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미국식 민주주의, 조종(弔鐘)이 울려퍼지다!...자주와 주권을 옥죄는 쇠사슬을 절단할 절호의 기회다
이흥노 미주동포 칼럼니스트
2021년1월 6일, 오늘 끝내 미국식 민주주의 (자본주의)의 조종이 전 세계로 울려퍼졌다. 비틀거리던 미국식 민주주의가 종말을 고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것은 우연이나 순간적 돌발 사건이 아니라 이미 예견된 것이라고 봐야 맞다. 미대선을 앞둔 미국 사회의 분위기가 흉흉하더니, 총기 구매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생필품 사재기가 요란하기 시작했다. 멀지 않아 뭔가 불길한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알리는 징조가 분명했다. 지난 11월 7일, 마침내 바이든의 대선 승리 결과가 발표됐다. 그러나 패배를 인정하지 않던 트럼프는 부정선거라며 법적 대응으로 맞섰으나 법의 심판은 트럼프의 손을 들어주질 않았다. 대선결과를 뒤엎으려는 마지막 행동계획을 1월6일로 잡았다. 이날 상하의원 합동회의에서 선거인단 투표 인증 최종 절차 진행이 예정되어 있었다. 트럼프는 합동회의에 앞서 지지자들에게 공화당 의원들이 대선결과를 뒤집어야 한다고 했다. 그들에게 자부심과 용기를 불어넣어야 한다면서 의회로 가라고 격려했다.
의회에 도착한 시위자들은 폭도로 돌변했다. 열세인 의사당 보안요원들을 물리적으로 물리치고 의회를 점령했다. 건물밖에 나부끼던 성조기가 트럼프 이름이 새겨진 깃발로 바뀌었다. 의회를 완전히 장악한 폭도들은 “우리는 선거에서 승리했다”며 개선장군 같이 행세를 했다. 인종차별 상징인 대형 남부연합기가 의사당 내에 휘날렸다. 하원의장 책상위에 “결코 우리는 후퇴하지 않겠다”는 글발 까지 남겼다. 회의를 하던 의원들은 방독면을 쓰고 어디론가 몸을 숨겼다. 무력 대치 속에 최루탄이 터지고 시위대와 경찰의 부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시위대와 경찰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저녁 6시 통금령이 발동되고 증원 경찰과 군대가 동원돼서야 4시간만에 평정을 되찾았다. 상하합동회의가 재소집돼 바이든의 승리를 최종적으로 재확인했다. 이로서 바이든은 상처뿐인 승리를 안고 1월20일 대통령에 취임하게 된다.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더 이상 시위대라는 말 대신 폭도라 불렀다. 또, 이번 사건을 ‘트럼프의 무혈 쿠테타’라고도 부른다. 민주주의 전당이라는 미의사당이 폭도들에 의해 쑥대밭이 되는 매 순간이 모두 전세계에 타전됐다. 지구촌은 우려, 실망, 조소를 금할길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지구상 어떤 미개한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저질의 광난을 전세계가 지켜본 것이다. 많은 양심있는 미시민들은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고백한다. 이번 실패한 쿠테타에 ‘프라이드 보이스’를 비롯한 극우보수우익, 총기 옹호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들은 트럼프의 후광을 업고 전례없이 성장일로에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것은 미국의 진보적 전진에 장애물일 뿐 아니라 지구촌의 미래에도 불행한 암적 존재가 분명하다. 미국을 요지경으로 만들고, 특히 무혈쿠테타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트럼프에게 있다. 허나 있지도 않은 부정선거 주장에 동조해 선거결과를 뒤집겠다고 나선 공화당 의원 절반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법원도 부정선거 물증 부재라며 기각한 걸 굳이 표도둑이라고 우기는 꼴은 이미 미국이 민주주의를 할 자격 상실이라는 걸 말해준다. 코로나 재앙으로 하루 수 천 명이 목숨을 잃어 8일 현재 누적 사망자가 37만명을 넘어섰고 확진자는 2천200만명에 달한다. 경제가 거덜나 배고파 못살겠다는 아우성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는 판국에 골프를 즐기면서 희희낙락하는 트럼프를 어떻게 제정신이라 볼 수 있을까? 코로나로 죽은 37만명의 넋이 트럼프를 그냥 놔둘 것 같진 않다. 공화당 트럼프 지지자 중 83%가 바이든 승리를 안믿는다는 조사결과는 미국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고 보지 않을 도리가 없다. 검은 걸 희다고 우기는 나라, 불의를 정의라고 강요하는 나라를 우리는 혈맹이라 노래한다. 미군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나라가 지구상 딱 하나 존재한다. 그게 바로 한국이다. ‘한미동맹’을 ‘신주단지’로 모시고 조석으로 백악관을 향해 기도하는 나라가 한국이다. 남북 관계 개선 움직임에 놀란 트럼프가 “우리 허가없인 한국은 아무것도 못해”라고 소리를 질러도 찍소리 못하고 납작 엎드리는 나라가 한국이다. 지난 4년 간, 분단을 심화시키고, 미국을 분열시키고, 세계를 갈기갈기 찢는 짓에만 몰두했던 트럼프가 이제 열 흘 뒤에는 ‘반역자’에 근접하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고 영원히 막후로 사라진다. 바이든 시대는 트럼프와 차별화 돼야 한다. 혁명에 가까운 대개혁으로 새판을 짜야 한다. 낡은 패권의식, 약육강식, 제국주의적 사고방식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지구촌이 더불어 공생공존하는 평화 번영에 촛점을 맞춰야 한다. 모든 전쟁, 적대관계를 끝장내고 온갖 형태의 제재도 풀어야 한다. 이것이 전 세계가 당면한 코로나 대재앙과 거덜난 세계경제를 살리는 최선의 길이기 때문에서다. 지금이 미국의 정권 교체기다. 드디어 그 오랜 세월 우리의 자주와 주권을 옥죄던 쇠사슬을 절단하고 어엿한 자주독립국으로 소생할 절호의 기회다. 가장 절박한 과제는 ‘남북 간 제반 문제는 민족 내부 문제’라는 원칙을 사수하는 일이다. 자주적 주권 행사를 하는 독립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제도적 장치를 뜯어고쳐야 한다. ‘작전통제권’ 회수와 불법인 ‘유엔사’ 해체가 절박하다. 통일의 암적 존재인 ‘국가보안법’ 폐기가 수반돼야 한다. 봄으로 예정된 ‘한미합동훈련’ 연기가 급하다. 이제는 남북 정상이 상시로 만나 한목소리를 내기로 해야 한다. 바이든 시대는 달라야 하기 때문에서다. <저작권자 ⓒ 국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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