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예감 461>
경거망동 일본을 징벌할 정의의 장검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정치학 박사)
<차례> 1.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 2. 제1탄은 타원형 비행, 제2탄은 8자형 비행 3. 터보팬엔진과 두 종류의 항법장치 4. 세계에서 폭발력이 가장 강한 탄두 5.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폭격기에 탑재된다
1.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
2021년 9월 11일과 12일 조선국방과학원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고, 9월 15일에는 조선인민군 철도기동미싸일련대의 검열사격훈련이 성과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번에 연이어 공개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과 철도이동식 미사일발사체계는 조선이 이미 2017년 말에 완성한 조선의 국가핵무력을 더욱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이룩된 여러 성과들 가운데 일부다.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는 2017년 말에 완성된 조선의 국가핵무력을 더욱 고도화하는 전략사업을 정력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월 5일부터 7일까지 계속된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9시간 동안 사업총화보고를 진행했는데,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과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이미 개발완성되었다는 사실을 사업총화보고 중에 언명하였다. 2021년 1월 9일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는 사업총화보고 중에 국방과학부문에서 달성한 여러 성과들을 열거하면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고 한다.
“세계병기분야에서 개념조차 없던 초강력 다련발공격무기인 초대형 방사포를 개발완성하고, 상용탄두위력이 세계를 압도하는 신형 전술로케트와 중장거리순항미싸일을 비롯한 첨단핵전술무기들도 련이어 개발함으로써 믿음직한 군사기술적 강세를 틀어쥐었다.”
위의 인용문에서 첫 번째로 언급된 신형 장거리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은 2019년 8월 24일에 진행되었고, 두 번째로 언급된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2021년 3월 25일에 시험발사되었고, 2021년 9월 15일 철도이동식 미사일발사체계를 사용해 또 다시 시험발사되었으며, 세 번째로 언급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은 2021년 9월 11일과 12일에 각각 시험발사되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앞으로 5년 동안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더욱 고도화되는 기간에 신형 장거리조종방사포, 신형 전술유도무기와 철도이동식 미사일발사체계,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보다 더 엄청난 첨단무기체계들이 속속 등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조선이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을 수행하기 시작한 첫해이다.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은 2021년 1월 초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의결되었다. 그 계획이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결정되었다는 사실은, 조선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도발’이라고 비난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부적절한 실언”이라고 비판한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9월 15일 담화를 통해 세상에 처음으로 알려졌다.
1)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사용되는 다탄두개별유도기술을 더욱 완성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마감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
2) 신형 미사일에 장착되는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를 비롯한 각종 탄두개발연구를 끝내고 시험제작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3) 기존 중형 잠수함을 시범적으로 개조하고 현대화함으로써 수중작전능력을 현저히 제고시킬 전망을 열어놓았다.
4) 신형 핵잠수함 설계가 완성되어, 최종 심사에 들어갔다.
5) 각종 전자무기들, 무인타격장비들, 정찰탐지수단들, 군사정찰위성 등의 설계를 완성하였다.
6) 그 밖에도 조선인민군을 세계 최강의 군대로 도약시키는 데서 큰 의의를 가지는 국방과학연구성과들을 달성했다.
