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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463> 미사일방어망 돌파하는 신비로운 속도와 절묘한 활공

한호석 칼럼 | 기사입력 2021/10/05 [00:05]

<개벽예감 463> 미사일방어망 돌파하는 신비로운 속도와 절묘한 활공

한호석 칼럼 | 입력 : 2021/10/05 [00:05]

<개벽예감 463>

미사일방어망 돌파하는 신비로운 속도와 절묘한 활공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5대 당면과업 가운데 세 번째 과업

2. 화성-8형의 우월한 앰플기술과 조종로켓기술 

3. 극초음속활공체의 절묘한 전방위 기동성

4. 미일동맹군의 미사일방어망, 6분 만에 돌파한다

 

 

1.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5대 당면과업 가운데 세 번째 과업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13년 6월 5일 나는 평양 만경대구역에 있는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을 참관했다. 무장장비관 개관식이 진행된 때로부터 1년 2개월이 지난 무렵이었다. 연건축면적이 50,000㎡나 되는 방대한 공간에 전시된 수많은 무장장비들을 모두 살펴보려면 사흘이 걸리는데, 그날 내게 주어진 참관시간은 3시간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중무기실과 전략로케트관만 참관하는 수밖에 없었다. 

 

사람 눈에는 아는 것만큼만 보인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무장장비관을 참관하면서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달았다. 조선인민군이 보유한 각종 무장장비들에 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았던 나는 무장장비관을 참관하는 동안 인식의 한계를 절감했다. 그 경험은 나의 관심을 군사부문으로 이끌어간 결정적인 계기로 되었다.     

 

무장장비관을 참관하고 뉴욕으로 돌아온 나는 2013년 7월 2일부터 7월 30일까지 ‘무장장비관 견문록’이라는 제목의 연재물 다섯 편을 <자주민보(당시 명칭)>에 발표했다. 그 가운데서 2013년 7월 22일에 발표한 ‘무장장비관 견문록 (4) 6종의 전략미사일과 2종의 전술미사일’이라는 제목의 글 속에 이 글의 주제와 연관되는 내용이 들어있다. 8년 전 무장장비관에 전시된 화성계렬 미사일들은 화성-1, 화성-3, 화성-5, 화성-6, 화성-7, 화성-9, 화성-10, 화성-11, 화성-13이었다. 이상하게도 화성-2, 화성-4, 화성-8, 화성-12는 전시되지 않았다. 당시 조선의 미사일에 대해 매우 제한적인 지식과 정보밖에 갖지 못했던 나는 그 네 종의 화성계렬 미사일들이 왜 전시되지 않았는지 해설강사에게 물어보지 못했다.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린 내게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았지만, 세월이 퍽 흐르는 사이에 그 아쉬움은 희미한 기억 속으로 멀어져갔다. 

 

그런데 희미한 기억 속으로 멀어져간 화성-8형은 8년이 지난 어느 날 불현듯 현실 속에 나타났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국방과학원은 2021년 9월 28일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8년 전 무장장비관에서 그 존재를 찾아볼 수 없었던 화성-8형이 오늘 극초음속미사일이라는 놀라운 모습으로 등장한 것이다. 극초음속(hypersonic speed)은 마하(Mach) 5~10에 이르는 속도를 뜻하는데, 대기 중에서 음속보다 5~10배 더 빠른 엄청난 속도다.

 

나는 2020년 4월 6일 <자주시보>에 실린 ‘미국의 제한핵전쟁도발, 누가 억제할 것인가?’(http://www.jajusibo.com/50007)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선이 극초음속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조선이 미국보다 한 발 앞서 극초음속활공체를 개발할 것인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서술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조선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함으로써, 극초음속미사일부문에서 조선이 미국과 겨루고 있다는 나의 주장이 입증되었다. 

