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 기득권자들의 궤변에 속지 말자"세금은 소득 재분배의 가장 강력한 정책수단..먹을 욕은 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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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9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종부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등 거액자산가들에 대한 조세제도가 도입될 때마다 저항이 극심합니다. 과세 대상이 되는 거액자산가들이 저항하는 것이야 그렇다손치더라도 과세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분들까지 반대에 앞장섭니다.
금투세 반대 논거의 핵심은 “그렇지 않아도 저평가되고 있는 우리 주식시장에 금투세가 도입되면 주가가 폭락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큰손들이 금투세를 피하려 국장을 떠날 것이고 그러면 주가가 폭락할 수밖에 없는데, 가뜩이나 시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왜 금투세를 시행하려는 것이냐”하는 것입니다.
머릿속 생각으로는 그럴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지 세금을 면하기 위해 값이 오를 주식을 내다파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설령 일부 큰손들이 단순히 세금을 피하려는 생각으로 주식을 값싸게 내놓는다고 해도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를 사들일 것이기 때문에 시장상황에는 큰 변동이 없습니다.
금투세를 반대하는 분들께 한 가지만 묻고 싶습니다. 금투세를 폐지하면 과연 주가가 뛰어오릅니까? 그렇다면 금투세가 없는 지금까지의 주식시장은 왜 이렇습니까? 일각의 주장처럼 금투세 효과가 선반영된 것이라면 시행되어도 떨어질 일이 없지 않겠습니까? 다 차치하고, 금투소득세를 폐지하면 이제 더 이상 우리 주가가 떨어질 일은 없습니까?
윤석열 정권은 3년 전에 여야 합의로 도입된 금투세를 2년 유예하더니 이제는 아예 폐지하자고 주장합니다. 저들이 그러는 것이 우리 주식시장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생각하십니까? 개미투자자들에게 자산형성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믿습니까?
윤석열정권이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거액자산가들에게 혜택을 몰아주어 저들의 기득권 카르텔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함입니다. 저들의 주장을 한번 곱씹어 보십시오.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종합부동산세 완화, 금투소득세 폐지 말고도 저들이 내세우는 것은 하나같이 모두 거액자산가들에게 세금 혜택을 몰아주려는 것뿐입니다. 그러면서도 우리 주식시장의 밸류업을 위한 것이라고 둘러댑니다.
그렇다면 정작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문제로 지적되어 온 우리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에 대해서는 왜 말 한마디가 없습니까?
부디 기득권자들의 궤변에 속지 맙시다. 세금은 소득 재분배의 가장 강력한 정책수단입니다. 모든 주식거래에 부과되는 증권거래세는 폐지하고 거액자산가에 부과되는 금투세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자산 불평등, 소득 불평등에 맞서 대다수 국민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입니다.
P.S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금투세 내년 1월 시행에 대해 "대다수 개미 투자자들을 위해 도입된 것"이라며 "먹을 욕은 먹겠다"라고 확고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진 의장은 9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소득이 5000만원 이상 발생하면 그 초과분에 대해서만 소득세를 내자는 것"이라며 "금투세가 국민 다수의 이익을 해치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억지 선동이고 거짓 선동"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금투세는 연간 5000만원 이상 양도차익을 보면 세금을 매기는 것이 골자다. 따라서 대다수 소액 투자자들은 아무런 세금 부담 없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고, 금융상품별로 단일화되는 세율에 따라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간편해진다는 게 진 의장의 금투세 폐지에 대한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