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명품수수, 해병대 수사 외압, 삼부토건 등으로 나라가 온통 시끄러운 가운데, 이번에는 마약 수사 외압 사건이 터져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마약 수사 외압이 다른 사건보다 파장이 큰 이유는 이 사건이 모든 사건의 종합판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엔 마약 밀반입, 수사 외압, 인사 청탁 등이 모조리 들어 있다. 야당은 이를 ‘용산 발 게이트’로 보고 화력을 집중하고 있고, 언론들도 이미 탐사 취재에 들어가 조만간 대형 폭탄이 터질 것으로 보인다.
마약과의 전쟁 선포하고 세관 직원들은 마약 밀반입에 가담
이 사건이 충격을 준 것은 윤석열 정권이 추진한 ‘마약과의 전쟁’ 때문이다.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해 놓고 정작 정부 산하 기관인 세관 직원들이 시가 2200억 원 상당의 마약 밀반입에 가담했다니 기가 막히지 않는가? 즉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다.
문제는 공정하게 수사한 백해룡 경정은 화곡지구대장으로 좌천되었고, 외압을 가한 조병노 전 서울경찰청 경무관은 경찰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인사혁신처에서 어떤 징계도 받지 않았고, 김수찬 전 영등포경찰서장은 용산에서 비서관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패턴은 채 상병 수사 외압 사건과 빼닮았다.
이종호가 핵심
핵심은 대통령실 누가 마약 수사에 외압을 가해 마약 수사 밀반입에 관세청 직원들이 연루된 것을 빼라고 지시했는가를 밝히는 일이다. 야당은 여기에 이종호가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용산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이종호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종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으로 이미 유죄를 받았고, 그때 김건희 계좌를 관리해준, 사실상 주가조작의 주포(主砲)다. 이종호 녹취에 보면 이종호는 조병노 경무관을 별 두 개(치안감)로 만들어주겠다는 말을 한다. 이종호가 비선 실세란 뜻이다.
수사한 사람은 좌천되고 외압 가한 사람은 영전
한편 백해룡 영등포경찰서 형사2과장에게 “용산에서 그 사건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한 당시 영등포경찰서장인 김수찬은 그 후 용산으로 발령나 비서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역시 외압을 가한 조병노 경무관은 어떤 징계도 받지 않았다. 야당은 이를 ‘입막음용 영전’으로 보고 있다.
용산이 무슨 위기에 빠지면 사용하는 게 소위 ‘당근과 채찍’인데, 이번에는 당근을 사용한 것 같다. 그렇게 하면 입을 막아 사건이 덮어질거라고 착각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언론들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 쉽게 덮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MBC와 JTBC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압수한 마약은 잘 보존하고 있을까?
압수한 마약 47킬로그램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지도 궁금하다. 시가 2200억 원 상당이라니 이게 만약 몰래 유통이라도 되었다면 세상이 다시 한 번 뒤집어 질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세관 직원들이 마약 밀수범들이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택시까지 잡아주었다고 한다.
또한 세관 직원들이 마약 밀반입에 가담하면 반드시 그 대가가 있을 터, 미리 계약금을 받았는지, 후에 이익이 발생하면 이익금을 분배하자고 했는지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 정황으로 봐 미리 일정액의 계약금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 돈이 과연 어디로 갔을까?
마약 수사팀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이 연거푸 거부한 것도 수사해야 한다. 그 사이 관련자들은 이미 증거를 인멸했을 것이다. 야당 및 언론은 통신조회까지 하며 사찰한 검찰이 왜 마약 수사에 필요한 영장은 기각했을까? 조지호 신임 경찰청장은 조병노 서울청 경무관을 인사조치하겠다고 했으나, 그것도 마음대로 될지 의문이다.
공수처, 마약 수사 외압 사건을 채 상병 수사팀에 배정
공수처가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을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는데, 여기는 채 상병 사건 수사를 하던 곳이다. 그렇지 않아도 인력이 모자란데 마약 수사 외압 사건까지 수사하게 되면 두 사건 모두 수사가 부실해질 거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한편으론 “다른 검사가 아예 처음부터 수사를 다시 시작하기보다는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비슷한 구조의 '채 상병 사건' 수사 경험이 있는 수사4부가 효율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참에 야당은 공수처법을 일부 개정해 검사 및 수사 인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윤석열이 설마 그것마저 거부할까?
비리가 일상화된 정권의 민낯
역대 어떤 정권이든 정책을 잘못 시행해 국민들로부터 욕을 먹은 경우는 있었으나, 현재 윤석열 정권처럼 모든 것이 무너진 정권은 없었다. 파탄 난 경제는 물론이고, 군대, 경찰, 검찰, 정보사, 안보실, 국정원 등 성한 데가 없다.
이 모든 것이 자기 가족과 측근들의 비리는 덮고, 야당 및 정적들을 수사해 제거하려는 검찰공화국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따라서 반드시 김건희 종합 특검을 실시해 여기에 부역한 판, 검사 및 정치인들을 민심의 단두대에 세워야 한다.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용산이 있다. 이게 나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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