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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 왜구' 램자이어 사태가 보여주는 일본의 몰락

권종상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1/03/02 [00:05]

'양키 왜구' 램자이어 사태가 보여주는 일본의 몰락

권종상 논설위원 | 입력 : 2021/03/02 [00:05]

 

 

일본이 얼마나 그 위상이 쇠락했는가를 보여주는 사건들이 수년 전부터 연달아 일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동일본 대지진과 바로 이어진 엄청난 쓰나미, 그리고 여기에 따른 정치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방사능 유출 때문에 일어난 일본이란 나라 자체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 붕괴 같은 것도 한몫하고 있지만, 그 이후 들어선 아베 정권의 극우 행보는 일본의 붕괴를 더욱 가속화시킨 면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아베 정권 이후 계속해 극우화 일로를 걸어 왔습니다. 같은 2차대전 패전국인 독일이 철저하게 과거를 반성하며 심지어는 거의 1백세가 다 된 나치 부역자를 찾아 기소하는 등의 단죄 노력을 통해 다시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고 지금 유럽연합을 이끄는 나라가 된 것과는 달리, 일본은 철저히 과거사에 대해 부인했고 이에 대해 항의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해당국가의 인사(특히 한국)들을 포섭해 지기들의 프로파간다를 심는 고첩 비슷하게 활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지난번 일본의 경제도발 이후 실체들이 드러났습니다. 갑자기 일본 편을 드는 학자들이 나타나더니, 이들이 얼마나 한국 사회 내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가가 이들의 집단 발호로 인해 오히려 사람들에게 아, 저들이 말로만 듣던 친일파구나 하는 것을 실감케 해 준 겁니다. 일본과의 경협이 중단되면 한국의 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를 것이라고 선전선동하던 언론계 인물들이라던지, 이들에게 데이터를 제공해주고 이론적 근거를 마련해주던 학자들이 마구 등장한 거지요.

이때 일본이 뭔가가 급한 일이 있었지요. 한국의 정보력이 꼭 필요했던 지소미아 사태 같은 것들이 그런 것이었는데, 하필이면 일본은 그때 한참 올림픽 준비에 매진하던 때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일본은 아예 한국에 대한 교역 및 민간의 왕래를 금지하는 단교에 준하는 조치까지 취했는데, 그것은 결국 일본의 경제생태계라는 것이 얼마나 취약하며 허약한 것인가를 드러내는 것 밖에는 되지 않았습니다.

일본의 주요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회사들이 한국으로 이전하겠다는 의사를 속속 밝히고 실제로 이를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 있는 곳도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터진 코로나 대창궐은 일본의 시스템 자체가 말도 안 되는 '디지털 시대에 뒤떨어진 구시대 유물'이라는 것을 그대로 드러낸 겁니다. 한국이 엄청난 양의 코로나바이러스를 검사해 감염자들을 찾아내고 경로를 찾아내는 동안 일본은 그것을 일일이 수기로 적어 취합해 이를 팩스로 전송하는 20세기 감성 쩌는 짓들을 했지요. 그 와중에 보여진 일본의 시스템이란 건 놀라운 거였습니다. 자기들이 가진 그 특별한 로봇 기술을 이용해 도장 찍는 로봇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일본의 시스템은 관료주의가 민주주의를 거부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겁니다.

이런 상태에서 일본은 어떻게든 올림픽은 치러야겠고, 자기들에게 비판적인 여론들은 잡아야겠고, 이러다 보니 이른바 '램자이어 교수 논문'을 발표해 어떻게든 해 보려 했던 셈인데, 이게 다시 부메랑이 됐습니다. 위안부가 매춘부라는 이 논문은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됐고, 그것은 곧 그의 신상털이 및 과거 행적 발굴로 이어졌으며, 그가 지금까지 써 온 말도 안되는 논문들이 세상에 공개됐습니다. 게다가 이를 옹호한답시고 국내 친일파들이 다시 움직였다가 이 조직의 뿌리와 형성 과정까지 세상에 드러나고 있는 꼴입니다. 고구마 캐다가 줄기가 줄줄 딸려나오는 꼴이랄까요.

일본에서의 올림픽 개최는 이제 완전히 끝난 꼴이다 싶습니다. 아직 여기에 이권이 걸려 있는 곳들이 올림픽 개최 목소리를 내고 있고, 우리도 도쿄 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의 지렛대로 삼고 싶어하는 면이 없잖아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도쿄에서의 올림픽 개최는 여러가지로 난망입니다. 코로나는 아직도 잡히지 않았고, 이 와중에 다시 터진 지진은 후쿠시마를 또다시 흔들어 오염수가 바다에 그대로 방류됐다는 증거가 차고 넘칩니다. 일본은 당연히 국제사회 민폐 국가로 찍혔고, 이런 일본에 대해 이젠 미국도 절레절레 고개를 흔드는 것 같아 보입니다.

코로나 판데믹 시대가 몰고 온 또다른 시대의 변화, 아마도 일본의 완전한 몰락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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