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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천공 이번엔 명태균 ˝김영선 컷오프야. 여사가 직접 전화 왔어˝

정현숙 | 기사입력 2024/09/20 [00:03]

건진→천공 이번엔 명태균 ˝김영선 컷오프야. 여사가 직접 전화 왔어˝

정현숙 | 입력 : 2024/09/20 [00:03]
 

2022년 5월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명태균씨(녹색 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권오수 회장의 아들 권혁민 대표(왼쪽 빨간 원), 윤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씨(오른쪽 빨간 원)와 함께 '주요인사' 석에 자리했다. 남색 상의를 입은 김건희씨 모친 최은순씨가 왼쪽편에 보인다. 사진/국방홍보원

앞서 김건희씨 공천개입을 터뜨렸던 '뉴스토마토'가 19일 4개 면을 할애해 '김건희 공천 개입' 혐의를 '명태균 게이트'로 명명해 대대적으로 추가 보도했다. 그동안 세간에 회자하던 건진과 천공에 이어 명태균이라는 인물이 새롭게 부각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지난 2022년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것으로 해당 혐의를 뒷받침할 다수의 음성파일이 존재를 드러냈다. 다만 뉴스토마토는 이날 김건희씨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공개하진 않았다. 20대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윤 대통령 부부와 인연을 맺은 명태균씨는 경남 전역까지 영향력을 넓혔으며 급기야 그의 입김은 중앙에까지 미쳤다. 명씨에 대해 매체는 "일각에서는 역술인이라는 해석도 내놓지만, 그보다는 '브로커', '컨설턴트'에 가깝다"라고 소개했다.

 

이날 뉴스토마토는 "(올해) 2월 29일 지리산의 사찰 칠불사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A의원, 김영선 전 의원, 명태균씨가 '김건희 공천 개입' 폭로를 위한 논의를 가졌다"라고 밝혔다.

 

당시 회동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김건희씨로부터 받은 텔레그램 메시지 캡처본을 이준석 의원에게 직접 건넸고 배석한 사람들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김영선 전 의원은 이준석 의원과의 밤샘 협상에서 김씨와 나눈 메시지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개혁신당의 비례대표 1번 순번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의원은 자신의 후환을 고려했는지 김 전 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의원은 "뜬금없이 김 전 의원에게 비례 1번을 줄 수는 없었다"라며 "김 전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다면 해볼 수 있다는 건데, 그 내용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김 전 의원과의 밤샘 협상 뒤 삼일절 기념식 참석을 위해 서울로 향했고, 이 의원을 대신해 A의원이 칠불사에 남아 양쪽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최종 합의에는 실패했다. 김종인 당시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도 김 전 의원이 집까지 찾아와 비례대표 앞순번 공천을 요구했던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김 전 위원장은 "(김영선이) 나한테 와서 한 번 얘기했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니까 그 다음에는 내가 오지도 못하게 했다"라며 "개혁신당을 망쳐 먹으려고 그렇게 하는 것이냐 (호통 쳤다)"라고 말했다.

 

또 뉴스토마토는 명태균씨가 지난 2022년 5월 9일 또다른 인물 E씨에게 "사모(김건희)하고 전화해가, 대통령 전화해가지고 (따졌다). 대통령은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라대"라며 "그래서 윤상현이, 끝났어"라고 말했다는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E씨는 윤 대통령 부부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의 경남 창원의창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윤상현 의원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 명씨 말대로 그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은 경남 창원의창 재보궐선거에 공천장을 받아 결국 당선됐다.

 

명씨는 해당 통화에서 당시 '윤핵관'으로 불렸던 국회의원 두 명이 대통령을 위시해 김영선 전 의원이 아닌 다른 후보를 공천하도록 당 공관위를 압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명씨가 이를 뒤집었다는 것이다. 명씨는 "Y가 대통령 이름 팔아가지고. K가, 공관위 압박을 넣어 가지고"라며 "내가 가만히 있을 놈이라? 끝났어. XXX들, 대통령 뜻이라고 해갖고, 내가 대통령 전화한 거 아나"라고 말했다. 명씨는 또 "소문내면 안 돼요. 후보들 난리 날 겁니다. OOO 입 조심하라 하고. 우리끼리만 그거 하고"라며 "내일 아마 점심 때 발표하겠지, 그 행사가 있기 때문에"라고 보안을 당부했다. 

