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비상계엄령은 국무회의에서 먼저 의결 절차를 거처야 하는데 생략되었다. 그렇다면 김용현 국방장관이 건의하자 윤석열이 발표했다는 뜻이다. 모르긴 모르되 거기에 김태효 안보실 차장이 개입했을 것이다. 윤석열 정권의 외교 안보는 사실상 그가 조종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요건도 충족되지 않고 절차도 어겨
이번에 윤석열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요건도 되지 않고 절차도 어겼다. 따라서 계엄군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로 쳐들어가 유리창을 깨고 안으로 들어간 것은 폭거다. 국민들은 밤새 그 모습을 보고 치를 떨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군인들의 눈에도 공포가 어려 있었다는 점이다.
44년 전 광주 금남로 현장에서 전두환 계엄군과 맞서 싸웠던 필자는 계엄군의 모습을 너무나 잘 안다. 그때 그들은 굶주린 이리 같았다. 당시 광주에 투입된 공수 특전단은 며칠 동안 적개심 훈련을 받고 광주로 투입되었다. 하지만 이번에 국회에 투입된 군인들은 얼떨결에 들어온 것 같다.
계엄군들이 국회 건물의 유리창을 깨고 야간 특수 장비까지 갖추고 설치는 모습이 무슨 게임 속 병졸들 같았다. 지휘에도 혼선이 있었는지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헤매고,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하고 자신들도 혼란에 빠져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무런 준비 없이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윤석열을 꼬드긴 것 같다. 경찰도 경찰청이 아니라 서울경찰청이 움직인 것 같다.
망신당한 것 분풀이?
그 전에 김용현은 윤석열 골프 문제로 국회에서 망신을 당했다. 그 분풀이라도 하는 것일까? 명태균이 새로운 파일을 민주당에 넘긴다는 소문도 계엄령을 발포한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만약 거기에 윤석열이나 김건희의 목소리가 들어 있으면 그동한 했던 해명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나 탄핵의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3일 터진 추경호 국힘당 원내대표의 20억 수뢰설도,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위기감을 불러 일으켰을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그 즈음(2018년) 추경호 재산이 20억이 늘어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추경호는 문재인 정부 때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장모가 상속해 주었다고 하지만 어색해 보인다. 이 역시 수사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주가조작, 명품수수, 공천개입, 인사 개입 등으로 국정 지지율이 10%대로 내려가고, 절대 다수의 야당이 검사 및 감사원장을 탄핵 소추하자 열 받은 윤석열이 즉흥적으로 한 행동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거기에도 국방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즉 이번 사건의 수괴는 윤석열과 김용현, 김태효로 보인다.
작년부터 예견한 계엄령 현실화
필자는 칼럼을 통해 작년부터 윤석열 정권의 마지막 수단은 계엄령-국지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충암고 후배들을 국방부 사령관, 기무사 사령관, 정보 사령관으로 임명한 것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음모는 1일 천하, 아니 3시간 천하로 끝났다. 다행이 야당 의원 다수가 국회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고, 국힘당 의원 약 20명도 비상계엄 해제에 가결표를 던졌다. 모처럼 한동훈이 좋은 일을 했다.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은 4일 윤석열 탄핵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은 윤석열 탈당, 김용현 국방부 장관 파면을 요구했다.
여야 즉각 탄핵 발의해야
윤석열은 자유와 헌법 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하지만, 정작 헌법을 어기고 국가를 나락으로 빠뜨리게 한 사람은 윤석열 자신이다. 따라서 국힘당도 이제는 더 이상 윤석열을 비호할 수 없게 되었다. 즉 지금 윤석열 탄핵을 선언해도 어떤 역풍도 불지 않는다.
모르긴 모르되 이번주 금요일(6일) 발표될 갤럽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정권은 15% 이하로 내려갈지도 모른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 자리수로 내려갈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보수와 조중동도 윤석열을 버리게 될 것이다. 그 순간 윤석열과 김건희의 시대는 종말을 고하게 된다. 루이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가 되고 마는 것이다.
윤석열은 동학혁명, 3.1운동, 4.19, 5.18, 6월 항쟁, 촛불혁명을 일으킨 우리 국민을 너무 얕보았다. 그저 검찰 총장 때 식으로 억지로 수사하고 기소하고 구형하면 국민들이 떨 줄 았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어제 국회에서 보았듯 그 삼엄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국회로 나가 계엄군과 맞서 싸웠다. 아, 어디선가 광주의 친구들이 부르는 노래가 들려온다.
임을 위한 행진곡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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