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부인, 장인 등 가족 이름으로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게시판에서 작성자 ‘한동훈’으로 검색하면 "건희는 개 목줄 채워서 가둬놔야 돼” “검사 때도 수사는 한동훈이 다 함. 윤은 술만 먹음” 등 200여 건의 비방 글이 나온다. 한 대표의 부인 진은정씨 이름으로도 “김건희의 나라냐, 성난 민심 직시하라” 등이 올라왔다. 일부 당원들은 한 대표의 부인, 딸, 모친, 누나, 장인, 장모의 이름으로 작성자를 검색해 비방 글 900여 건을 더 찾아냈다. 윤 부부 욕설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당원 게시판은 6일 새벽 1시부터 오전 9시 30분까지 점검한다고 막아버렸는데, 이후 작성자 검색 기능이 폐지됐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이 "몸통이 한 대표의 부인 진은정 변호사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한동훈 대표가 그 가족들의 명의를 외부에 맡길 가능성은 낮다고 보기 때문에 양가 어르신들의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그 배우자인 진은정 변호사밖에 없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 대표와 가족 이름으로 작성된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이 국힘 당원 게시판에 무더기로 올라온 사실이 알려진 건 지난 5일 밤 보수 유튜버가 영상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당원 게시판은 휴대폰 실명 인증을 해야 글을 쓸 수 있는데 진은정씨뿐만 아니라 한동훈 대표의 장인과 장모, 모친 이름으로 올라온 글에서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고 한 대표를 치켜세우는 글을 올린 시간이 모두 같은 시간대에 몰려있다. 아울러 부인 진은정씨가 작업 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장 전 최고위원은 "한동훈 대표가 가족 의혹에는 입장도 밝히지 못하고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다 식으로 덮고 가자’ 그러면서 지난 주말 동안 이재명 대표 판결 결과에 맞춰서 페이스북을 거의 하루에 막 대여섯 개씩 올리더라"면서 "그것도 결국 자신을 향한 이 문제를 다른 쪽으로 물타기 하기 위한 의도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장 전 최고위원은 다음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민주주의 파괴범이라고 김경수 복권을 반대하던 한동훈 대표의 내로남불. 한동훈 대표 가족들이 당원 게시판에서 여론 조작한 행위는 민주주의 파괴 범죄 아닌가"라며 '가족 드루킹'이라는 취지로 맹폭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을 향해서는 개혁과 쇄신을 요구하면서 정작 자기 가족 의혹은 덮으려는 한동훈 대표는 지금 공정한가"라며 "범죄 혐의가 걸렸으면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진실을 밝혀야한다는 게 검사 한동훈의 신념 아니었느냐. 어쩌다 이렇게 비겁하고 무책임해졌는지, 검사 한동훈이 정치인 한동훈을 한심하게 여길 게 분명하다"라고 꼬집었다.
'한동훈 댓글부대' 논란으로 친윤계를 중심으로 진상 규명을 위한 당무감사 요구가 터져 나오고, 보수 유튜버의 고발을 접수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한 대표 측은 동명이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가족들 이름의 게시글은 제대로 된 해명을 못내놓고 있다.
댓글 공작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자 한 대표는 장 전 최고위원의 지적대로 당내 회의와 SNS를 통해 선거법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재명 대표 비난에 화력을 쏟아내면서 당 안팎에서 '비겁하다'라며 야유를 받는 사면초가에 빠졌다. 한 대표는 지난 1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 재판 결과의 반사이익에 기대거나 그렇다고 오버하지도 않겠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고, 쇄신하고 더 민생을 챙기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대표는 이날 공개발언 13분 가운데 9분 가까이 이재명 대표 비난 발언을 이어 나갔다.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묶여있는 강아지마냥, 윤석열과 눈 맞추며 사진찍고, 뒤에서 윤석열 등에 댓글로 비수 꽂는 짓~그러면서 대야 투사인양, 제1야당 대표 공격하는 체, 하는 인간의 태도, 이걸 근시안이라고 한다.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하다가 '망쪼'를 자초하는 짓, 이걸 소탐대실이라고 한다"라고 비꼬았다.
지난 5일 보수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썸네일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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