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로봇시대 일자리의 미래'를 읽고!

정인대 칼럼 | 기사입력 2021/04/22 [00:05]

'로봇시대 일자리의 미래'를 읽고!

정인대 칼럼 | 입력 : 2021/04/22 [00:05]

 

 


최근에 저는 제이슨 솅커의 신작 “로봇 시대 일자리의 미래”를 읽었습니다. 지난 해 5월, ‘코로나 이후의 세계'라는 책으로 저자를 처음 접한 뒤, 지난 해 9월, '코로나 이후 불황을 이기는 커리어 전략'이라는 책으로 저자의 새로운 내용을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신작을 통해 저자가 코로나 시대에 오프에서의 행동이 제약되면서 저술 작업에 매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이슨 솅커는 지금까지 젊은 나이에 20여권 이상의 책을 저술했으니 다작을 하는 작가입니다. 한편으로는 전업 작가의 냄새도 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최근 제가 접한 3권의 책들을 보면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185페이지이고 ‘코로나 이후 불황을 이기는 커리어 전략'은 224페이지입니다. 그리고 오늘 서평을 쓰는 ’로봇시대, 일자리의 미래‘는 220페이지에 불과합니다. 세권을 하나로 묶어도 될 정도입니다. 

 

3가지 책의 공통점은 220쪽 안쪽의 두껍지 않은 분량으로서 읽기는 편하지만 깊은 내용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여러 학자들의 책을 비교하여 읽다보면 핵심 내용에 있어서 크게 중요한 부분은 별로 없이 겹치는 부분이 많음을 확인했습니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미래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총망라했다면 ‘코로나 이후 불황을 이기는 커리어 전략'은 총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불황을 극복하는 인생의 지침서 형식이라 하겠습니다. 

 

4개월 사이에 저자는 코로나를 주제로 2권의 책을 연속해서 출간하였는데 약간의 비틀기를 통해 저술하였습니다. 허기야 진실은 누구에게나 같은 내용일 수밖에 없지만 뻔한 내용을 새롭게 포장하는 재주가 있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코로나 전염병의 팬데믹 사태가 햇수로 3년을 경과하고 현재도 악화되는 상황이어서 관련 책은 누구나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미래학자가 코로나 이후의 환경을 예측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저자 제이슨 솅커는 블룸버그가 최고의 금융 예측가라고 선정했다고 출판사에서는 강조합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즈니스와 경제 그리고 사회는 유례없는 충격을 입었다, 앞으로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나는 미래학자로서 코로나19 이후에 닥칠 미래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고자 한다."라고 했습니다. 과연 제이슨 솅커가 학자의 입장에서 미래를 예측했는가에 대한 의문이 서서히 들고 있습니다. 

 

오늘 제가 소개하는 신작 ‘로봇시대, 일자리의 미래’는 로봇과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문제가 핵심이라 하겠습니다. 당연히 노동시장과 직업의 변화에 따른 내용을 해석하면서 로보칼립스와 로보토피아 라는 단어를 주제어로 채택하여 글을 이어 나가고 있는데 기발한 아이디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옥의 티라고 하면 ‘기본소득’에 대한 깊은 연구없이 자신의 주관적 판단으로 맹비난을 이어가고 있음이라 하겠습니다. 

 

로보칼립스와 로보토피아를 논할 때 중요한 경제적 개념이 보편적 기본소득이라면서 기본소득과 관련한 문제를 7장에서 깊이있게 거론하였는데 내용을 들여다 보면 오히려 얕은 학문의 수준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보편적 기본소득의 맹점이라고 이름을 붙인 7장에서 그는 기본소득을 ‘감당할 수 없다’고 감히 규정을 지었습니다. 이는 제대로 연구없이 주관에 의한 편견의 발로라 하겠습니다.