위에 열거한 내용을 보면, 이번에 조선이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철도기동미싸일련대의 검열사격훈련을 진행한 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제1탄은 타원형 비행, 제2탄은 8자형 비행
2021년 9월 13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국방과학원은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개발사업을 지난 2년 동안 추진했다고 한다. 조선국방과학원은 그 기간에 “세부적인 부분시험들과 수 십 차례의 발동기 지상분출시험, 각이한 비행시험, 조종유도시험, 전투부 위력시험 등을 성과적으로 마쳤다”고 한다. 발동기(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은 화염폭풍이 너무 강해서 실내에서는 하기 힘들고, 반드시 야외시험장에서 진행해야 한다. 지난 2년 동안 조선국방과학원은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로켓엔진의 성능을 판정하기 위한 지상분출시험을 수 십 차례 야외시험장에서 계속했는데도, 한미련합군은 그런 정황을 포착하지 못했다. 또한 조선국방과학원은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제품의 성능을 판정하기 위한 각종 비행시험과 조종유도시험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과 마찬가지로, 비행시험과 조종유도시험도 실내에서는 할 수 없으므로, 조선 영공에서 여러 차례 진행되었으나, 한미련합군은 그런 정황을 포착하지 못했다. 또한 조선국방과학원은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에 장착된 탄두의 폭발력을 검증하기 위한 전투부위력시험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 다른 판정시험과 마찬가지로 전투부위력시험도 야외시험장에서 여러 차례 진행되었으나, 한미련합군은 그런 정황을 포착하지 못했다. 대북감시를 지속적으로 실패해온 사례는 한미련합군이 최첨단 감시능력을 보유하고, 24시간 빈틈없는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다는 말은 한낱 허언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조선의 언론보도를 읽어보면, 조선국방과학원은 2021년 9월 11일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제1탄을 시험발사했고, 9월 12일 제2탄을 시험발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1탄은 타원형 비행궤도를 따라 비행하여 표적에 명중했고, 제2탄은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비행하여 표적에 명중했다.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제1탄과 제2탄의 비행시간은 각각 2시간 6분 20초였고, 비행거리는 각각 1,500km였다.
동북아시아 지도를 보면, 조선의 동조선만에서 일본 도꾜 인근에 있는 요꼬스까(橫須賀) 해군기지까지 거리는 1,200km이고, 일본 규슈 서쪽 나가사끼현에 있는 사세보(佐世保) 해군기지까지 거리는 750km다. 그러므로 모든 일본자위대기지들과 주일미국군기지들은 사거리가 1,500km인 조선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타격범위 안에 들어있는 것이다. 이것은 조선인민군의 정밀타격작전범위가 일본 전역으로 확장되었음을 말해준다.
일반적으로 장거리순항미사일은 발사된 직후 추력장치를 가동하여 지표면에서 약 2km 고도까지 50도 각도로 상승하여 추력장치를 분리한 다음, 급강하하면서 미사일 동체에 달린 날개를 펴고, 공기흡입구를 밖으로 내밀어 로켓엔진을 가동한다. 그때부터 순항비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한미련합군의 반항공레이더는 지상에서 발사된 직후 상승하는 미사일을 지구곡률 때문에 포착하지 못하고, 미사일이 지표면에서 약 1km 이상 상승해야 포착할 수 있다. 순항미사일이 급강하하여 순항비행을 시작하면, 비행고도가 매우 낮아 한미련합군의 반항공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다. 이를테면, 순항미사일이 비행 중에 산악지대 상공에 들어서면 200m 고도로 날아가고, 개활지 상공에 들어서면 100m 고도로 더 낮아져 저공비행을 하고, 바다 상공에서는 해수면을 스치듯이 15m 고도로 초저공비행을 한다. 이처럼 순항미사일은 비행고도가 매우 낮은데다가, 미사일 크기도 작아 적의 반항공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한미련합군의 반항공레이더가 조선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을 포착할 수 있는 시간은 지표면에서 약 2km 고도로 상승하였다가 급강하하는 약 25초인데, 한미련합군의 반항공레이더는 그 25초 동안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을 포착하지 못했다. 일본자위대와 주일미국군도 탐지하지 못했다. 그들은 조선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이 어디서 발사되었는지도 모르고, 어디에 탄착했는지도 모른다.
이런 정황은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발사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이 교전상대의 반항공망을 돌파하고 날아들어가 지휘소와 관제탑, 레이더와 통신시설, 무기고와 탄약고 등을 정밀타격으로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조선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이야말로 압도적인 기습타격, 선제타격, 정밀타격으로 교전상대를 제압하는 매우 위력적인 무기다.
3. 터보팬엔진과 두 종류의 항법장치
2021년 9월 13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번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다음과 같은 성능이 “우수하게 확증되였다“고 한다.
