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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남북정상회담 22주년 기념식, 평화는 멀어지는가?

김기만 칼럼 | 기사입력 2022/06/17 [00:04]

6.15 남북정상회담 22주년 기념식, 평화는 멀어지는가?

김기만 칼럼 | 입력 : 2022/06/17 [00:04]

 

▲ 남북정상회담에서의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2000년 6월 13일 오전 10시 27분, 김대중 대통령님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공군 1호기 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에 첫발을 디뎠다.

 

예상을 깨고 공항에 마중 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자 두 분은 거의 동시에 "반갑습니다"를 외쳤다.

 

김대중 대통령님은 감격스러운 일성을 이렇게 토해냈다.

 

"반세기 동안 쌓인 한(恨)을 한꺼번에 풀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작이 반입니다".

 

이틀 여가 지난 6월 15일 저녁, 김대중 김정일 두 분이 서명한

 

'6·15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되었다.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다섯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며 평생 추구해온 민주화, 인권에의 기여 등을 인정, 평가받아 김대중 전 대통령님은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22년 지난 지금, '평화의 길'은 정상회담이나 선언만으로는 완전하게 담보되지 않는다는 것을 절감하게 한다. '임중이도원'(任重而道遠, 책임은 무겁고, 길은 멀다)이라고나 할까?

 

15일  오후 서울 '김대중평화센터'에서는 '6.15 정상회담 22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가 열렸다.

 

 

 

국민의힘 소속인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축사를 했고,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힘 유준상 전 의원 등이 찾아와 잠시나마 '여야 동거'(同居)시간'을 가졌다.

 

기념 학술회의에서 주제 발표를 한 박명림 연세대 교수의 말이 생각난다.

 

"6·15 정신은 좁은 남북관계에 국한되지 않고,

 

두 분의 합의를 뛰어넘어 확산되어야 한다".

 

'새로운 6.15 정신'을 강조하는 박 교수의 결론은 명확했다.

 

"수백 년 장기평화를 누리다가도 대국 사이의 세력충돌이 벌어지면, 한반도는 세계전쟁 수준의 대전쟁과 대비극의 무대로 완전 돌변, 큰 피해자가 된다"며 "이제 이 땅에서 준항구평화를 구축하며 보석 같은 평온을 세계에 제공하기 위해 우리에게 새로운 6·15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학술회의. 서울대 박명규 명예교수, 박명림 연세대 교수, 김근식 경남대 교수


* 세 가지 사족(蛇足).

 

1. 민족적 경사로 온 겨레가 기대하고 있던 2000년 6월 13일 남북정상회담 첫날, 못나빠진 조선일보는 뜬금없이 <양안(兩岸) 관계에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사설(社說)을 쓴다.

 

알다시피 '양안'은 중국과 대만(臺灣)을 뜻한다. 남북관계를 이렇게 폄하하는 것은 정상회담이 못마땅해 딴지 거는 것일 뿐이다. 지금이나 22년 전이나 참으로 졸렬하기 짝이 없다.

 

2. 김근식(金根植) 경남대 교수(57)는 한때 햇볕정책을 열렬히 지지했고, 사드 배치에 반대했으며, 심지어는 2007년 노무현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때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다녀오기도 했다.

 

18대 총선과 2009년 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나서기까지 했다.

 

그런 그가 2020년 8월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으로 가더니, 지난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정세분석실장을 맡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김 교수는 오늘 '6.15 기념 학술회의'에서 시종 국민의힘 논리와 주장만 펼쳐 야유와 항의를 받았다. 플로어에 계시던 한 원로교수는 입장을 180도 바꾼 김 교수를 질의응답 시간에 강하게 질타했다.

 

김근식 교수 후배. 잘 못했소.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국정원장) 등이 청중으로 계신 곳에서 꼭 그렇게 했어야 하오? 필자가 중간에 "그만해요, 더 못 듣겠어"라고 고함치고 말았소.

 

학자의 변절한 소신도 좋지만 남의 잔칫집에 와서 왜 그리 초를 치실까??. 자중자애하시오.

 

3. 정상회담 후 두 정상은 선물을 교환했다. 남은 북측에 '평화' '통일'이라는 진돗개 쌍둥이를 주었다.

 

북은 남측에 '자주' '통일'이라는 풍산개 한 쌍을 주었다. 풍산개 한 쌍은 13년 후인 2013년 자연사했다. 북에 간 진돗개 소식은 불명이다.

 

김기만. '김대중 정치학교' 대외협력본부장/전 동아일보 파리특파원, 노조위원장/청와대 춘추관장/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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