 

미국 해군은 2020년 6월 극초음속미사일 1단 로켓엔진 성능판정시험을 진행했는데, 첫 번째 시험발사는 2022년으로 예정되었다. 미국에서 개발하고 있는 극초음속미사일이 완성되면, 미국 해군과 육군에 각각 실전배치될 것이다. 미국 공군도 극초음속미사일을 개발하는 중인데, 2022년 말에서 2023년 초에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나는 2021년 1월 25일 <자주시보>에 실린 ‘핵무력을 고도화하는 투쟁, 세상을 놀라게 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 중에 극초음속활공체를 “가까운 기간 내에” 만들겠다고 언명한 김정은 총비서의 결심과 관련하여 아마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조선은 그런 예상을 2~3개월이나 앞질러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참 대단하다는 평가가 절로 나온다.  

 

극초음속미사일은 미사일공학기술의 최고결정체다. 20세기가 초음속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극초음속의 시대다. 극초음속미사일개발기술은 미사일부문을 뛰어넘어 항공우주부문에 적용된다. 극초음속미사일을 만들어내면 세계 최고 수준의 군사과학기술패권을 장악할 수 있다. 오늘날 미사일강국들이 극초음속미사일을 만들기 위해 치렬한 개발경쟁을 벌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일반탄도미사일에는 탄두(warhead)가 장착되지만, 극초음속미사일에는 극초음속활공체(hypersonic glide body)가 장착된다. 조선에서는 탄두부를 전투부라고 부르고, 극초음속활공체를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라고 부른다. 이 글에서는 편의상 극초음속활공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2021년 10월 현재, 극초음속미사일을 실전배치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로씨야와 중국뿐이다. 로씨야가 실전배치한 극초음속활공체는 아반가르드(Avangard)이고, 중국이 실전배치한 극초음속활공체는 둥펑(東風)-ZF다. 미국, 프랑스, 인디아, 브라질이 로씨야와 중국의 뒤를 추격하면서 극초음속활공체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무서운 속도로 각종 첨단미사일을 속속 개발하고 있는 조선은 올해 치렬한 국제경쟁무대에 뛰어들어 미국과 경쟁하고 있다. 

 

▲ 위의 사진은 2021년 9월 28일 조선국방과학원이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진행한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장면이다. 화성-8형 탄도미사일 상단부에 극초음속활공체가 탑재되었다. 극초음속미사일은 미사일공학기술의 최고결정체다. 20세기가 초음속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극초음속의 시대다. 극초음속미사일을 만들어내면 세계 최고 수준의 군사과학기술패권을 장악할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극초음속미사일개발을 가장 중대한 사업으로 여기면서 그 개발사업을 직접 지도해왔다.  


극초음속활공체를 독자적으로 개발하지 못하는 프랑스는 미국의 기술지원을 받으며 극초음속순항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데, 2021년 10월 현재 시제품도 아직 만들지 못했다. 인디아는 2020년 9월 7일 극초음속순항미사일에 장착되는 스크램젯엔진(scramjet engine) 시험을 진행했다. 브라질은 첫 번째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2022년에 시행할 예정이다. 일본은 2026년에 극초음속활공체를 완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은 “당중앙의 특별한 관심 속에 최중대사업으로 간주되여”왔다고 한다. 당중앙의 특별한 관심이라는 말은 김정은 총비서의 특별한 관심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 김정은 총비서는 극초음속미사일개발을 가장 중대한 사업으로 여기면서 그 개발사업을 직접 지도해온 것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개발은 2021년 1월 초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제시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의 전략무기부문 최우선 5대 과업”에 속한다고 한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사업총화보고를 하면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을 언급했는데, 특별히 전략무기부문에서 최우선적으로 수행해야 할 5대 당면과업을 제시하였다. 5대 당면과업을 최우선적으로 수행한다는 말은 2022년까지 완료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내년까지 완료할 5대 당면과업은 다음과 같다. 

