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연준의 파격적인 금리 인상...무엇이 문제인가?

정인대 칼럼 | 기사입력 2022/06/17 [00:03]

연준의 파격적인 금리 인상...무엇이 문제인가?

정인대 칼럼 | 입력 : 2022/06/17 [00:03]

 

 

 

드디어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5일, 연방 기준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금리 인상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종전 0.75∼1.00% 수준이었던 미국 기준금리는 단숨에 1.50∼1.75% 수준으로 올라서게 됐다. 연준이 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린 것은 지난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이미 예고되었던 탓에 미국 증시에 미친 영향은 없었고 오히려 안도 랠리를 보였다. 최근 미국 뉴욕증시는 국내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급락을 하여 왔던 터에 연준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대폭 인상하자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상승장을 펼친 것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 연준 위원들은 연속된 금리 인상 결과 올해 말 기준금리가 3.4%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목적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미국의 연준 상황을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한국은 미국의 금리 변동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미국이 28년만에 자이언트 스텝과 같은 파격적인 금리 인상은 국내 인플레가 예상보다 극심하기 때문이었고 이를 안정시키지 못할 경우 미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의 원인으로 대두될 것을 우려한 선제조치라고 하겠다. 실제로 미국의 5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6%까지 치솟으며 1981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였다. 

 

미국은 지난 2020년부터 코로나 19의 팬데믹에 따른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제로 금리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21년부터 물가가 상승세로 전환되자 금년 3월에 0.25%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제로금리 시대는 막을 내렸다. 설상가상, 우크라이나 사태의 발발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시작되면서 연준은 지난 5월에 기준금리를 0.5% 인상하는 빅스텝을 보였다.

 

▲ 16일 오전,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에 참석한 정부 인사들. 왼쪽부터 이복현 금감원장, 최상목 경제수석,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그리고 오늘 0.75% 인상에 이어 연준은 앞으로 0.5% 금리 인상을 몇차례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치솟고 경제성장률이 하향세를 지속한다면 부득이 금리 인상은 빅스텝이 아니라 자이언트 스텝으로 변경될 수 있음도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대폭적인 금리 인상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이 더욱 심화될 것을 우려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도 조만간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 본다. 미국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이 발표되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오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했다. 회의 직후 이 총재는 "다음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까지는 3~4주 남아 있어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시장 반응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다음달 회의에서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풀이되는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취임전부터 금리 인상을 주장하면서 빅스텝을 미리 언급한 바 있다. 그런 상황에 얼마전 우리나라는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빅스텝은 아닌 0.25% 수준이었다. 이제 가계부채 증가를 우려하였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빅스텝은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추진의 명분을 쌓게 되었다.

 

미국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과 연말 3.4% 수준의 금리 도달로 인해 예상되는 한미간 금리 역전 상황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제 한국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증시의 급락 등 제반 영향을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물가 안정과 과열되었던 아파트 가격 진정, 가계부채의 급증을 저지하기 위해서 금리 인상을 어느 수준까지 시행해야 할 것인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현재 1.75%의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연말까지 3.5%대로 이어질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미국이 연말까지 3.4% 금리 수준으로 상승한다면 우리 역시 이를 상회하는 금리를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금리 인상 경쟁은 우리나라의 경제 주체로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영업환경을 저해하며 서민들의 내집 마련의 꿈을 저버리게 하는 금리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 역시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내용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