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된 북시민이 북녘 고향에서 가족과 새해를 맞게 해야문 대통령, 빈손으로 임기를 마치면 역사의 죄인이 돼
이흥노 미주동포
이제 곧 대망의 새해 2022년을 맞이하게 된다. 지구촌 모든 사람들은 힘차게 솟아오르는 새해의 해돋이를 반기며 누구나 새로운 희망을 꿈꾸고 다진다. 하지만, 아직 남녘땅에는 설날이 되면 강요에 의해 부모 자식 형제 고향을 이별하고 피눈물을 쏟아내는 특별한 이산가족들이 있다. <분단>의 불가피한 희생양으로 치부되고 무시되는 한핏줄 같은 동포들의 한숨소리리가 들리고 있는 데 말이다. 이건 명백한 인권유린이고 천륜을 저버린 죄악인 것이다.
이들은 북녘 부모 형제가 1 년 12달 365일,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기약도 없이 마냥 기다리고 있는 고향땅을 오갈 수 없는 경계인의 신세다. 속절없이 창살없는 감옥살이를 해야 하는 강제 이산가족들이다. 가장 대표적 사례로 2016년, 중국에서 일하던 12명의 북녘 처녀들이 남측 공권력에 의해 납치돼 5년째 포로에 가까운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다. 박근혜 정권이 총선용으로 강제 납치한 희대의 국가권력형 범죄의 희생양들이다.
서울 정부와 유엔은 이 국제인권기구의 보고서를 받아들고도 ‘배째라’면서 입을 다물고 있다. 비록 전임 정권이 저지른 범죄이긴 하지만, 문 정권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건 분명하다. 같은 또래의 자식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와 동시에 지체없이 북녘 부모 형제들에게 돌려보내는 것이 마땅한 도리다. 납치된 젊은 처녀들은 5년째 외부와 단절된 채 감금생활이 강요되고 있다. 이것은 어떤 구실이나 변명으로도 용일될 수 없는 만행이다.
한편, 인권 문제가 가장 큰 관심사인 유엔과 입만 열었다 하면 인권타령인 바이든도 이렇게 끔찍하고 잔인한 인권유린을 외면하고 있다. 바이든이 펼치는 인권타령은 미운털 박힌놈에게만 적용되는 ‘이중 잣대’로 왜곡되고 굴곡된 잣대다. 이들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부모 형제와 생이별이 강요돼 이토록 모진 세월을 눈물로 지새워야 하나. 부모와 자식을 강제로 갈라놓는 짓은 가장 악랄한 죄악인 것이다. 참, 하늘도 무심하지!
또 하나 기구한 운명의 여인이 있다. 그는 2010년, 중국 친척집에 갔다가 탈북부로커에 속아 여권을 뺏기고 부득이 입국하게 된 김련희씨다. 서울에 도착하면서 부터 속아서 입국했으니 부모 자식이 있는 북녘 고향으로 가게 해달라고 울며불며 애걸복걸해온지가 벌써 11년째다. 이 비극의 사연도 국제적 관심사가 돼서 세계 주요 언론매체가 집중 보도했다. 재미동포 신은미 교수는 북녘 김씨의 딸과 서울의 김씨와의 화상상봉을 성사시킨 바가 있다.
최근에는 김련희씨가 주연하고 이승준 감독이 제작한 다큐멘타리 영화 <그림자꽃>이 절찬리 국내에서 상영됐다. 미국에서는 지난 12월 11일, ‘미주양심수후원회’ 송영애 선생을 비롯 많은 협력자들의 지지 성원으로 성공리에 줌상영이 마련됐다. 송 선생은 <금림자꽃>의 미주 상영 후기를 발표했다. 김련희씨와 장기수들은 ‘4.27판문점 선언’으로 북녘 고향으로 곧 돌아가게 됐다는 희망이 한없이 부풀었지만, 또 다시 좌절하게 됐다고 썼다.
남측의 선언 불이행이 이산가족들의 불행을 무한정 연장하고 있다고 송영애 선생은 솔직하게 고백했다. 또, 1차 송환을 성공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던 권오헌 양심수 후원회 명예회장은 강제로 끌려온 김련희 평양시민과 장기수 선생님들이 귀향해 가족상봉을 해야 한다고 온 몸과 마음을 깡그리 다바쳐 절절하게 호소한다고 썼다. 2차 송환 대기 비전향 장기수는 모두 11명이다. 30여 년의 모진 형기를 마치고 석방된 90세 전후의 할아버지들이다.
거동이 불편한 연노한 장기수들의 한결같은 소원은 죽기 전에 이산가족과 상봉하고 고향땅에서 영원히 잠드는 것이라 한다. 김영삼 대통령은 형기를 마친 리인모 인민군 종군기자를 1993년 북송했고,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은 1차로 장기수 63명을 북송했다. 이제 남은 2차 북송은 문 대통령이 해내야 할 몴이다. 두 전직대통령이 남긴 전통, 즉 통큰 결단을 본받아 조속히 북녘 시민들을 그들의 고향으로 돌려 보내야 한다.
코쟁이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12처녀, 김련희씨, 그리고 장기수들에게 창살없는 감옥생활을 강요해야 하는 것이라면, 최소한의 자주와 주권도 행사할 수 없는 무능함의 극치를 그대로 들어내는 걸로 밖에 달리 볼 도리가 없다. 한편, 전직 두 대통령의 북송 용단은 되레 해내외로 부터 열열한 지지 환영을 받았을 뿐 아니라 지금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는 걸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국제법, 도덕적, 인도적 범주에서도 전혀 벗어난 게 아니다.
민족의 성산 백두산 정상에서 양손을 맞잡고 굳게 다진 맹세의 일부라도 이행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임기를 마치면 문 대통령은 역사에 죄인으로 기록되고 말 것이다. 통크게 북녘으로 송환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하다. <저작권자 ⓒ 국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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