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조일[바로보는 조선일보] - 14. 원로로 존경하고 싶은 김대중 씨의 김건희 내조론
민족배반 민주훼손 조선일보를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는 사람이 김대중 씨다. 하필 온 국민의 존경을 받는 김대중 대통령과 동명이인이라서 입에 올리기도 불편해 조선김씨라 부르고 싶지만 그저 김씨로 친하겠다. 김씨는 1939년에 태어나 1965년에 조선일보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60년 가까이 조선일보에서 밥벌이하는 셈이다.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 광주를 '폭도가 점령한 무정부 도시‘, 광주시민을 ’난동자, 폭도‘ 등으로 묘사하여 살인마 전두환의 눈에 들게 되었으며 일약 출세 가도를 달린다.
그가 9월 10일에 ’내조‘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박근혜의 남편과 질 바이든을 떠올렸단다. 참으로 멋진 상상력이다.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김씨에 따르면 남편의 건강을 염려한 질 바이든이 남편의 재선 포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단다. 박근혜 씨에게 남편이 있었다면 무슨 조언을 했을지 궁금하단다. 그가 질 바이든만큼이라도 현명했다면 박 전 대통령의 무능을 지적하며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즉각 사퇴할 것을 종용했으리라. 멋진 삼성 이건희 씨에 대한 ’짓궂은 상상‘을 굳이 끼워 넣은 김씨의 속내는 알쏭달쏭할 뿐이다. 참새가 어찌 봉황의 뜻을 알겠는가.
우선 김씨의 현실 인식이 한참 비뚤어져 있다. 그의 말을 그대로 옮겨보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동의 없이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정치판에서 윤 대통령 보고 무슨 춤을 어떻게 추라는 것인지 보수층도 헷갈리고 있다. 대통령은 거부권 이외에는 아무런 대처 수단이 없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 의료대란을 비롯한 극단적 혼란이 이재명 대표의 책임이라도 된단 말인가? 그리고 야당과 이재명 대표로부터의 잇단 대화 요구는 고스란히 무시되어 있다. 이미 윤석열 정권에겐 관례처럼 되어버린 국회인사청문회를 무시하는 일방적 인사와 입법 거부권 행사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대통령이 아니면 누가 한 일인가?
김씨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단죄(斷罪)하지 못하는 윤 대통령의 미온적 태도도 비난받고 있다.’는 섬뜩한 말을 거침없이 늘어놓는다.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단죄하는 나라가 민주국가인가? 그리고 그것을 선동하는 듯한 김씨는 민주주의자인가? 그의 자유분방한 사고는 거칠 것이 없다. ‘사법부의 구성이 보수층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렵게 돼 있는 데다가 우리의 3심 제도는 당장 사법적 결말을 가져오기 어렵게 하고 있다.’라며 사법부를 탓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기본인 삼권분립조차 편가르기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한심한 인식이 드러난다.
김씨는 몽매에도 ‘보수정권 재창출’에 목매고 있는 듯하다. 꿈이야 누구든 가질 수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역할을 하는 것은 나무랄 수 없다. 다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김씨는 부인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진솔하게 사과하라고 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현명하지 못한 처신, 부적절한 처신, 바람직하지 못한 처신이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거나 범죄 혐의가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범죄 여부를 판단할 경찰이나 검찰과 같은 국가공권력이 필요하다. 만일 이런 과정을 무시한 채 사과로 마무리하기로 하면 범죄를 예방하고 단죄하여 사회를 지키는 국가공권력은 스스로 존재 이유를 부정하게 된다. ‘진솔한’ 사과면 될 일을 굳이 공권력이 개입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김씨가 말한 ‘진솔한 사과’를 생각해 본다. 진솔한 사과를 위해서는 사과할 내용에 대해 진솔한 고백이 우선 되어야 한다.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해야 한다. 그리고 사과한 내용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당연히 법적인 책임까지 져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 법적인 처벌을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진솔한 사과를 한다면 그것은 사과라기보다는 또다른 개사과일뿐이고 범죄가 될 수도 있다. 진솔한 사과라는 말이 김씨의 자기최면에 지나지 않는 이유다.
다시 김씨의 주장으로 돌아가 본다. ‘윤 대통령이 처한 이런 곤궁한 상황을 그의 부인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며 남편에 대한 조언은 어떤 것일 수 있을까.’라며, 현 시국에 대한 윤 대통령 부인의 생각이 궁금하고 또 절실하단다. 언론인으로 60년 동안 밥벌이를 한 원로답지 못한 결론이다. 이런 결론을 맺을 수밖에 없는 김씨가 애처롭기도 하다. 하지만 김건희 씨의 입만 바라보자는 김씨의 속셈이 궁금하고 궁금하다. 이런 김씨의 칼럼에 대한 김씨 부인의 생각 또한 궁금하고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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