수명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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