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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의 치명적 실체... 주가조작 가담 녹취파일 공개까지 됐는데도 '오리발'

선데이저널 | 기사입력 2022/10/01 [00:03]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의 치명적 실체... 주가조작 가담 녹취파일 공개까지 됐는데도 '오리발'

선데이저널 | 입력 : 2022/10/01 [00:03]

■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안 했다’의 해명까지 거짓말
■ 작전세력 2차작전 기간에는 가담 안했다는 해명 뒤집는 증거나와
■ 이재명 허위사실 기소한 수사력이면 윤석열 허위발언도 기소해야
■ 검사출신 대통령 무슨 말 해도 허위 아니라는 검찰공화국 자화상

지난 8월 본국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한 김 여사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록이 재판 과정에서 공개됐다. 몇몇 본국 언론은 이 녹취록이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직접적 증거라고 했고, 대통령실은 오히려 이 녹취록이 주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걸 입증한다고 반박했다. 같은 녹취록을 가지고 정반대의 주장을 한 것이다. 당시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증권사 담당 직원은 ‘주가조작 선수’인 이모씨의 전화 주문을 받은 뒤 이를 김 여사에 알렸다. 김 여사가 충분히 주가 거래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고 매매와 매도의 결정권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 여사는 그동안 도이치모터스 주가 거래의 권한을 이모 씨에 일임했다고 주장했는데, 보도가 사실이라면 김 여사의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지게 된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김 여사는) 그동안 일관되게 2010년 1월부터 2010년 5월까지 이모 씨에게 ‘일임 매매’를 맡긴 사실을 밝혀왔고 이는 명백한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특히 해당 녹취록에서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에 ‘아, 전화왔어요?’, ‘사라고 하던가요? 그럼 좀 사세요’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 “제3자(이모씨)가 증권사 직원에게 매매 주문을 먼저 하고, 증권사 직원이 여사에게 그 내용을 확인하면서 녹취를 남겼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대화는 주식 매매 절차상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며 “종전의 설명이 진실임을 뒷받침하는데도 마치 거짓 해명을 한 것처럼 왜곡 보도한 데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했다.

법정공개 녹취록에 결정적 증거

여기서 주목할 점은 대통령실이 특정한 기간, 즉 2010년 1월부터 2010년 5월까지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도 작전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이 기간에 김 여사는 증권사에 매매를 일임했으며 이후에는 주가조작 세력과 전혀 연관이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것이 김 여사 측에서 주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논리의 핵심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2차 작전’시기에 작전 세력에 계좌와 주식을 맡겼고 매매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작전 세력의 거점 사무실에서 ‘김건희’ 이름의 엑셀 파일이 나왔고, 싼 가격에 매도하자 전화를 걸어 항의를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검찰은 2차 작전을 진행한 B 인베스트먼트를 지난해 9월 초 압수수색했는데, 압수한 노트북PC에서 이름이 ‘김건희’인 엑셀 파일이 나왔다. 파일 작성일자는 2차 작전이 진행되던 2011년 1월 13일로 돼 있었다. 올해 4월 8일 공판 때 이뤄진 이아무개 B 인베스트먼트 대표에 대한 신문에서 검사는 이 파일을 언급하면서 “내용을 보면, 대우증권, 지금의 미래에셋증권인데 그 계좌 인출내역과 잔고 표시, 토러스 계좌 잔고와 그걸 현금으로 환산한 총계가 나와 있고 주식 수량이 나와 있다”면서 파일 작성 경위를 물었다.

검찰은 이 대표와 김아무개 토러스증권 지점장을 2차 작전의 주범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런 파일이 왜 직원 컴퓨터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검사는 다시 ‘주가 관리에 필요해서 김건희 계좌를 권오수를 통해 받아 B인베스트먼트에서 거래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 대표는 “그런 사실 없다”고 진술했다. 4월 1일 공판에선 김아무개 토러스증권 지점장이 ‘1차 작전’의 ‘선수’ 이아무개씨와 통화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권오수 회장이 김건희 여사와 함께 토러스증권에 가서 계좌를 개설하고, 김 지점장이 계좌를 관리했다는 정황이다. 다음은 이 날 법정에서 공개된 녹취록의 일부다.