1) “새로 개발한 타빈송풍식 발동기의 추진력”
2) “미싸일의 비행조종성”
3) “복합유도결합방식에 의한 말기유도 명중정확성”
조선국방과학원이 위에 열거한 세 가지 성능을 지닌 장거리순항미사일을 개발한 것은, 로켓엔진부문과 미사일항법부문에서 미국, 로씨야, 중국 같은 군사과학기술선진국들이 보유한 최첨단기술을 자력으로 습득하였음을 의미한다. 이 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조선국방과학원이 개발한 “타빈송풍식 발동기”는 터보팬엔진(turbofan engine)을 말한다. 터보팬엔진은 송풍장치를 가동하여 로켓엔진연료를 거의 완전히 연소하므로, 터보제트엔진(turbojet engine)보다 열효률(연료를 연소하는 효률)이 훨씬 더 높다. 그래서 장거리순항미사일에는 터보팬엔진이 장착된다. 터보팬엔진은 열방출량이 적어서 적의 적외선감지장치에 거의 탐지되지 않는다.
장거리순항미사일에 터보팬엔진이 장착되었는지 아니면 터보제트엔진이 장착되었는지를 판별하는 외형적 특징은 미사일 아래쪽에 달린 공기흡입구(scoop inlet)다. 공기흡입구가 달린 장거리순항미사일은 터보팬엔진이 장착된 장거리순항미사일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을 보면, 조선국방과학원이 이번에 시험발사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아래쪽에 공기흡입구가 달려있는 것이 뚜렷이 보인다. 미국이 보유한 토마호크 장거리순항미사일에도 공기흡입구가 달려있다. 그런데 한국군이 보유한 현무-3 장거리순항미사일에는 공기흡입구가 없다. 이것은 현무-3 장거리순항미사일이 터보팬엔진보다 성능이 낮은 터보제트엔진을 장착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둘째,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의 정밀타격능력(명중정확성)은 “미싸일의 비행조종”과 “복합유도결합방식에 의한 말기유도”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는데, “미싸일의 비행조종”은 무슨 뜻이고, “복합유도결합방식에 의한 말기유도”는 또 무슨 뜻인가? 미국이 보유한 토마호크 장거리순항미사일의 항법체계를 보면, 그 뜻을 알 수 있다. 토마호크 장거리순항미사일에는 두 종류의 항법체계가 장착되었는데, 지형대조항법체계(Terrain Contour Matching Navigation System)와 숫자식 영상대조지역상관항법체계(Digital Scene Matching Area Correlation Navigation System)다.
지형대조항법(TCM)은 순항미사일에 장착된 전파고도계가 비행 중에 전파를 지상으로 계속 발신하여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비행고도와 순항미사일 내부에 저장된 지형등고선을 서로 대조하면서 순항비행을 하는 항법이다.
숫자식 영상대조지역상관항법(DSMAC)은 순항미사일 아래쪽에 장착된 소형 카메라가 비행 중에 계속 촬영한 지형영상을 순항미사일 내부에 설치된 소형 컴퓨터에서 숫자화(digitalize)하면, 기억장치에 저장된 지형사진과 숫자화된 영상을 실시간으로 대조하면서 순항비행을 하는 항법이다.
그러므로 조선의 언론보도에 나오는 “복합유도결합방식”이라는 말은 조선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에 지형대조항법장치와 숫자식 영상대조지역상관항법장치가 모두 장착되었다는 뜻이다.
이런 첨단항법으로 날아가는 조선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은 적이 교란전파를 발사해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으며, 레이더파가 닿지 않는 초저공으로 비행하여 적의 반항공망을 감쪽같이 돌파할 수 있다. 이것은 교전상대의 방어력을 완전히 마비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숫자식 영상대조지역상관항법장치를 장착하면, 타격대상을 절제수술식으로 제거하는 초정밀타격을 할 수 있다.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동해에서 일본 도꾜 신주꾸(新宿)에 있는 방위성 청사를 향해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을 발사하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고 방위성 청사 옥상에 높다랗게 서 있는 무선송수신탑만 절제수술식으로 간단히 제거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일본방위성과 일본자위대 사이의 무선교신이 차단되어 전쟁수행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그런데 의문이 생긴다. 조선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에 숫자식 영상대조지역상관항법장치만 장착하면 초정밀타격을 할 수 있는데, 왜 지형대조항법장치를 하나 더 장착했을까 하는 의문이다. 숫자식 영상대조지역상관항법장치를 사용하려면, 지형을 미리 촬영하여 컴퓨터기억장치에 저장해두어야 한다. 그런데 비행거리가 1,500km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을 미리 촬영하여 기억장치에 저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지형대조항법장치로 순항비행을 하다가, 종말비행단계에 이르러 숫자식 영상대조지역상관항법장치를 가동하여 타격대상을 향해 돌진비행을 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지형대조항법장치는 긴 시간의 순항비행에 사용되는 것이고, 숫자식 영상대조지역상관항법장치는 짧은 시간의 최종돌진비행에 사용되는 것이다.
