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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 조작 사태'가 조선을 죽이려는 집권세력의 음모?...낯두꺼운 물타기 펜대질

"민주당에서 문제 제기하고 경찰에 고발하면 언론탄압?..국힘, 국회가 모두 동참해야 할 사안"

정현숙 | 기사입력 2021/05/13 [21:32]

'부수 조작 사태'가 조선을 죽이려는 집권세력의 음모?...낯두꺼운 물타기 펜대질

"민주당에서 문제 제기하고 경찰에 고발하면 언론탄압?..국힘, 국회가 모두 동참해야 할 사안"

정현숙 | 입력 : 2021/05/13 [21:32]

정철운 "부수 조작 논란을 마치 언론탄압처럼 '물타기' 하는 것은 심각한 왜곡"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의 5월 13일 칼럼

 

김어준씨 같은 '진정한 언론인' 아닌 기자의 부끄러움

 

13일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의 칼럼 제목이다. 김어준 씨를 언론인으로 인정 못 한다며 선동가로 지목하는 서론을 펼쳤지만 이번 '신문 부수 조작 사태'를 물타기 하는 모양새로 문재인 정부의 언론탄압으로 몰고 가는 내용이다.

 

우리나라 조중동 일간지들이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권으로 폐지로 팔려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씁쓸한 작태가 얼마 전 보도됐다.

 

국내 유수의 언론으로 자부하는 이들 매체가 정의와 공정을 앞세우면서도 유료 구독자 수를 부풀려 국내 언론시장의 질서 교란을 불러왔다. 이들 매체는 정부 정책을 홍보한다는 명목으로 부풀린 가짜 유료부수로 국민 혈세인 정부 광고지원비를 수백억 편취하는 불공정의 극치를 보여줬다. 그런데도 반성은커녕 조선일보는 언론탄압으로 몰고 있다.

 

양상훈 주필은 김어준 씨를 겨냥해 "지금 한국의 집권당은 사실을 중시하지 않는 선동가를 ‘진정한 언론인’이라고 한다"라며 "이들에게 언론은 사실을 보도하는 곳이 아니라 자기편을 드는 곳이다. 가장 언론과 반대되는 것을 도리어 ‘진정한 언론’이라고 한다"라고 힐난했다.

 

양 주필은 김어준 씨를 더불어민주당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으로 단정하고 음모론자로 지칭하면서 자사의 부수 조작을 문재인 정부의 '조선일보 탄압' 음모론으로 비약시키는 논리를 시종일관 펼쳤다. 일부 내용을 옮겨 보자.

 

민주당 의원, 지지자들은 ‘언론인’을 어떤 존재로 보기에 김어준씨를 ‘진정한 언론인’이라고 하는가. 세상에 어떤 언론인이 특정 정권 탄생의 일등 공신이 되는가. 그것이 정치인이지 어떻게 언론인인가. (중략) 민주당 운동권의 공격 본능이 ‘진정한 언론’이 아닌 다른 언론들을 그냥 둘 리가 없다. 그 표적에서 조선일보가 빠질 수 없을 것이다.

 

부수를 과장해 공기관 광고를 더 받았다는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조선일보 부수의 60%인 신문이 조선일보보다 더 많은 공기관 광고를 받았고, 조선일보 부수의 16%인 친정권 신문은 공기관 광고를 조선일보의 66% 넘게 받았다. 아무리 ‘그림’이 안 그려져도 무조건 조선일보만 괴롭힐 태세다. 조선일보도 집권당이 말하는 ‘진정한 언론’이었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이다. 다음 정권이 누가 되든 또 ‘진정한 언론’이 되라고 강요할 것이다. 

 

양상훈 주필이 언급한 앞서 사례의 두 신문은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로 짐작되며 친정권 신문은 한겨레로 보인다. 그는 한겨레를 조선보다 부수는 적으면서 광고를 더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광고 집행액에서는 광고 단가 차이에 의해 조선일보가 더 많이 받았다. 그리고 지금 한겨레의 논조를 봐서는 진보 성향인 것도 의심스럽고 더더군다나 친정권이란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는 이날 ['부수 조작 사태' 여권 탄압이라는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에게]라는 기사에서 그대로 조선일보에 되치기했다. 그는 "김어준씨에 대한 비판, 정부 여당을 향한 비판은 자유다. 하지만 김씨를 비판하며 조선일보의 부수 조작 논란을 마치 언론 탄압처럼 '물타기'하는 것은 심각한 왜곡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가 이번 '부수 조작'사태에서 두드러지는 이유는 조선일보 스스로의 문제 때문이다. 문체부가 올해 초 12개 신문지국 현장조사에 나선 결과 조선일보 성실률은 평균 55.36%로 나타났다"라며 "'언론 탄압'이라는 음모론을 주장하기 앞서 해명이 먼저다"라고 조목조목 논거를 댔다.

 

그는 "민주당에서 집중적으로 문제 제기하고 경찰에 고발하면 언론탄압인가"라며 "이 사안은 국민의힘을 비롯해 국회가 모두 동참해 문제 제기해야 할 사안이다. 연간 1조원이 넘는 정부 광고 집행에 관한 문제는 곧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느냐에 관한 문제다"라고 원론을 짚었다.

 

또 다른 신문보다 조선일보의 정부광고비가 최하위를 기록한 것을 두고서는 "ABC협회가 인증한 '유료부수 116만부'를 근거로 억울해할 것이다. 하지만 광고업계부터 당장 이 수치를 믿지 않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조선일보는 '1등 신문'의 명예회복을 하려거든 문화체육관광부의 신문지국 추가 조사에 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조선일보 신문지국들이 문을 걸어 잠갔다고 한다. 자신 있으면 문 좀 열어라"라고 꼬집었다.

 

정 기자는 "아무리 원하는 대로 '그림'을 그리고 싶어도 전체를 봐야 한다"라며 "신문업계 전체의 치부를 드러낸 사건을 두고 '조선일보 공격'을 위해 짜인 '그림'이라 사고하는 것은 온 세상이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더욱이 부수 조작 사태와 ABC협회 문제는 중앙일보도 지면을 통해 비중 있게 보도한 바 있다"라며 "양 주필은 중앙일보도 정부·여당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정부의 조선일보 죽이기 음모론에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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