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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장모·처 송금 받은 양재택,뇌물수수 의혹에 "검사 특수활동비 모아 갚았다"

정현숙 | 기사입력 2020/04/25 [23:51]

윤석열 장모·처 송금 받은 양재택,뇌물수수 의혹에 "검사 특수활동비 모아 갚았다"

정현숙 | 입력 : 2020/04/25 [23:51]

정대택 "최은순·양재택·김건희 3인 유럽여행까지 .. 양재택 뇌물수수 최 씨 모녀 뇌물공여 피고소"
KBS 방송화면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은순 씨는 과거 사문서위조와 협박, 위증 등으로 10번 가까이 기소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나 법망은 교묘히 빠져나왔다. 여기에는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도 얽혀있다.


최은순 씨와 동업했던 사업가 정대택 씨에 따르면 여기에 양재택 전 검사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그는 윤 총장에 앞서 김건희 씨와 5년간 밀접한 관계를 가졌던 인물로 2003년 서울지검 형사부 부장검사 등을 거쳐 서울고검 검사를 마지막으로 2008년 검찰에서 떠났다. 지금 인물란에는 루츠알레 대표변호사로 나와 있다.

그런데 25일 KBS 보도에 따르면 양재택 전 검사는 과거 형사부 부장검사 시절 그의 부인이 미국에서 최 씨 모녀에게 돈을 받았는데 공금인 특수활동비를 모아 갚았다고 해 지금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의 소리'와도 다수의 인터뷰를 했던 사업가 정대택 씨는 같이 동업을 했던 윤 총장의 장모 최 씨와 부인 김건희 씨를 상대로 17년째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정 씨는 최 씨 모녀의 숱한 불법 자행에도 무사히 법망을 빠져나온 뒷배로 양재택 전 검사를 지목했다.
또 정 씨는 양재택 전 검사와 최 씨 모녀의 부적절한 관계를 증명할 정황증거 중 하나로 지난 2004년 7월 8일경 10박 11일간 세 사람이 함께 유럽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때 여행경비도 최 씨 모녀의 부담으로 모두 뇌물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발뺌하던 이들이 2015년경 조사과정에서 최 씨가 두 사람과 함께 유럽 여행을 한 사실을 인정한다. 세 사람이 함께 유럽을 방문했다는 주변 증언과 정황 증거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정대택 씨는 양 전 검사는 뇌물수수로 최 씨 모녀는 뇌물공여로 고소했다. KBS 제작진이 양 변호사를 만나 이 사실을 확인했다.

양 전 검사가 서울지검 형사부 부장검사로 재직하던 2003년 서울의 한 대형 스포츠센터가 파산한다. 사업가 정대택 씨는 당시 최 회장이라 불렸던 투자자로부터 종잣돈 10억 원을 유치한다. 최 회장으로 불렸던 이는 윤 총장의 장모가 된 최은순 씨다.

5개월 만에 52억 원의 이익을 남긴다. 이익금을 반반씩 나누기로 했지만, 최 씨는 돌연 변심해 이 약정서가 "강요로 맺어졌다"며 정대택 씨를 고소해 승소했다. 약정서를 쓸 당시 입회한 백 모 법무사가 최 씨의 금품사례를 받고 "강요가 있었다"고 허위로 증언한 게 결정적이었다.

피해자인 정대택 씨가 가해자가 된 꼴로 징역형을 받아 무고한 옥살이를 했고, 이익금 52억은 모두 최은순 씨 차지가 됐다.

[정대택/고소인 : "떳떳하면 민사소송으로 잘 응하면 될 거 아닙니까? 민사를 형사로 만들어서 (검사가) 엮은 거죠."]

그러나 항소심에서 백 법무사는 "최 씨로부터 금품을 받고 위증했던 것"이라고 양심선언을 한다. 그는 최 씨에게 13억을 받기로 약속하고 위증을 했는데 5억 원밖에 못 받았다며 위증죄를 자백했다.

법무사의 자백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위증을 교사한 최 씨 모녀는 그냥 넘어가고 백 법무사를 위증죄가 아닌 변호사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 실형을 살게 만든다. 동업자 정대택 씨는 강요죄로 백 법무사는 변호사법으로 2명을 깨끗이 날려버린 것이다.

[나병용/당시 정대택 씨 변호인 : "모해위증으로 결단 나고 했으면 정대택 씨가 처벌받은 강요라든지 모든 것이 뒤집어지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정대택 씨는 자신이 피해를 본 이 사기 사건에 대해 양재택 전 검사가 최 씨 모녀의 뒷배가 되어 봐줘서 발생한 일이라고 했다. 정 씨는 또 뇌물수수로 지난 3월 양 전 검사를 추가로 고소했다.

검찰이 2004년 정대택 씨를 기소한 직후 최은순 씨가 당시 돈으로 미국에 2천만 원이 넘는 거액을 송금했는데, 받은 사람이 당시 검찰 고위간부였던 양 전 검사의 부인이었다. 뇌물이란 거다.