『“건희가 와서 계좌도 개설하고 가고, 본인 (권오수)이 와서. 건희가 혼자 와서 했겠냐고? 주변에 서○○ 회장하고 전부 다 와서 계좌 개설하고. 본인(권오수)이 계좌를 다 넣어줬는데. 나한테는 거짓말 못하지… (중략)… 그거 뭐 블록딜로 건희 계좌 거 있는 것도 나한테 털어 넣어주고, 다 그래서 한 거 아냐.”』

블록딜이란 대량의 주식을 장외에서 한꺼번에 거래하는 것이다. 김 지점장은 2011년 1월 10일과 12일 김건희 여사 계좌에서 블록딜을 했는데, 그는 5월 20일 공판에서 “권오수 회장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김건희 여사의) 동의를 받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주식시장의 가격보다 훨씬 싼 가격에 매도가 이뤄진 사실을 안 김건희 여사가 김 지점장에게 항의를 했다는 진술도 주목된다. 4월 8일 공판에선 검사가 ‘가격이 싸게 됐다는 문제로 이 대표, 권오수, 김건희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는데 그런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이 대표는 “김○○이 김건희 주식을 블록딜한 다음 김건희가 전화 와서 왜 자기 허락 없이 주식을 팔았냐고 난리친 적이 있다”, “권오수 회장이 시켜서 했는데 자기한테 뭐라 그러더라라고 김○○한테 들어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이같은 증거와 법정진술과 정황 등은 2차 작전 시기에 발생한 김건희 여사 계좌의 거래는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정리하는 과정의 거래이며, 김 여사가 직접 전화로 주문했고 계좌를 타인에게 맡긴 사실도 없다는 윤석열 대통령과 선거캠프의 해명을 정면으로 뒤집는 내용이다.

증거 차고 넘치는데도 거짓말

사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 측의 거짓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 처음에는 2010년 5월 20일 이후에는 이 씨와 절연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번 공판에서 자료가 나오기도 전인 올해 2월에 윤 대통령은 또 다른 거짓말을 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0월 15일 국민의힘 대선경선 토론 당시 홍준표 예비후보의 관련 질문에 “저희 집사람은 오히려 손해만 보고 그냥 나왔다”고 답한 바 있다. 홍 예비후보가 주식 거래내역 자료를 요구하자 윤 후보 측은 김 씨의 2009년 1월~2010년 12월 신한금융투자 증권계좌 거래내역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이 올해 2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토론회를 할 때에 이 후보는 “2010년 5월 이후에 즉, 주가조작이 이뤄진 시점에는 ‘부인의 주식거래가 없었고, 돈 남은 것도 없었다’라고 말했는데 몇 차례 물어보니 ‘검찰이 수사를 다했느니’ 다른 말만 했다”며 “2010년 5월 이후 추가 주식거래가 있었는지 답해달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당시 윤 후보는 “당연히, 제 처가(주식거래) 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주식 거래로 돈을 번 적이 있냐”고 재차 묻자, 윤 후보는 “손해 본 것도 있고, 번 것도 있고 하니깐 정확하게 그 순수익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가 “그럼, (김씨가) 주가조작에 참여해서 돈을 번 것은 사실이냐”고 묻자 윤 후보는 “주가조작에 참여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은 윤 후보 측이 ‘이때는 주식 거래를 안 했다’며 김 씨의 계좌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2011~2012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김 씨가) 당연히 주식거래를 했다’는 답변 역시 기존 윤 후보 측의 입장과 배치된다. 지난해 10월 21일, 윤석열 캠프의 윤희석 공보특보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주가조작이 일어났던 시기는 2011년, 2012년인데 그때는 (김씨가) 주식거래를 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재판에서 이 해명 역시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멀리서 울리는 아득한 기적소리

최근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 토론회에 나와 “성남도시개발공사 김문기 개발사업 1처장을 몰랐다”는 발언을 허위로 보고 이 대표를 기소했다. 여러가지 정황을 보았을 때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말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커보인다. 문제는 형평성이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각종 영상 등 그의 말이 허위임을 입증하는 자료를 찾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도의 수사력이라면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사건 참여 여부와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선대본 관계자들의 발언 허위 여부 역시 판가름하기 어렵지 않다. 윤 대통령은 하나의 거짓말을 덮기 위해 계속해서 거짓말을 업데이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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