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일본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논란이 됐던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이 24일 니가타현 사도시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열린 사도광산 추모식에 입장하고 있는 장면. (하) 이날 추모식에 한국 정부 관계자 및 유가족을 위해 마련된 자리들은 텅텅 비어 있다. 뉴스1 갈무리

 

사도 광산 공동 추도 무산, 日本이 양국 협력 해치고 있다- 조선일보

사도광산 추도식 파행… 번번이 무시당하는 우리의 선의- 동아일보

안일한 대응으로 일본에 또 뒤통수 맞은 외교부- 중앙일보

사도광산 추도식 파국, '굴욕 외교'의 쓰린 결과다- 한겨레신문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 사태, 대일 굴욕외교의 예고된 '참사'- 경향신문

사도광산 약속 어긴 일본, 뒤통수 예고에도 당한 정부- 한국일보

 

국내 주요 언론이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 추도식과 관련해 한국이 또 뒷통수를 맞았다는 비판 일색의 사설 제목이다. 24일 사도광산 추도식이 일본 니카타현 사도섬에서 한국 정부와 피해자 유가족이 불참한 가운데 일본 단독으로 열렸다. 정부는 일본 정부 대표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전력과 ‘강제노동’ 표현이 담기지 않은 추도사 등을 뒤늦게 확인하고 불참을 결정했다.

 

그런데 이는 윤석열 정부의 안이한 대응으로 이미 예고된 사태나 다름 없어 조중동마저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현재까지도 정부는 일본의 모욕적인 추도식에 대해 유감 표명이나 공식적인 항의 조차 하지 않았다.

 

해당 추도식은 앞서 지난 7월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우리 정부에 매년 개최하겠다고 약속한 핵심 조치였으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인물을 참석시키면서 첫해부터 한국을 우롱했다. 그런데도 일본은 오히려 추도식 직전인 이날 주한 일본대사관을 통한 입장에서 “한국과 정중한 의사소통을 실시해 왔다. 한국 측이 불참한다면 유감스럽다”라며 행사 파행의 책임을 한국 정부에 돌렸다.

 

일본은 2020년 6월 군함도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조선인 강제노역에 대한 역사를 알리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아 유네스코의 경고까지 받은 바 있기에 일본을 믿기 힘들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처음부터 나왔다. 결국 일본은 ‘사도광산’ 추도식이 아니라,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축하 기념식을 열려 했던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앞서 윤 정부는 갖은 명목을 붙여 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를 찬성했다.

 

사도광산은 태평양전쟁 발발 이후 수많은 조선인들이 끌려와 강제노역을 했는데, 모두 1519명의 조선인들이 노역하면서 가혹한 노동으로 숨졌고, 일부는 고국에 돌아왔어도 진폐증 등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매번 약속을 어기는 일본에 대해 ‘선의’를 믿고, ‘물 반 컵’을 연신 채우고 있으나, 돌아오는 건 ‘나머지 반 컵’은 고사하고, 얼굴에 그 물을 끼얹고 있다. 한 번 속는 것은 속인 쪽이 잘못이나, 연거푸 속는다면 속는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한겨레의 평가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날 SNS를 통해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올바르게 알리지 않고 조선인들의 강제노동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데 대해 강하게 비판하면서 "유네스코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최근 사도광산을 답사하고 돌아왔다"라며 "'강제성' 표현은 전혀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특히 '반도인은 원래 둔하고 기능적 재능이 극히 낮다', '반도인 특유의 불결한 악습은 바뀌지 않아' 등 오히려 조선인을 비하하는 내용을 전시하고 있었다"라고 개탄했다.

                                                        동아일보 갈무리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으로 끝날 일인가? 또다시 고개 숙이는 친일 매국정권에 분노한다>, <“골프외교”도 미리 준비하던 윤석열 정부는 어찌하여 축하파티로 전락한 사도광산 추모식에는 감감무소식 무대책이었던 건가?> 제목으로 2차례나 논평을 내고 강하게 비판했다.

 

황정아 대변인은 "대한민국 국민과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이 느낄 참담한 치욕 앞에서 우리 정부가 한다는 게 고작 ‘불참’ 선언 뿐인가?"라며 "일본의 뻔뻔한 도발 앞에 윤석열 정부의 굴종외교 민낯이 또 한 번 여실히 드러났다"라고 밝혔다.

 

황 대변인은 "사도광산 추도식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인물을 보내겠다는 일본정부의 파렴치한 행태에도, 강력한 항의는커녕 ‘불참’이라는 무기력한 조치에 그치는 정부를 보며 국민의 가슴에 천불이 일고 있다"라면서 "퍼주기 외교, 사도광산 협상이 ‘성과’라고 강변하더니, 결국 일본이 채워온 나머지 ’반 컵’에는 조롱과 능멸만이 가득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정부의 추도식 불참은 선언적 대응일 뿐, 일본의 역사왜곡을 바로 잡고 국제사회에 강제동원 피해의 진실을 알리는 데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라며 "윤석열 정부는 즉각 일본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하고, 명확한 후속 조치에 강력히 나서라"고 촉구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도 같은날 브리핑에서 “'골프외교'도 미리 준비하던 윤석열 정부는 어찌하여 축하파티로 전락한 사도광산 추모식에는 감감무소식 무대책이었던 건가?"라며 "사도광산에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던 우리 선조들을 추도하는 자리에 일제 전범을 기렸던 일본 측 인사가 참석하기로 한 거다. 추도가 아니라 모욕이다. 이조차도 윤석열 정부는 한참 늦게 확인해 추도식 하루 전날 부랴부랴 우리측 불참을 통보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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