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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안대감 '유체이탈' 논란..이태원 참사 책임론에 “경찰청은 남의 살림이야”

경찰국 신설 주도할 땐 "정부조직법(제34조)상 행안부 장관 사무에 경찰청을 통해 치안 사무를 관장하게 돼있다"

정현숙 | 기사입력 2022/11/18 [00:02]

이상민 행안대감 '유체이탈' 논란..이태원 참사 책임론에 “경찰청은 남의 살림이야”

경찰국 신설 주도할 땐 "정부조직법(제34조)상 행안부 장관 사무에 경찰청을 통해 치안 사무를 관장하게 돼있다"

정현숙 | 입력 : 2022/11/18 [00:02]

'소방노조' 고발로 이상민 수사 대상 피의자 신분 전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예산안 상정과 관련한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폼나게 사표’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16일 국회에서 경찰청은 별도의 청(외청)이라며 "남의 살림까지 제가 챙길 수는 없다"라고 말해 경찰 조직과 선을 그어 참사 책임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에 입각해 행안부의 경찰 통제·지휘 권한을 명확히 하겠다며 경찰국 신설을 주도하고 치안은 행안부 소관 임을 강조하더니 이태원 참사에 대한 경찰 부실 대응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자 경찰청을 남의 살림으로 치부했다. '권력은 누리고 책임은 끝까지 피해 보겠다'는 이 장관의 유체이탈에 여론의 비판이 고조된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장관은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면 '(용산서) 경찰 업무 부담이 커지겠구나' '경찰 인력이 더 필요하겠구나' '예산을 더 지원해야겠구나' 이런 판단을 못 했느냐"라는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전 정부 부처를 상대로, 해당 부처에서 요청이 오면 그때 우리 조직실에서 검토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이 재차 "행안부 장관이면 경찰을 제대로 챙겨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묻자 "그런 것 까지 내가 할 수는 없다"라며 "경찰청이 별도의 청으로 나가 있는데, 그 조직을 하나하나 제가 가서 남의 살림까지 챙길 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문 의원이 "경찰 살림이 남의 살림 이냐?"라고 또 다시 물었지만, 이 장관은 재차 "그렇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 장관의 이 발언은 앞서 경찰국 신설 과정에서 밝힌 입장과는 완전히 상반된다. 이 장관은 올해 6월 27일 경찰국 신설을 추진하면서 "정부조직법(제34조)상 행안부 장관 사무에 경찰청을 통해 치안 사무를 관장하게 돼있다"라며 "행안부 장관이 치안 업무를 직접 수행하지는 않더라도 경찰청의 업무가 과연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지휘·감독할 책임과 권한이 있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 말대로라면 이 장관은 참사 당일 경찰의 대처 업무에 대해 지휘하고 감독할 책임이 분명히 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경찰 인력 배치 등 치안 관련 업무는 행안부 장관의 사무라면서 정부조직법으로 설명하고도 이 장관은 스스로 자신의 말을 뒤집은 것이다.

 

이에 문 의원은 "그렇게 말하니까 빈축을 사는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이 장관은 "예산이나 조직이나 모든 게 독자적으로 수행되고 있는데, 제가 거기서 무슨 따로 살림 나간 동생집에 가서 살림 살듯이 뭐 해라마라 할 순 없지 않나"라고 모순된 언행을 이어 나갔다.

 

이번 참사의 원인이 된 ‘지역축제 등에 대한 안전관리대책 추진’도 행정안전부 소관 업무로 문책 경질이 당연했음에도 이 장관은 대통령의 비호에 기대어 지금껏 자리를 보전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런데도 피의자 신분인 이 장관이 오는 18일 출범하는 범정부 재난안전관리체계 개편 TF 단장을 맡는데 대해서도 논란이다. 

 

앞서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지난 14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상민 장관을 직무유기 및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구속 수사를 촉구하면서 이 장관은 '피의자' 신분이 됐다.

고진영 소방노조 위원장은 "지금까지 이런 참사가 일어났을 때 최고 책임자에 대한 진상규명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이번만큼은 책임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16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이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장관이 고위공직자라 공수처로 사건을 이첩한다면서도 '고발장'에 의한 수사는 자신들도 별도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고진영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노조 위원장과 대리 변호사 등이 14일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수본 사무실 앞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직무유기와 업무상과실치사로 고발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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