   

1) 각종 전술핵탄두 및 초강력 열핵탄두 증산  

2) 개별유도식 다탄두 제작기술 완성

3)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 개발

4)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지상배치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5) 신형 핵잠수함 건조 및 잠수함발사 장거리탄도미사일 개발

 

2021년 1월 8일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신형 탄도로케트들에 적용할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2021년 9월 28일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가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9년 9월 28일 조선국방과학원이 진행한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는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5대 당면과업 가운데서 세 번째 과업을 수행한 것이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한 결과, “목적하였던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설계상 요구에 만족되였다”고 한다. 이것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서 나타난 놀라운 현상들을 하나씩 고찰해보자.   

 

 

2. 화성-8형의 우월한 앰플기술과 조종로켓기술 

 

조선국방과학원은 2021년 9월 28일 오전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한 발이 발사되었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 발표에 따르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발사시각은 오전 6시 40분경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발사점을 알지 못해서, 처음에는 “내륙에서” 발사되었다고 얼버무리다가 나중에는 자강도 전천군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되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발사된 곳은 전천군 무평리가 아니라 룡림군 도양리다. 룡림군 도양리와 전천군 무평리는 약 20km 떨어져 있다. 한국군 합참본부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발사점을 파악하지 못한 까닭은, 1,500~2,000km에 이르는 높은 산들이 솟아있는 룡림군 도양리에서 발사했기 때문이다. 험준한 산악지대의 어느 협곡에서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발사되었으므로, 한미련합군 감시레이더가 발사점을 포착하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조선국방과학원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발사되었다는 사실만 밝혔고, 그 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활공체가 어떤 방향으로 날아가 낙탄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래서 한미련합군은 화성-8형에서 분리된 극초음속활공체가 어느 방향으로 날아갔는지 알지 못했고, 어디에 낙탄했는지는 더욱 알 수 없었다. 매우 난감해진 한국군 합참본부는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룡림군에서 “동쪽으로” 발사되었다고 얼버무렸다. 

 

한미련합군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발사점을 파악하지 못한 것만이 아니라, 비행방향과 낙탄점도 파악하지 못했으므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전혀 가늠조차 수 없었다. 발사점, 비행방향, 낙탄점을 모르면서 어떻게 미사일 비행거리를 추산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명색이 한국군 합동참모본부인데, 조선이 발사한 미사일의 비행거리를 전혀 모른다고 발표하여 망신을 당할 수는 없어서, 그들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비행거리가 200km 미만이라고 얼렁뚱땅 둘러대고 말았다. 

 

만일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활공체가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동쪽으로 200km가 채 되지 않는 곳에 낙탄했다면, 함경북도 김책시 주변에 떨어진 것인데, 이것은 말이 되지 않는 소리다. 2021년 9월 29일 <동아일보>는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약 450km 날아갔다고 보도했는데, 그것이 더 합당한 추정으로 보인다. 그런 보도내용에 근거하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활공체는 함경북도 해안에서 동쪽으로 약 250km 떨어진 동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비행거리를 추산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조선국방과학원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목적은 비행거리를 측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극초음속활공체의 성능을 판정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극초음속활공체가 설계상 요구대로 비행하는지를 판정하려면, 함경북도 각지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감시레이더들이 비행궤적을 면밀히 포착해야 했다. 그래서 조선국방과학원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비행거리를 대폭 축소하여 발사한 것이다. 

 

미사일의 비행거리를 축소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80도 이상 고각으로 발사하여 비행거리를 축소하는 방법인데, 그렇게 하면 미사일의 정점고도가 대기권을 훌쩍 벗어나 1,500km 이상 높아지게 된다. 활공은 대기권 안에서 가능한 물리적 운동이므로, 극초음속미사일의 정점고도는 30~40km 정도로 매우 낮아야 하고, 따라서 고각으로 발사할 수 없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정점고도는 약 30km로 매우 낮았다. 다른 하나는 미사일 연료통에 연료를 가득 채우지 않고 비행거리를 축소하는 방법이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는 연료를 조금만 넣고 비행거리를 축소하는 방법으로 시행되었다.  