정 씨에 따르면 당시 양 전 검사의 부인과 자식들은 미국에 유학 중이고 그는 기러기 아빠로 김건희 씨와 내연관계를 맺었다. 최 씨 모녀가 양 전 검사의 힘으로 자신의 고소가 힘을 못 쓰게 도왔다는 거다.

[정대택/고소인 : "이런 사람들이 계속 뒤에서 뒷배를 써가지고 이렇게 내가 누명을 쓰고..."]

KBS 홍사훈 기자가 양재택 전 검사를 직접 만났다. 양 전 검사는 당시 제이슨이란 사업가를 통해 최 씨 모녀를 알게 됐다고 한다. 미국에 있던 자신의 부인이 돈이 필요해 제이슨에게 송금을 부탁했는데, 왜 최 씨가 돈을 보냈는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럼 부인께선 전혀 모르는 사람 이름으로 큰돈이 송금됐는데, 누구냐고 물어보지 않았나요? (아내가 특별하게 물어보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럼 제이슨에게 돈은 갚았나요? (계좌이체가 아니라 현금으로 갚았습니다. 당시 제가 부장검사였기에 매달 현금으로 나오는 특수활동비를 몇 달간 모아서 줬습니다.")]

특수활동비란 개인이 마음대로 쓸 수있는 돈이 아닌 검찰 업무에 필요한 공금으로 양 전 검사가 결국 최 씨를 통해 특수활동비를 세탁해 부인한테 보냈다는 건데 취재진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신속한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윤 총장 장모 최 씨 측은 "해당 사건이 대법원판결까지 끝난 사건이며 정대택 씨의 허위주장"일 뿐이라는 입장을 취재진에 전했다.


최 씨 모녀·양재택·윤석열 연결고리는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
 
정대택 씨에 따르면 양재택 전 검사와 최 씨 모녀, 윤석열 총장의 연결고리는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대표를 지냈던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이라고 한다. 조 회장이 김건희 씨에게 양 전 검사를 소개했으며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윤 총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 2019년 12월 13일 자 [삼부토건, 직원임금 못줄 때도..법조 전관들엔 월급주듯 고문료]라는 제목의 '한겨레' 기사를 보면 삼부토건과 검찰의 유착관계를 엿볼 수 있으며 여기에도 양재택 검사가 등장한다. 이날 한겨레 기사 일부분 발췌해 옮겨본다.
 
“‘호텔 르네상스 제국’을 이뤘던 삼부토건이 무너진 건, 전환사채를 불법 발행하는 방식의 부실 경영을 하더라도 ‘서초동’ 전관들이 자신들을 구원해주리라 믿었던 옛 경영진 때문입니다.”
 
삼부토건에서 오래 근무했던 한 법무 담당자의 말이다. 상당수의 전관 법조인들이 고문료와 자문료를 받고 삼부토건의 법률고문을 맡고 있다. 전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냈던 최교일 미통당 의원과 양재택 전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 등이 그렇게 고문료를 받았다.
2019년 12월 13일 '한겨레' 기사 중


삼부토건은 2011년 4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가 두달 뒤 철회했고, 2015년 8월 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해 2년 뒤인 2017년 10월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삼부토건 노동자는 거리로 내몰리고, 하청업체는 망해갔다.
 
삼부토건은 임금과 하청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법률고문료를 지급했다. 자금 여력이 있던 자회사 삼부건설공업이나 르네상스호텔(남우관광)에서 법률고문료를 지급하는 편법을 썼다.
 
삼부토건에서 일했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삼부토건은 2000년대 초반부터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 등 법조계 출신 인사를 법률고문으로 위촉하기 시작했다.
 
2세에서 3세로 경영권이 세습될 무렵인 2000년대 중반부터 조 전 회장의 동생인 조남원 부회장과 아들 조시연 부사장 사이에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법조계에서 요직을 지낸 이들로 법률고문 위촉이 확대됐다.
 
삼부토건 임원을 지낸 한 인사는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분쟁에 대비하려고 사주 일가가 회삿돈으로 검찰이나 법원 요직을 지낸 전관 출신들에게 보험을 들기 시작했다”라며 “회장과 사주 일가 말 한마디로, 하는 일도 없는 법조계 인사들에게 매달 수백만원씩 고문료가 지급됐다”라고 말했다.
 
당시 과정을 모두 지켜본 전 삼부토건 법무 담당자는 “경영진이 법률고문료 등으로 회삿돈을 쓴 시기에 임금체불 등 어려움을 겪은 직원 수백명이 회사를 떠났다. 미지급금 때문에 망한 하청업체도 있다”라고 말했다.
 
삼부토건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고소·고발에 대처하기 위해 별도로 고위 검찰 출신 변호사들을 선임하기도 했다. 정상명 전 검찰총장과 홍만표 전 대검 기조부장,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 등에게 억대의 수임료를 지급했다.
 
삼부토건에서 오래 법무 업무를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여상규 고문은 현직 국회의원이었다. 법무 담당자가 그런 법률고문과 상담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겠느냐”고 되물으며 “옛 사주 일가가 회삿돈으로 법조계 인사들과 인맥을 쌓은 것뿐이고 그들이 회사 일을 하는 구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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