3차원 영상지도가 없으면, 지형대조항법장치와 숫자식 영상대조지역상관항법장치를 만들 수 없다. 조선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에 지형대조항법장치와 숫자식 영상대조지역상관항법장치가 장착된 것은, 조선이 3차원 영상지도를 제작하였음을 말해준다. 2021년 7월 26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조선에서 2016년에 창설된 군사지형정보국 주관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제작, 완성된 3차원 군형지도가 조선인민군 전군에 배포되었다고 한다. 3차원 군형지도에는 적진의 주요타격대상들에 대한 정밀타격좌표가 표시되었는데, 앞으로 각 군종사령부에 신설된 지형정보분석연구실에서 3차원 군형지도를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하게 된다고 한다.
4. 세계에서 폭발력이 가장 강한 탄두
위에 서술한 것처럼,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는 2021년 1월 초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사업총화보고를 하면서 “상용탄두위력이 세계를 압도하는 중장거리순항미싸일을 비롯한 첨단핵전술무기들”이 조선에서 개발되었다고 밝혔다. 상용탄두라는 말은 재래식 탄두를 뜻하고, 세계를 압도한다는 말은 탄두의 폭발력이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조선이 이번에 시험발사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에는 세계에서 폭발력이 가장 강한 재래식 탄두가 장착된 것이다. 그 탄두의 폭발력은 과연 얼마나 강한 것일까?
조선에서 탄두의 폭발력에 관한 성능지표를 공개하지 않았으므로, 다른 나라의 유사한 장거리순항미사일과 비교하면서 추정하는 수밖에 없다. 조선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사거리와 중국의 창젠(長劍)-10 장거리순항미사일 사거리는 1,500km로 서로 같다. 그러므로 창젠-10 장거리순항미사일 탄두중량과 조선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탄두중량도 서로 비슷할 것이다. 창젠-10 장거리순항미사일 탄두중량이 500kg이므로, 조선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탄두중량도 500kg인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중량이 500kg인 고폭탄두가 폭발하면, 살상반경이 200m에 이르는데, 조선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에는 그보다 폭발력이 더 강한 고폭탄두가 장착되었다. 이것은 조선이 초강력한 특수폭약을 개발했다는 뜻이다.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는 2021년 1월 초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사업총화보고를 하면서 조선의 중장거리순항미사일을 여러 첨단핵전술무기들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것은 조선이 고폭탄두가 장착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도 보유했고, 극소형 전술핵탄두가 장착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도 보유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09년 3월 31일 일본 <교도통신>은 국제위기그룹(ICG) 소속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하여 조선이 무게가 250~500kg에 달하는 극소형 전술핵탄두를 개발하는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15년 10월 13일 중국핵공업집단(CNNC) 소속 핵전문가 주쉬훼이(諸旭輝) 박사는 서울에서 진행된 학술대회에서 조선이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고도의 기술을 개발했다고 하면서, 앞으로 더 경량화된 핵무기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다시 6년이 지난 2021년 9월 15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2022년 1월에 발간될 미국의 핵태세검토보고(Nuclear Posture Review)에 조선의 전술핵무기를 서술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바이든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견해를 청취했다고 한다.
누구나 예상하는 것처럼, 고폭탄두가 장착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은 공격징후를 보이는 적을 선제기습타격으로 제압할 때 사용될 것이고, 전술핵탄두가 장착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은 조선을 공격한 적을 보복핵타격으로 소멸할 때 사용될 것이다.
5.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폭격기에 탑재된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현장사진은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이 자행발사대차에서 발사되었음을 보여준다. 그 자행발사대차는 2020년 10월 10일 열병식과 2021년 1월 14일 열병식에 원통형 발사관 5문을 탑재하고 각각 등장했던 5축10륜 자행발사대차다.
