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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방송에서 못다한 한미외교국방회의(2+2) 관전 후기

고경하 | 기사입력 2021/03/22 [07:03]

[초점] 방송에서 못다한 한미외교국방회의(2+2) 관전 후기

고경하 | 입력 : 2021/03/22 [07:03]

 

▲ 한미외교 국방장관회의를 통하여 군사협상관련 토의하는 광경


 

[국민뉴스=고경하 기자] 김동엽 연구실장(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은 20일 평화통일세상으로 가는 길에서 우리 스스로 주인 주체 자주정신을 똑바로 가지고 실천할 것을 SNS정보관계통신망 페이스북을 통해서 따끔하게 일갈했다. 

 

외교부에서 보내온 참고자료를 보니 성과가 엄청나다. 너무도 성공적이고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고 부끄럽지 않은 회의라고 생각하는가 보다. 

 

그런데 나는 왜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 역시 난 심성이 꼬였거나 성격이 모난 놈인가 보다. 왜 이리 칭찬에 인색할까? 

 

현 정부와 바이든 정부 간 첫 외교국방장관회의이고 2+2라는 형식상 보다 큰 틀에서 이야기가 오갔을 텐데 별로 정리된 것이 없어 보인다. 한국은 바이든 정부 초기 대미외교에서 한미동맹의 안정적 관리를 보여준 회의란 성과를 부각하려는지 모르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외형적으로 공동성명만 놓고 보면 서로 큰 틀에서 상호 시각을 확인하고 이견차를 조율해 잘 포장해 발표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한미간 이견차를 해소했다기 보다 드러난 이견차를 임시 봉합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한다. 과연 한미간 인식의 차를 줄일 수 있을까?

 

▲ 한미연합군사훈련 해상초속정합동 상륙공격훈련


‘비핵화’니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이 빠졌다고 한미가 합의한 공동성명에 대중, 대북 메시지가 자극적이지 않고 상호 잘 조율한 어떠한 성과라도 되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 블링컨과 정의용이 공동성명에 북한 비핵화냐 한반도 비핵화를 가지고 밀당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뭐 그리 중요한지 모르겠다. 

 

공동성명과 무관하게 미국의 두 장관은 한국에 와서 할 말 다했다. 우리가 동맹의 안정적 관리에 목매고 있을 때 미국은 동맹을 내세워 중국을 향한 메시지를 던진 외교적 과시이벤트였다. 

 

미국의 두 장관은 웃음띤 얼굴로 동맹을 강조하면서 대미, 대북, 대중, 대일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돌아갔다. 우리 외교부장관은 쿼드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고 하지만 그걸 꼭 직설적으로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내가 보기엔 방한한 바이든 정부의 외교국방 두 장수는 한국을 쿼드에 참가시키려는 의도를 감추지 않았다. 홍콩, 대만에 남중국해 이야기하고 신장 위그루 티벳 인권 이야기도 했다. 

 

어찌 보면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에 대한 언급도 대중 동맹전선을 구축하려는 바이든 정부의 가치차원으로 올가미이다. 미국의 분명한 개념. 생각,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은 중국을 미국이 중시하는 자유, 인권, 투명한 사회, 언론의 자유, 행동의 자유, 민주적 정치절차, 원칙에 기초한 자유로운 시장 경제 등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가장 큰 위협으로 보고 있다. 그 위협을 혼자 감당하기에 미국의 부와 힘이 예전 같지 않으니 가치동맹과 함께 미국이 확실하게 비교 우위에 있는 가치를 확실하게 추진함으로써 중국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 

 

이제 미국은 더 이상 미국 단독의 군사력이나 경제력으로 중국을 흔들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스스로 알고 있다. 외력만으로는 오히려 중국을 내적으로 단결시키게 하는 빌미를 줄 뿐이다. 

 

미국은 동맹과 함께 중국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는 가치, 또 비교 우위에 있는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을 내부로부터 흔들려는 비교 우위의 가치 중심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고 본다. 바이든 정부의 관료들에게는 확고하게 신념화 된 것이라고 본다. 

 

이번 회의를 통해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정책이나 행동이 상업적 물질적이었다면 바이든 정부는 좀더 이념적이고 가치 중심적이다. 그리고 트럼프 정부가 주먹구구식이었다면 바이든의 사람들은 대단히 체계적이고 조직적이고 전문적이다. 

 

이는 바이든 정부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오바마 시기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에서 바이든 정부의 아시아 전략과 한반도 정책은 이미 밑그림은 그려져 있다. 한미간 인식의 차를 줄이기 쉽지 않은 이유이다. 

 

더욱이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지금 바이든 정부의 주요 외교안보 직위자들 상당수가 일본통이라는 점이다. 결국 바이든 정부의 생각은 우리의 생각과 많이 다르지만 일본과는 많이 닮아 있을 수 있다. 

 

미국이 일본과 한국 중 누구 말을 더 따를까? 

 

2016년 10월 미 워싱턴에서 제4차 한미 외교국방회의(2+2)가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정식 체결되었다. 

 

▲ 외교부청사 앞에서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약정 폐기하라 외치는 시민사회평화단체회원


그해 봄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위해 노래를 불러온 것이다. 오바마 시기 졸속 위안부 합의가 있었고 사드도 배치되었다. 

 

그때 그 사람들 지금 바이든 정부의 사람이다. 과연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언론에서 이야기 하는 것처럼 “북한 핵, 탄도미사일 문제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임을 강조한다” 공동성명 문구만으로 이번 회의에 최우선 의제가 한반도 비핵화 문제라고 보지는 않는다. 

 

“대북전략을 완전하게 조율하겠다”고 한 것도 그냥 한국에 왔으니 중국만 까기 뭐하니 끼워넣어 생색내기로 보인다. 이번 일본, 한국 방문의 본질은 대중국 견제 전선에 있어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가 주목적이었지 북한은 그 다음이다. 

 

전시작전통제권도 마찬가지다. “조건에 기초한”이라고 하는 순간 쉽게 줄 생각 없다는 것으로 들리는 것은 나만의 환청인가? 이번 정부 내 물건너 갔고 어쩌면 바이든 정부 내에도 어려울 듯 하다. 

 

이건 코로나나 연합훈련 핑계 댈 일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미중의 전략적 경쟁의 심화와 유엔사 재활성화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꼬여도 단단히 꼬였고 우리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좀 솔직해 지자. 전작권 뿐만이 아니다. 모두에 좀 당당해 지자. 

 

이제 우리 목소리가 필요하다. 전략적 모호성도 이젠 우리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나도 이제 칭찬이나 좋은 말만 하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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