 

일부 남측 언론매체들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30km 고도까지 상승한 것이 무슨 공학기술적 한계 때문에 생긴 이상현상이 아닐까 하고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그런 반응은 극초음속미사일이 원래 그처럼 낮은 고도로 비행한다는 기본상식조차 알지 못한 무식한 행동이었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활공체로 구성되었다. 그러므로 극초음속미사일의 성능을 파악하려면 탄도미사일 성능과 극초음속활공체 성능을 구분하여 고찰해야 한다. 조선의 언론매체가 간략하게 보도한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성능 중에서 우선 탄도미사일 성능부터 고찰해보자. 

 

▲ 위의 사진은 2021년 9월 28일에 진행된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장면을 담은 조선의 언로보도사진을 확대하여 미사일 하단부 분사구를 좀 더 자세히 볼 수있게 한 것이다. 위의 사진이 보여주는 것처럼, 미사일 하단부 중앙에 커다란 추진로켓분사구 1개가 있고, 그 주위에 동서남북 방향으로 작은 조종로켓분사구 4개가 달려있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에 장착된 커다란 추진로켓엔진은 80톤포스의 강한 추력을 내는백두산로켓엔진이다. 2017년 8월 말 조선이 발사한, 백두산로켓엔진을 장착한 화성-12형 장거리탄도미사일은 일본렬도 상공을 넘어 북태평양으로 멀리 날아갔다.  

 

1) 조선의 언론매체는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탄도미사일 성능을 판정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능동구간에서 미싸일의 비행조종성과 안정성을 확증”하였다고 간략하게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탄도미사일의 비행구간은 상승비행단계(boost Phase)⟶중간비행단계(midcourse phase)⟶말기비행단계(terminal phase)로 구분되는데, 위의 인용구에 나오는 능동구간은 상승비행단계와 중간비행단계를 뜻한다. 그러므로 능동구간에서 미사일의 비행조종성과 안정성이 확증되었다는 말은, 상승비행단계와 중간비행단계에서 탄도미사일의 비행자세를 제어하여 안정적으로 비행했다는 뜻이다. 세계 정상급 미사일제조기술을 가진 조선에 있어서 탄도미사일의 비행자세를 제어하여 안정적 비행상태를 보장하는 기술은 이미 오래 전에 개발, 완성한 기술이다. 

 

그런데 탄도미사일이 능동구간에서 비행할 때, 비행자세를 정밀하게 제어하려면 미사일 하단부의 동서남북 방향에 4개의 조종로켓을 각각 달아놓아야 한다. 조종로켓 4개의 분사방향을 조절하면, 미사일의 비행속도와 비행자세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장면이 담긴 보도사진을 보면, 미사일 하단부 중앙에 커다란 추진로켓분사구가 1개 있고, 그 주위에 동서남북 방향으로 작은 조종로켓분사구 4개가 달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에 장착된 커다란 추진로켓엔진은 백두산로켓엔진이다. 2016년 9월 20일 로켓엔진지상분출시험을 통과한 백두산로켓엔진은 당시 화성-12형 장거리탄도미사일에 장착되었다. 백두산로켓엔진은 80톤포스(ton-force)의 강한 추력을 낸다. 백두산로켓엔진에 관해서는 2017년 9월 4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화성-12형 북태평양으로 날려보낸 2017년형 백두산로켓엔진’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다. 

 

2)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주목되는 공학기술적 성과들 가운데 하나는 액체연료를 앰플(ampoule)에 담은 것이다. 앰플은 밀봉된 유리용기를 뜻하는 말이다. 조선에서는 암풀이라는 로씨아말을 사용한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에 “처음으로 도입한 암풀화된 미싸일연료계통과 발동기의 안정성을 (이번 시험발사에서) 확증하였다”고 한다. 

