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흔드는 '김건희 명단'..공천개입·불법 관저공사·주가조작 인물 취임식 초청<한겨레> 용산 권력 양분한 '김건희 라인'..."여사 몫 보고서까지 달라 해"
'한겨레' 갈무리
영부인 김건희씨가 지난 2022년 5월 10일에 거행된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한 사람들 명단이 공개됐다. 윤 대통령이 600여 명을 초대했고 김건희씨가 700여 명을 초대했다. 대통령 취임식에 대통령보다 부인 인맥이 더 많이 초대된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25일 '한겨레'에 따르면 초대된 사람들은 김건희씨의 가짜 논문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명품백 수수, 국정농단 명태균 게이트, 대통령 관저 불법 공사 등과 관련된 인물들로 확인됐다. 최근 나라를 시끄럽게 한 온갖 논란의 주역들이 김씨의 백그라운드로 정권 출범 축하 자리에 함께하면서 정권을 뒤흔들고 있다.
초청된 대통령실 인사 가운데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쇄신을 요청했다는 '한남동 8인회' 가운데 이기정 대통령실 의전비서관도 있었다. 윤 대통령을 '삼촌'으로 김건희씨를 '작은 엄마'라고 부른다는 황종호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의 아버지 황하영 강원도 소재 동부산업 회장도 초대를 받아 참석했다. 황 회장은 윤석열 검사가 강릉 지청 시절 인연을 맺었다고 알려졌다.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과 여론조작 논란으로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명태균씨도 '미래한국연구소 회장' 직함으로 부인과 함께 김건희씨 초대로 이름을 올렸다. 명태균씨는 자신이 미래한국연구소와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검찰이 김건희, 최은순 모녀가 23억원대 수익을 올렸다고 밝힌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전 회장 부부와 아들 권혁민 도이치모터스 대표, 오모 이사도 초청자 명단에 올랐다. 또 정권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오른 대통령 관저 불법 공사의 핵심인 김태영 '21그램' 대표도 초청됐다.
김건희씨 논문을 대필해주고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혐의를 받는 설민신 한경국립대 교수와 김기현 경인여대 교수도 초청을 받았다. 김씨에게 명품백 등 5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도 명단에 있었다.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가 성남시 도촌동 땅을 사들이면서 349억원이 은행에 예치된 것으로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사건의 공범인 김모 씨까지 김건희씨 명의로 초대됐다.
대통령실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한겨레에 “‘여사 라인’이 주요 보고서를 2부씩 인쇄 요청하곤 했다. 여사와 자신들이 볼 용도였다”라며 “여사 라인의 과도한 관여에 대통령실 직원들의 불만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도 “정권 초 여사 라인 진입에 대한 내부 견제가 있었지만 결국 김 여사 의중을 꺾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라며 “심지어 애초에 정해져 있던 자리도 뒤바뀌기도 했고, 경질 위기에도 굳건히 버텼다”라고 증언했다. 이런 '김건희 라인'은 김씨와의 사적 인연을 바탕으로 취임식에도 초대됐던 이들 중 일부가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기 시작하면서 구축됐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식 행사에서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사진이 여러차례 논란이 됐는데, 내부에서 문제를 제기해도 여사 라인으로 불리는 이들이 고집을 꺾지 않는다”라며 “그들이 여사에게 충성하면서 오히려 대통령의 리더십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논란이 커진 뒤에야 사의를 표한 사례들이 일부 있지만, 김건희 라인으로 지목된 이들 대다수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라며 "코바나컨텐츠와 관련된 활동을 했던 김동조 국정기획비서관 등이 대표적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 참모로서 국정 기조 테두리 안에서 백그라운드 설명은 할 수 있지만, ‘박영선·양정철 인선 띄우기’ 등 대통령실 공식 입장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해당 뉴스를 공유하면서 페이스북에 "이 자체로 분명한 불법이고 국정농단이며, 대통령 탄핵사유"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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