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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당’은 제1야당 될까?

고하승 칼럼 | 기사입력 2017/10/19 [09:41]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당’은 제1야당 될까?

고하승 칼럼 | 입력 : 2017/10/19 [09:41]

“국민의당 호남 중진 의원들은 내심 집권당이 된 더불어민주당과 흡수합병 및 연대.통합 되기를 희망하겠지만, 그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국민의당에는 기득권 세력이 지배하는 양당체제를 끝장내고 다당제 체제를 뿌리 내리라는 준엄한 국민의 명령이 주어졌다. 따라서 국민의당은 집권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루지 못하도록 양당을 견제하고 분권형 개헌을 주도하는 정당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선행할 일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이다. 바른정당 역시 존폐위기에 놓인 만큼 굳이 통합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렇게 해서 단단한 제3정당의 위치를 굳혀야 한다.”

▲ 출처:유투브


이는 19대 대통령선거 다음날인 지난 5월 10일, 필자가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하라’는 제목으로 쓴 칼럼 내용 중 일부분이다.

당시 필자는 “비록 지지율은 낮지만 ‘안철수-유승민 연대’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런데 필자의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17일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실제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이 지난 13~14일 여론조사 회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를 실시한 결과(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3.6%.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경우, 통합정당 지지율이 ‘껑충’ 뛰어 올라 단숨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치고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2위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체제에서의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9.3%, 자유한국당 15.0%, 국민의당 6.4%, 바른정당 6.8%, 정의당 5.4%였다.

그러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경우를 가정해 정당 지지율을 묻자 민주당 46.3%, 한국당 15.6%,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당 19.7%, 정의당 5.3%로 집계됐다.

통합당 지지율이 국민의당-바른정당 두 정당의 지지율 단순 합계보다도 무려 7%포인트 높은 수치다. 107석의 거대한 한국당 지지율보다도 4.1%포인트 높다.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 시 민주당 48.9%, 한국당·바른정당 통합당 26.3%, 국민의당 6.2%, 정의당 5.4%로 보수통합당은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지지율 단순합계보다 불과 4.5%포인트만 높았다. 시너지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것이다.

특히 민주당과 국민의당 통합을 가정했을 경우는 민주당·국민의당 통합당은 54.6%, 자유한국당 15.9%, 바른정당 7.2%, 정의당 7.7%로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각자 기록한 지지율의 합(55.7%)보다도 오히려 1.1%포인트 낮았다. 시너지효과는커녕 되레 지지층에서 이탈 현상이 나타난다는 뜻이다.

그러면 호남 민심은 어떤가.

그동안 국민의당 호남 중진 의원들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호남 민심에 반하는 것"이라며 반대해왔지만, 예상과 달리 호남 민심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에는 호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광주·전라 지역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68.0%, 국민의당 8.6%다. 민주당·국민의당 통합 시엔 74.4%로 두 정당 지지율 단순 합계보다 낮아졌다. 반면 국민의당·바른정당이 통합할 경우엔 민주당 58.6%,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당 20.9%로 조사됐다. 대단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것이다.

5.9 대선 이전부터 두 당의 통합필요성을 주장하며 그 가능성을 주목해 왔던 필자로선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반갑기 그지없다. 이제부터 두 당의 통합논의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정치권 안팎에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에 본격적인 통합논의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실 그것은 당연한 수순이기도 하다.

안철수 대표도 18일 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제 3지대, 제3의 길에 대한 기대가 국민들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확인했던 조사"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사실 ‘제3지대’, ‘제3의길’을 주장하며 두 당의 통합을 주장했던 정치인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다. 실제 손 전 대표는 지난 대선후보 경선 당시 그런 주장을 했다가, ‘독자생존’을 고집했던 안철수 대표에게 완패했다.

그러나 지금 보니, 결과적으로 당시 손학규의 주장이 옳았고, 안철수 주장은 틀렸음이 입증된 셈이다. 따라서 두 당의 통합을 논의하기에 앞서 안 대표는 손 전 대표에게 정중하게 사과하고, 그에게 통합전권을 맡길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면 대표직을 내려놓을 필요도 있다. 그래야 여전히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호남 중진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될 것 아니겠는가.

<고하승:시민일보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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