 

미사일에 사용되는 액체연료는 적연질산(Red-Fuming Nitric Acid) 같은 맹독성 화학물질이다. 그런 맹독성 화학물질이 미사일의 연료통과 배관에 들어간다. 배관은 연료통에 들어있는 액체연료를 엔진분사실로 보내주는 도관이다. 그런데 맹독성 화학물질을 연료통과 배관에 장시간 보관하면, 접촉면이 부식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은 액체연료차량으로부터 액체연료를 주입받은 다음 곧바로 발사되어야 한다. 하지만 미사일이 대형화되어 액체연료를 주입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발사징후가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발사징후가 노출되면, 선제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난제를 완벽하게 해결해준 것이 앰플기술이다. 연료통과 배관의 내부접촉면을 유리로 만들어 맹독성 화학물질의 부식작용을 방지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간단해보이지만, 연료통과 배관의 내부접촉면을 전부 유리로 만들고, 그 바깥쪽을 특수합금강으로 제작하는 앰플기술은 난도가 매우 높은 기술이다. 조선은 그런 고난도 기술을 완성하여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에 도입했다. 

 

고난도 앰플기술을 개발, 완성한 조선은 앞으로 화성계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직전에 액체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액체연료를 앰플화된 연료통에 주입한 화성계렬 미사일을 만들어 미사일부대에 실전배치하였다가, 발사명령을 받으면 5분 안에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앰플화된 액체연료를 사용하면, 고체연료를 대신하는 대체효과를 얻을 수 있다. 

 

 

3. 극초음속활공체의 절묘한 전방위 기동성

 

중요한 것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탄체길이와 탄체지름을 파악하는 일이다. 그런데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장면을 촬영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에서 미사일발사차량을 찾아볼 수 없다. 아마도 5축10륜 발사차량에서 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언론보도사진에서 그런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이다. 만일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5축10륜 발사차량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솟구쳐 오르는 장면을 보여주는 사진이 있으면, 군사전문가들은 발사차량의 차체크기와 대조하여 미사일의 탄체길이와 탄체지름을 대략 추산할 수 있다. 하지만 조선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탄체길이와 탄체지름을 외부에서 추산하지 못하도록 발사차량이 나타나지 않는 각도에서 촬영된 언론보도사진만 외부에 공개했다. 

 

그러나 또 다른 추산방법이 있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하단부에 달려있는 추진로켓엔진분사구의 지름이 90cm이므로, 그 길이와 대조하여 탄체길이와 탄체지름을 대략 추산할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추산하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탄체길이는 약 15m, 탄체지름은 약 1.6m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산은 무슨 의미를 가지는가? 

 

2019년 10월 1일 중국이 열병식에서 공개한 둥펑(東風)-17 극초음속미사일의 탄체길이는 11m인데, 조선이 이번에 시험발사한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탄체길이는 약 15m로 추산된다. 이것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둥펑-17 극초음속미사일보다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이 개발과정에서 해결해야 했던 가장 어려운 공학기술적 난제는 화성-8형 탄도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활공체의 유도기동성(guided maneuverability)과 활공기동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8형 탄도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의 유도기동성과 활공비행특성을 비롯한 기술적 지표들을 확증하였다”고 한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를 알려면, 다음과 같은 사전이해가 필요하다.

 

극초음속미사일은 30~40km 정점고도까지 올라갔다가 낙하하기 시작하여 18~20km 구간에 이르면 조종로켓엔진이 잠시 정지되어 수평으로 활공한다. 그러다가 로켓엔진이 다시 작동하면 갑자기 수직으로 상승하고, 기동방향을 좌우로 바꾸면서 활공한다. 

 

▲ 위의 사진은 2021년 10월 현재 미국 해군이 개발하고 있는 극초음속미사일의기본구조를 보여주는 개념도다. 이 극초음속미사일의 사거리는 2,500km다. 이 극초음속미사일이 개발, 완성되면, 미국 해군과 미국 육군에 각각 실전배치될 것이다. 미국 해군은2020년 6월 극초음속미사일 1단 로켓엔진을 시험했는데, 첫번째 시험발사는 2022년으로 예정되었다. 위의 사진에 나타난 극초음속활공체의 기본구도를 보면, 극초음속활공체첨두는 원통형 삼각뿔이고, 아래쪽에 동서남북 방향에 4개의 날개가 달렸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극초음속활공체도 그와 유사한 모양일 것이다. 발사된 후 탄도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활공체는 상하좌우로 기동하면서 활공하다가, 타격대상을 향해 마하8~10에 이르는 극초음속으로 돌진락하한다.  


