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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고전의 바이블,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읽고!

정인대 칼럼 | 기사입력 2021/07/24 [06:38]

인문고전의 바이블,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읽고!

정인대 칼럼 | 입력 : 2021/07/24 [06:38]

금년 1월에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접하였다. 이 책은 지난 2010년 출간하고 2016년 개정판이 나왔다. 저자 이지성은 19세 나이, 1992년부터 인문고전을 읽었고 1993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힌다. 2001년부터는 초등학교 교사로 공교육 현장에서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실시하였는데 지금 48살의 나이에 인문 고전의 분야에서는 대가의 반열에 있다. 30년 기간에 이지성 작가는 대략 1만권 이상은 읽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이 과거 3년동안 병상 생활동안 4천여권의 책을 읽었다는 사실을 비교하면 더 이상의 분량도 가능하다. 그는 다양한 인문학 분야에서 서른 권이 넘는 책을 출간했다. 풍부한 독서에서 나온 책들이니 깊이가 대단할 것이며 이 책 ‘리딩으로 리드하라’에서 깊이를 확인할 수 있다. 풍부한 독서를 통합하여 책으로 엮어내는 기술 또한 대단하며 특히 동서양의 경제, 철학과 다양한 부문에서 그의 탁월한 실력을 엿볼 수 있음에 책을 읽고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자극제가 될 것이라 믿는다.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인문고전 독서의 힘’이라는 소제목으로 나라와 가문 그리고 개인의 삶을 바꾸는 리딩에 대해, 2장은 ‘리더의 교육, 팔로어의 교육’이라는 소제목하에 지식을 넘어 지혜를 만드는 힘을 설명했고, 3장은 ‘리딩으로 경쟁하고 승리하라‘에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승자가 되는 법을 설파했다. 4장은 ’인생경영, 인문고전으로 승부하라‘에서 문학, 철학, 역사에서 배우는 인생경영을 5장은 ’인문고전 세계를 여행하는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 6장은 ’세상을 지배하는 0.1퍼센트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법‘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4개의 부록이 있는데 첫째는 부모와 아이를 위한 인문고전 독서교육 가이드이고 둘째는 성인을 위한 인문독서 교육 가이드로 읽어야 할 책들을 가득 추천해 놓았는데 책 리스트만 보아도 가슴이 설레는 내용이다. 그리고 셋째로는 대표적인 인문고전 독서가들을 나열하였는데 다양한 분야에서 유명세를 날렸던 사람들이 대단한 독서가임을 확인할 수 있다. 넷째 부록에는 인문학으로 자기계발을 한다는 것과 인문학의 시작, 스스로를 인간 대우하는 것에 대한 저자와의 인터뷰 내용을 담았다.

 

책은 총 425쪽에 달하지만 부록을 제하면 317쪽에 해당하는 분량으로 큰 어려움없이 읽을 수 있다. 인문 고전에 대해 다소 고리타분하다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혹여 있을 수 있다. 이 책은 읽어 갈수록 각종 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의 기록을 근거로 하여 인문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압력을 행사하고 독자로 하여금 독서의 강박감을 높이는 효과를 주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두 번째 읽고 필사형식의 독후감을 쓰고 있지만 고전에 대한 독서의 부담감을 떨칠 수 없음에 솔직히 부담이 많이 된다.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아인슈타인과 레오나르드 다 빈치, 존 스튜어트 밀 등 3사람의 과거 이야기를 하면서 인문 고전의 위대함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세상에는 두 종류의 책이 있는데 고전과 비고전으로 분류된다면서 고전은 천재들의 저작으로 수백년 이상을 살아남을 책이라 했다. 그렇다. 인문고전은 인류의 역사를 새로 쓴 진정한 천재들이 자신의 모든 정수를 담아놓은 책이다. 그 정수를 완벽하게 소화한다면 천재의 두뇌로 바뀌게 되고 억눌렸던 천재성이 발휘될뿐더러 천재적인 사고를 하게 된다고 했다.

 

제1장, ‘인문고전 독서의 힘’에서 저자는 인류 역사를 보면 항상 두 개의 계급이 존재했는데 지배하는 계급과 지배받는 계급을 일컫고 인문고전 독서를 금지한 층이 지배받는 계급이었다고 말한다. 21세기 지구의 지배계급이라고 할 수 있는 선진국들은 인문고전 독서를 열심히 한다면서 미국 명문 사립 중고교의 인문고전 독서 열기는 놀라울 정도라고 했다. 반면 우리나라 중고교는 어떠한가? 라고 자조섞인 표현을 했다.

 

저자는 동양의 정치, 문화, 예술 등이 고대 중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 서양의 그것은 고대 그리스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서 일본이 메이지 유신을 통해 아시아 최강대국으로 변신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했는데, 그 배경에는 국가적인 인문고전 독서가 있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에서 독도 분쟁에 휘말리는 이유는 아직 우리에게 일본을 누를 힘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일본이 메이지 유신이후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인문고전을 전달받고 가르침을 받는 나라가 되었기 때문이라 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2장 ‘리더의 교육, 팔로어의 교육’에서 저자는 먼저 독일의 카를 비테식 ‘다른 교육’의 사례를 들었다. 그리고 이 교육방식을 답습하여 성공 사례를 열거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우리나라의 공교육이 시키는 일밖에 할 줄 모르는 바보를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시스템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아무리 많은 지식을 축적한다 한들 백과사전을 될 수 있을지언정 천재는 될 수 없는데 천재는 지혜의 영역에 존재하기 때문이라 했다.