그런데 자행발사대차에서만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게 아니다. 순항미사일은 지상과 함상, 공중과 수중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발사할 수 있다. 발사방식의 다양성은 순항미사일이 탄도미사일과 구별되는 차이점이다.
이를테면 함상발사순항미사일은 조선인민군 함선들에 탑재되고, 폭격기에서 발사되는 공중발사순항미사일은 조선인민군 폭격기들에 탑재된다. 조선인민군 항공군은 일류신(Ilyushin)-28 폭격기 80대를 보유했다. 이 경폭격기는 항속거리가 2,180km이고, 비행고도가 12km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2008년 10월 7일 서해 상공에 출동한 조선인민군 일류신-28 폭격기는 금성-2 단거리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하는 실탄사격훈련을 진행했는데,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오늘 바로 그 폭격기에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이 탑재되는 것은 비약적인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조선인민군 잠수함에는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이 탑재된다. 조선인민군이 운용하는 중형 잠수함들이 바다 속에서 은밀하게 기동하다가 임의의 시각에 장거리순항미사일을 발사하면, 적대세력에 기습타격을 가할 수 있다. 적대세력은 조선인민군 잠수함에서 발사된 장거리순항미사일을 요격하기는커녕 탐지조차 하지 못할 것이므로, 그냥 얻어맞는 수밖에 없다.
이처럼 조선은 지상과 함상, 공중과 수중에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을 각각 실전배치하여 기존 정밀타격무기 공격망을 3차원으로 대폭 확장시키고 더욱 조밀하게 구축하게 되었다. 이것은 조선의 정밀타격작전범위가 한반도를 넘어 일본 전역은 물론 더 멀리 동중국해 남부해역까지 대폭 확장되었음을 의미한다. 확장의 의미를 동북아시아정세와 연관시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일본은 중국 영토인 댜오위다오(釣魚島)를 점령하였을 뿐 아니라, 중국의 내정문제인 대만문제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경거망동으로 중일관계를 완전히 파탄시켰다. 그래서 지금 중국인민해방군과 일본자위대는 동중국해에서 살벌하게 대치하고 있다. 미국은 동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일본은 동중국해에서 중일전쟁에 대비한 군사훈련과 무력증강을 다그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정치군사대결이 워낙 압도적인 분위기로 전개되는 바람에 중일전쟁의 위험은 너무 과소평가되고 있다. 중국을 자극하는 미국의 적대행동보다 중국을 자극하는 일본의 적대행동이 동북아시아에서 전쟁위험을 증대시키는 더 결정적인 요인이다. 중국의 견지에서 보면, 미국은 강적이지만 일본은 강적이 아니므로, 중미전쟁이 일어날 위험보다 중일전쟁이 일어날 위험이 비할 바 없이 더 크다.
이처럼 극도로 긴장된 동북아시아 정세 속에서 조선이 정밀타격작전범위를 일본 전역과 동중국해로 대폭 확장한 것은 중대한 정치군사적 의미를 가진다. 만일 중일전쟁이 일어나면, 조선은 조중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에 명시된 것처럼 “모든 힘을 다하여 지체 없이” 중국을 정치군사적으로 원조할 것이다. 중국식 표현을 빌리면, 조선의 항일원중전략이 수행되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은 일본자위대를 정조준한 타격수단이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조선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은 지난날 우리나라를 침략하고 극악무도한 폭압과 학살, 약탈과 강제연행을 36년 동안 자행했으면서도, 사죄는커녕 범죄사실마저 부인하면서 독도를 강탈하려고 광분하는 깡패국가 일본을 징벌할 정의의 장검이다. 조선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은 지난날 중국을 침략하여 극악무도한 전쟁범죄를 저질렀으면서도, 사죄는커녕 중국을 자극하는 정치군사도발로 중일전쟁위험을 증대시키는 깡패국가 일본을 징벌할 정의의 장검이다. 일본이 갖지 못했고, 가질 수 없고, 막지도 못하는 정의의 장검이 지금 조선의 손에 들려있다.
* 예고 - 조선이 이번에 공개한 철도기동미사일발사체계에 관한 글은 9월 27일 월요일 <국민뉴스>에 실린다. <저작권자 ⓒ 국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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