조선이 보유한 변칙비행전술미사일은 상하로 기동하면서 추력비행을 하지만(pull-up maneuverability), 조선이 개발한 극초음속활공체는 상하좌우로 기동하면서 활공한다. 참으로 절묘한 활공기동이다. 이처럼 활공방향을 상하좌우로 바꾸며 날아가는 전방위 기동성(omnidirectional maneuverability)이야말로 화성-1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보여주는 절묘한 특성이다. 

 

극초음속활공체가 활공구간에서 비행하는 속도는 마하 4~7이다. 2021년 9월 29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 합참본부는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비행속도가 “마하 4~7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발표했다는데, 그것은 화성-8형 탄도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활공체가 상하좌우로 기동방향을 바꾸며 날아간 활공구간의 비행속도를 감시레이더로 측정한 것이다.  

 

절묘하게 활공하는 극초음속활공체가 타격대상 가까이 접근하면, 무시무시한 속도로 타격대상을 향해 돌진락하한다. 돌진락하속도는 마하 8~10에 이르는 극초음속이다. 조선의 극초음속활공체는 약 15km 고도에서 돌진락하를 시작했기 때문에, 한미련합군 감시레이더는 돌진락하를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 지구표면의 곡률과 높은 산들은 한미련합군 감시레이더가 쏘는 레이더전파를 가로막는다. 그처럼 신비로운 속도와 절묘한 활공으로 날아가는 조선의 극초음속활공체는 한미련합군이 감시레이더로 포착하지도 못하고, 미사일방어망으로 막을 수도 없다. 

 

 

4. 미일동맹군의 미사일방어망, 6분 만에 돌파한다

 

최근 조선에서 개발된 여러 타격수단들은 적대세력의 미사일방어망을 완전히 무용지물로 만드는 특출한 무기체계들이다. 이를테면, 변칙비행조종방사포, 변칙비행전술미사일, 장거리순항미사일, 철도기동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신형 반항공미사일 등이다. 이것은 한미련합군과 미일동맹군의 미사일방어망을 돌파하는 매우 우수한 무기체계들이다. 

 

그런 특출한 타격수단들이 개발되어 조선인민군 전략군에 속속 실전배치되고 있으므로, 전략군에서 복무를 하는 미사일전문병도 대폭 증원되어야 한다. 2021년 10월 1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2020년 가을철 정보기술학원 졸업생들이 대거 전략군에 초모(招募)되었고, 올해 2021년 가을철 조선인민군 초모사업에서 전략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처음 40%로 대폭 증가되었다고 한다. 전략군이 날로 증강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조선국방과학원은 이번에 개발한 극초음속미사일개발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고 있다. 그렇게 해야 로씨야, 중국, 미국과 벌이는 극초음속미사일개발경쟁에서 조선이 뒤쳐지지 않을 것이다. 2021년 8월 24일 중국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초강력한 바람을 인공적으로 일으켜 마하 30의 고극초음속을 실험하는 풍동(wind tunnel)을 2022년에 완공할 것이라고 한다. 고극초음속(high-hypersonic speed)은 마하 10~25에 이르는 속도인데, 중국은 고극초음속을 뛰어넘는 비행속도를 시험하려는 것이다.  