 

인문고전 독서는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의 두뇌도 변화시킬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세 사람, 아이작 뉴턴과 윈스턴 처칠 그리고 토머스 에디슨의 사례를 들었다. 결과적으로 이들 세 사람은 변했다. 그리고 위대한 인물이 되었다. 이들이 변한 이유는 인문고전의 독서 결과라 했다. 지식은 인간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삶의 근본적인 변화는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지혜가 있을 때 생겨난다. 인문고전 독서를 통한 ‘변화’가 바로 ‘지혜’를 갖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3장 ‘리딩으로 경쟁하고 승리하라’에서 저자는 투자와 자본주의에 대해 파고들었다. 조지 소로스가 월스트리트를 장악하고 성공한 비결은 자신의 말처럼 ‘철학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철학이 경제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면서 철학으로 단련된 두뇌가 경제에 뛰어드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고 말한다. 이유는 경제활동이 곧 두뇌활동이기 때문이라면서 세계 최고의 두뇌들이 모인 월스트리트의 꼭대기에는 철학고전에 정통한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는 인문고전 독서를 통해 만들어진 천재적 두뇌로 경제학을 창시했다면서 최초의 철학자는 최고의 경제인이었고, 부를 다루는 학문을 창시한 최초의 근대적 의미의 경제학자는 철학과 교수이자 철학고전 저자였다고 말한다. 그리고 경제학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무엇보다 철학고전에 정통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제가 서구에 종속되어 있는 이유는 두뇌가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철학하는 세포가 없는 두뇌는 철학하는 세포를 가진 두뇌를 이길 수 없다고 단정했다.

 

또한 애덤 스미스, 존 메이너드 케인스, 칼 마르크스 등 3대 경제학자는 인문고전 독서광이자 철학자들이었다고 말하며 이들의 학문적 내용을 소상히 언급하였다. 나아가 미국 경제학의 양대 산맥인 시카고 학파와 동부 학파의 학문적 관계는 물론 이들 학파의 부침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였다. 시장 중심의 고전경제학파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학문적, 대표적 인사들에 대한 언급도 많이 할애하면서 시카고 학파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의 역사는 곧 인문고적 독서가들의 역사라고 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제학은 서구의 이론을 소개하는데 급급하다며 한국의 경제학은 목숨 걸고 변해야 한다고 일갈하였다. 그 이유는 한국의 경제학계는 인문고전 독서를 등한시하기로 유명하기 때문이라 했다. 그리고 한국 경제학계의 영웅은 영원히 나타나지 않을 것인가? 라고 말하는데 좀 망신스러운 발언이기도 하다. 그러나 경제학의 기초를 다지는 과정에서 인문고전의 중요성을 설파한 측면이기에 저자의 주장은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내용이라 할 것이다.

 

4장 ‘인생경영, 인문고전으로 승부하라’에서 저자는 이병철과 정주영 두사람을 비교하며 출신은 달라도 두 사람의 공통점은 인문고전 독서가였음을 강조했다. 그리고 동서양의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중국의 명저 ‘정관정요’의 저자 당 태종 이세민이 탁월한 실력의 고전학자임을 밝히고 이를 제1필독서로 삼은 일본의 도쿠가와 이에야스 역시 인문고전을 사랑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그리고 미국의 영웅 조지 C 마셜 장군의 육군 경영기법을 소개하면서 이와 연관하여 피터 드러커와 잭 웰치로 연결시켰다.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경영인데, 인간을 움직여 변화를 만드는 창조행위라면서 다른 사람을 움직이려면 자기 자신부터 다스려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짐 콜린스와 찰스 핸디 그리고 피터 드러커의 저술을 인용하면서 그들의 경영사상이 소크라테스식 질문법에서 유래하였음을 언급하고 잭 웰치와 스티브 잡스는 소크라테스식 질문법을 경영에 적용하여 세계적인 경영인이 된 대표적인 경우라고 했다. 그리고 이건희 역시 이 질문법을 활용해 일의 본질을 파악한 경영자라고 했다.

 

경영자들이 손자병법을 다시 읽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조금이라도 경영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는 즉시 그 안에 경영의 모든 것이 들어 있음을 깨달을 것이라 했다. 그리고 손자병법을 읽고 의식의 변화를 경험한 사람이 경영하는 기업은 반드시 초일류 기업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 GE, 시몬스 같은 기업은 손자병법을 철저히 연구하고 있으며 일본 경영계의 전설, 마쓰시타 고노스케 역시 “손무는 천하제일이다‘라고 인용했다. 저자는 또한 손자병법 이외에 전쟁반대론자인 묵자를 공부하라고 권한다.

