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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상징

윤하희 | 기사입력 2021/06/06 [00:12]

호국보훈의 상징

윤하희 | 입력 : 2021/06/06 [00:12]

  

                                                                                                               윤하희

 

따스했던 햇볕이 점차 따가워지고 녹음이 짙어지기 시작하면 어느새 6월이 다가옴을 느낀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로 6월에 일어난 3가지 사건(현충일, 6ㆍ25 한국전쟁, 6ㆍ29 제2연평해전)을 기리기 위해 국가보훈처에서 지정한 달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국가적으로 지정해 그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하였으나, 집에 유공자가 계시느냐 그렇지않느냐에 따라서 호국보훈의 달에 대한 개인의 인식은 각각 다를 것이다.

 

 

▲ 윤하희 주무관     ©김환태

나부터 말하자면 국가보훈처에서 일하기 전에는 6월이 호국보훈의 달에 특별한 인식이 없었다. 하지만 나의 절친한 친구는 대전 현충원에 할아버지를 모셔 늘 6월 언저리면 대전을 방문해 왔다고 한다. 이처럼 호국보훈과 유공자에 대한 인식은 사람마다 집안마다 각기 다른 모양이다.

 

일반적으로 국민에게 호국보훈의 달 혹은 현충일에 대한 인식은 공휴일일 것이다. 즉, ‘쉬는 날’이라는 것이다. 현충일의 인식이 단순히 쉬는 날에만 그치는 것은 현충일의 참된 의미가 퇴색되는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충일이 무조건 엄숙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많은 사람이 그 뜻을 기리기 위해서는 조금 더 친근해질 필요는 있다고 생각된다. TV에 비치는 정부 주도의 행사도 중요하지만, 가정마다 학교마다 지자체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그 뜻을 알리고 배우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복잡한 설명이 아니라 눈에 띄는 상징이 필요하다.

 

영미권의 메모리얼 데이(한국의 현충일과 비슷하다)에는 호국보훈의 상징으로 양귀비꽃을 사용한다고 한다. 영국과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추모의 날이 오면 양귀비꽃을 가슴과 모자 옷에 다는 등의 행사로 그 희생을 기린다. 이 상징은 1차 세계대전을 참전한 군인이 전우를 기리며 쓴 시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유래되었다. 전우의 무덤 위에 피어있는 양귀비꽃이 그들의 희생과 헌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이런 상징이 있다면 어떨까?

 

하지만 상징은 쉽게 만들어지기 힘들다. 오히려 만들려고 할수록 가슴에 와 닿기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우리는 대중에게 국민에게 학생들에게 상징을 건네주어야 한다. 그것이 재생산되고 널리 퍼지면 호국보훈의 달의 의미는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이 자연스럽게 상징과 함께 우리의 삶 속에 녹아들 것이다.

 

물론 그 어떤 것을 상징으로 하느냐는 앞으로 보훈처와 그 속에서 일하는 직원이 끊임없이 생각해야 할 숙제이다. 호국보훈의 상징이 꼭 눈물과 피 같은 슬픈 혹은 소모적인 상징일 필요는 없다. 과거의 아픔을 승화하는 희망의 상징, 생산의 상징이 미래의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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