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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승리, 정준영... 그리고 나경원

권종상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19/03/17 [00:09]

김학의, 승리, 정준영... 그리고 나경원

권종상 논설위원 | 입력 : 2019/03/17 [00:09]



김학의 별장 성접대 사건이라는 말마저도 마음에 안 듭니다. 지금까지 나온 여러가지 정황을 볼 때, 이건 '특수강간 사건'이라는 말이 맞습니다. 즉,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버닝썬 사건과 이를 수사하다 밝혀진 여러가지 사건들은 모두 한가지 사건입니다.

그러나 굳이 사건의 무게를 따지자면 김학의 사건의 무게가 더 크다고 봐야 합니다. 승리와 정준영이 관련된 사건은 그나마 '사적 범죄'입니다. (연예인들이 범죄 저지르고 나서 국민들에게 사죄한다 따위의 말 하는 거, 정말 싫습니다. 자기들이 무슨 공직자도 아니고. 연예인을 공직자 급의 공인으로 몰아붙이는 것도 사실 이상한 전체주의적 관습 같아서. 승리와 정준영은 국민이 아니라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게 맞겠지요) 그러나 김학의는 차관까지도 해 쳐 잡순 '공직자' 입니다.

장자연 사건도 이 사건과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권력을 가진 자들이 여성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가 하는 것이 이들 사건에 한꺼번에 묻어 있는 겁니다.

애초에 일제 강점기에 일본의 마름을 하던 이들이 권력을 잡았고, 이들이 만든 사회에서 '돈과 권력이면 장땡'이라는 사고가 안 퍼졌다면 그게 이상한 겁니다. 제대로 청산 못한 일제 부역자들의 잔재는 우리에게 기회주의, 한탕주의, 도덕의 실종을 낳을 수 밖에 없었고, 그런 사회에서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은 별 짓을 다 해 온 겁니다.

우리가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나라는 그 시대가 낳은 모든 부조리를 청산할 수 있는 나라여야 할 겁니다. 심지어는 우리 마음 속에 내재되어 버렸을 부도덕한 욕망까지 다 치워낼 수 있는. 우리가 그런 바람직한 사회로 나갈 수 있었던 첫 단추가 해방 후 반민특위 아니었습니까?


그걸 생각해 보면 왜 나경원이 반민특위가 갈등을 낳았다는 등의 헛소리를 하는지도 다 한꺼번에 보이지 않습니까? 왜 내년 총선에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하는지 분명해지는 거지요.

시애틀에서..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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