 

저자는 전략경영서로는 손자병법이지만 인재경영서로는 논어라고 언급한다. 공자는 출생신분이나 가정환경, 직업 등을 볼 때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사람이지만 그는 원초적인 자기계발인 ‘공부’를 통해 한 국가의 정점에 선 인물이 되었다. 공자의 사상이 모두에게 환영받는 것은 이지만 현대에 이르기까지 논어가 여전히 수많은 지도자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논어를 애독한 경영자들이 국내외에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있다.

 

5장 ‘인문고전 세계를 여행하는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에서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 독서 경험을 언급하면서, 글을 썼지만 인정받지 못하고 무명으로 살아야 했던 오랜 기간 ‘책속에 길이 있다’라는 말 하나를 믿고 오직 책만 파고들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19살 때 인문고전을 만났고 장자와 순수이성비판을 처음 읽었다면서 이를 독서 1기라고 햇다. 이후 20살 때의 2기를 지나 28세 때 독서 3기를 시작했다면서 작가를 열망하는 꿈으로 독서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저자는 인문고전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두 가지 있는데 ‘간절함’과 ‘사랑’이라고 했다. 인문고전을 읽을 때 글자만 읽어서는 안 되며 내용만 이해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그것은 단면적인 책 일기에 불과하며 입체적인 독서로 넘어가야 한다면서 진정한 독서는 인문고전 저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 했다. 깨달음이 있는 책 읽기를 해야 한다면서 그런 독서는 불가능에 가깝지만 천재의 정신에 근접한 도서는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참으로 어려운 내용인데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라고 말하기에는 벅찬 부분이다.

 

6장 ‘세상을 지배하는 0.1 퍼센트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법’에서 저자는 마음을 다하여 사랑하라고 했다. 천재들의 독서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요소들을 정리해서 천재들의 마음을 기억해냈는데 그것은 ‘사랑’이었다면서 세종대왕이 힘들게 독서한 것도 백성을 애타게 사랑했기 때문이라 했다.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는 태도부터 달랐다면서 무시무시한 열정과 집중으로 요약될 수 있는데 조식, 이익, 정약용, 도연명, 알렉산더 대왕, 아우구스티누스, 톨스토이, 버지니아 울프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의 천재들을 사례로 들었다.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태도는 ‘반복독서-필사-사색’이었다며 반복독서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었으며 필사는 3가지 방법이 있는데 원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베껴 쓰는 것과 읽은 부분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곳만 베껴 쓰거나, 초서 등을 말한다. 초서란, 인문고전에서 중요한 부분을 뽑아서 옮겨 적은 뒤 이를 주제별로 분류, 편집해서 책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 역시 정약용, 뉴턴, 헤겔, 페트라르카, 구양수, 칸트, 링컨, 제갈량 등의 필사방식을 예로 들었는데 이는 그만큼 저자의 독서량이 풍부함에서 나온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색에 있어서 저자는 인문고전 독서의 수준에 있어서 반복독서와 필사까지에는 차이가 없지만 사색의 유무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면서 낮은 수준의 인문고전 독서는 사색이 없다고 한다. 동서양 고전을 줄줄 외다시피 하여도 고루한 사고방식에 물들어 있다면 이는 사색하지 않고 독서한 결과라고 했다.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 그러면 귀신도 통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귀신의 힘이 아니라 정신의 극치다”라는 관중의 말을 인용하고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고, 생각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라는 공자의 말도 인용하면서 사색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저자는 또한 천재들의 독서법의 핵심에 대하여, “반복독서-필사-사색은 깨달음을 향해 있다. 이는 깨달음이 있는 독서를 해야 천재가 될 수 있는 의미다.”라면서 “깨달음이 있는 독서란 책을 쓴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요, 그의 정신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냥 죽도록 사색만 한다고 해서 깨달음이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특별한 두 가지 마음이 있어야 한다. 바로 위대함을 향한 열정과 사랑이다.”라고 강조했다.

 

저자는 사랑이야말로 인문고전 독서의 모든 것이라면서 자신은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왕수인이나 성호 이익처럼 사랑해본 적이 없다. 그 사랑의 크기가 너무도 미약했으니 나의 깨달음이란 것도 미약할 수밖에 없다”고 한탄하며 “위대한 인문고전을 집필한 사람들은 비록 그 표현은 각기 달랐지만 마음은 똑같았다. 그들에게는 인류를 향한 천재적인 사랑이 있었고 그러기에 천재적인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고 그들의 깨달음은 인류의 새로운 역사가 될 수 있었다.”면서 책을 마무리 했다.

 

이 책은 인문고전의 독서를 하는 목적과 방법 그리고 그 결과를 한편의 소설처럼 이어나간 책이라 할 것이다. 저자의 방대한 독서량에 감탄을 금치 못하며 독서를 통해 얻은, 특히 인문고전을 독서하고 터득한 저자의 사색은 약자에 대한 사랑과 위대한 열정을 통해서 깨달음의 경지로 온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읽으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또 저자가 생각을 자주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끌었던 것 같아서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매우 유익한 책이었다고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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