 

국민의힘 당직자 출신으로 명태균씨와 매우 가까웠던 D씨는 "윤 대통령 내외가 한남동 관저로 들어가기 이전, 명씨는 대통령이 거주하던 아크로비스타를 가끔 들렀다"라면서 "윤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뒤에도 명씨와 통화했으며 김 여사와도 자주 소통을 했다"라고 자신의 목격담을 들려줬다. 그는 "명씨가 대통령과 통화한 녹음 파일을 내게 들려줬다"라면서 "명씨가 과시하려고 통화 녹음파일을 스피커폰으로 여기저기 들려줬다"라고 말했다.

 

2022년 5월10일 오전 윤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렸다. 취임식에는 명씨 부부도 초청됐다. 명씨 부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권오수 회장의 아들 권혁민 대표와 지난해 별세한 윤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씨, 장모인 최은순씨 등과 함께 '주요인사' 석에 자리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먹방까지 벌였던 김영선 전 의원이 1년 뒤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에서는 김종양 현 의원에게 밀려 낙천하면서 5선 중진으로의 복귀는 찰나에 끝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김건희씨에게 '지역구를 김해로 옮기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것이다.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붉은원)이 지난 2023년 6월 3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수조 속 바닷물을 떠 마시고 있다. KBS 화면 갈무리

명태균씨는 김영선 전 의원의 창원의창 공천 배제 사실을 사전에 알고, 김해갑으로 지역구 변경을 주도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또 다른 음성파일에 따르면, 명씨는 지난 2월18일 오후 9시38분 E씨와의 통화에서 "김영선 컷오프야. 여사가 직접 전화 왔어"라며 "그러니까 빨리 기사, 빨리 내 갖고 빨리 확인하고. 그 기사를 여사한테 줘야 돼요. 나한테 빨리 보내"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김 전 의원이 김해갑에서 출마하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가 예정된 날짜(2월19일)보다 하루 앞당겨 18일 오후 언론에 전해졌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험지 출마 명분을 내세우고도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이 사실 또한 사전에 알고 있었던 명태균씨는 2월26일 오전 11시4분 E씨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김영선이 컷오프요. 끝난 지 오래됐어"라고 말했다. 이후 명씨와 김 전 의원은 2월29일 개혁신당의 이준석(B) 의원, A의원과 지리산 칠불사에서 만나 개혁신당 비례대표 앞순번을 요구하며 '김건희 공천 개입' 폭로를 논의했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이들은, 두 사람이 뒤바뀐 주종관계에 가까웠다고 증언했다. E씨는 "김 의원이 우리 의원실에는 국회의원이 둘이라고 했다. 김영선과 명태균"이라며 "공무원과 함께 회의하는 자리에서도 헤드(상석)에 명태균이 앉고, 김영선 의원은 옆자리에 앉았다"라고 했다. D씨는 명씨 힘의 배경으로 "대통령, 특히 여사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공천마저 좌지우지하는 실세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설명했다. D씨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명씨가 김 전 의원에게 쌍욕을 비롯해 막말을 해서 쇼킹했다"라면서 "김 전 의원은 아무 말도 못하고 그걸 감내했다. 주종관계 이상으로 보였다"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토마토 보도. ‘명태균 게이트’의 문이 열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윤석열, 김건희 두 사람이 있다"라고 적었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부인은 절에도 가고 개신교 교회에도 가던데. 건진ㅡ천공...이번엔 명태균 ㅇㅇ? 제정일치 사회가 끝난 게 언젠데 이런 이름들을 연이어 들어야 하나요?"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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