 

세계 미사일강국들과 겨루고 있는 조선은 기술연구와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1년 1월 5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조선국방과학원 산하에 극초음속로케트연구소가 설립되었다고 한다. 4개 부서, 7개 연구실로 편성된 극초음속로케트연구소에는 연구사 약 300명이 근무하는데, 극초음속활공체와 함선탑재형 레이저무기를 개발하는 당면과업이 그들에게 주어졌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극초음속활공체는 극초음속순항미사일에 장착하는 극초음속활공체를 뜻한다. 지금 조선은 폭격기와 함선에 탑재할 극초음속순항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2021년 3월 31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우수한 국방과학기술인재를 양성하는 김정은국방종합대학에 지난 3월 16일 극초음속미사일을 연구하는 학부가 신설되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보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을 개발한 조선에서 스크램젯엔진을 장착한 극초음속순항미사일을 개발하는 연구사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요즈음 조선인민군 전략군에는 절대적으로 우세한 미사일들이 속속 실전배치되고 있다. 한미련합군과 미일동맹군이 감시레이더로 포착하지 못하고, 미사일방어망으로 막을 수도 없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미사일은 절대적으로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을만하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도 그런 미사일들 가운데 하나다. 

 

▲ 위의 사진은 조선의 미사일공격을 막아보겠다고 하면서 일본자위대가 도꾜 신주꾸에 있는 방위성 청사 앞에 배치한 미국산 미사일방어체계의 요격미사일발사차량을촬영한 것이다. 누가봐도 너무 허술해보인다. 저렇게 허술한 미사일방어망으로는 전시에조선이 발사하는 장거리순항미사일과 극초음속미사일을 단 한 발도 막을 수 없다. 미국의 핵우산을 믿고, 조선과 중국을 자극하면서 동북아시아정세를 날로 격화시키는 전범국가 일본은 경거망동을 중지하고 자중해야 한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은 미일동맹군의 미사일방어망을 6분 만에 돌파할 것이기 때문이다.  

 

절대적으로 우세한 미사일들이 조선인민군 전략군에 실전배치되는 추세에 맞게 미사일기지도 확장 또는 신축되고 있다. 2021년 9월 29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는 자강도 전천군 리만로동자구에 전략군 1개 연대가 주둔할 미사일기지공사를 2021년 6월말부터 시작하여 최근에 완료했고, 지난 9월 24일 전략군 1개 연대가 완공된 미사일기지로 이전, 배치되었다고 한다. 자강도 전천군 리만로동자구는 이번에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가 진행된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서쪽으로 약 10km 떨어진 곳이다.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올해 2021년 말까지 전천군 북쪽에 있는 성간군에도 1개 연대를 이전, 배치하라는 최고사령부의 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미사일부대들이 대폭 증강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조선의 변칙비행조종방사포와 변칙비행전술미사일은 사거리가 한반도를 벗어나지 못하므로, 한미련합군을 타격할 무기체계인 것이 분명하고, 조선의 장거리순항미사일과 극초음속미사일은 사거리가 한반도를 벗어나므로, 미일동맹군을 타격할 무기체계인 것이 분명하다.  

 

이번에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한 자강도 한복판에서 일본 도꾜 중심부 신주꾸(新宿)구에 있는 일본 방위성 청사까지 직선거리는 약 1,270km인데, 자강도 한복판에서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을 쏘면 약 7분 만에 일본 방위성 청사까지 날아간다. 만일 강원도 원산으로 이동하여 쏘면 약 6분 만에 일본 방위성 청사까지 날아간다. 

 

극초음속활공체에는 재래식 탄두도 들어갈 수 있고, 전술핵탄두도 들어갈 수 있다. 어느 것을 사용할 것인가 하는 선택권은 조선이 행사한다. 

 

그런데 일본자위대와 주일미국군은 전시에 자기들을 향해 신비로운 속도와 절묘한 활공으로 날아오는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을 막아낼 방어수단을 전혀 갖지 못했다. 2017년 4월 25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전시에 조선의 미사일공격에 대처할 일본의 대응시간은 10분이라고 했는데,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오늘 일본의 대응시간은 6분으로 줄었다. 미국의 핵우산을 믿고, 조선과 중국을 자극하면서 동북아시아정세를 날로 격화시키는 전범국가 일본은 경거망동을 중지하고 자중해야 한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은 미일동맹군의 미사일방어망을 6분 만에 돌파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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