 

 

 

그는 보편적 기본소득의 문제점을 4가지로 지적하였는데 인플레이션의 심화, 세금인상, 장기적 관점에서의 경제발전 저해, 사회분열 이라고 규정지었습니다. 참으로 맹랑한 발상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보편적 기본소득의 전체 개념을 봤울 때 소득의 재분배와 함께 본격적인 공산주의의 낌새가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지금이 어느 시절인데 공산주의를 들먹이는지 참으로 한심한 모습이라 할 것입니다. 

 

제이슨 솅커는 ‘보편적 기본소득은 기술적 실업의 해답이 될 수 없다“라고 했습니다. 기술적 실업이란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실업을 일컫습니다. 과거의 마차에서 자동차가 나오고 증기기관차가 나오면서 일자리는 사라지게 되었지만 새로운 일자리로 대체되었습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에 있어서 AI와 자동화 시대에 일자리는 사라지고 로봇이 대체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일자리 자체가 저숙련 노동자들에게는 실종되는 상태입니다.​

 

고등교육을 받은 고숙련 노동자들이 아닌 일반인들의 일자리는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법은 당장 감당하기 어려운 교육인데 저자는 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교육도 형편이 나아야 이루어지는 문제입니다. 시간을 소요하는 교육의 기간을 감안하여 최소한의 생계 유지비라 할 수 있는 기본소득은 일정 부분, 기술적 실업을 보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기본소득 자체를 적대시 표현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본소득과 관련하여 많은 학자들의 찬반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강남훈 교수의 저서 '기본소득의 경제학'이 있습니다. 강남훈 교수는 "기본소득은 소수가 독점하고 있는 비노동소득을 모두에게 공평하게 나누자는 정책이다"라면서 "불평등 확대와 중산층 붕괴도 자산과 소득에 대하여 과감하게 과세하고 그것을 재원으로 해서 기본소득으로 재분배하는 정책의 필요성을 증가시키고 있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기본소득은 과세를 통해서 불평등을 축소하고 분배를 통해서 중산층의 소득을 늘리는 효과적인 정책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월가를 점령하라'는 운동의 이론적 지도자인 영국의 '데이비드 그레이버' 교수는 "무의미한 일자리를 없애는 또 하나의 손쉬운 해결법은 보편적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라면서 "사람이 먹고살 수 있는 최저한의 현금을 건네는 방식을 제안합니다. 일정한 생활을 보장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방식은 국민에게 맡기는 방식입니다." 라고 기본소득을 지지하였습니다.​

 

"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의 저자로 유명한 네델란드 학자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인생의 의미를 고려하면 기본소득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면서 "기본소득의 목적은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매월 기본적인 생활을 지탱하는 조성금으로 기본 소득이 보장되면 모두가 진정한 자유를 손에 넣을 수 있고 자기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 진지하게 고민할 여유가 생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잊혀질 권리(Right to Forgotten)'로 유명하며 현재 영국의 옥스퍼드 교수로 재임하는 '빅토어 마이어 쇠베르거' 교수는 기본소득에 대해 "기본 소득을 극단적인 형태로 주장하면 물의가 생깁니다. 논의되는 것은 생활하기에 충분한 보편적 기본 소득을 모든 사람이 받는 방식이지요." 라면서 "기본소득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다른 일을 해야 할 정도의 금액"을 주는 것에 찬성하였습니다. 

 

국내의 최배근 교수는 "기본소득의 보장은 사회적 가치가 있는 활동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다." 라면서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경험하는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새로운 분배 시스템의 도입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기본소득보다 인권 개념의 사회 배당으로 접근하자는 브레흐만의 주장에 대한 공감대는 확산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제이슨 솅커의 신작, ‘로봇시대 일자리의 미래‘는 일자리의 변화를 예측하는 내용입니다. 눈앞에 닥친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속에 진화하는 AI와 발전하는 자동화 및 로봇의 역할을 보면서 노동시장의 변화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를 긍정적인 부분에서 로보토피아로 그리고 부정적인 부분에서 로소칼립스라고 규정지은 것은 다작하는 작가의 기술적 표현의 일 방법일 뿐입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저자는 학자라고 하기에는 연륜이 짧고 오만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