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이태원 희생자 명단’ 공개로 압수수색 당하는 민들레.."백주대낮 언론탄압"

"尹이 부르짖는 ‘자유’란 얼마나 얼척 없는 허구인지 또 한 번 밝혀지는 오늘 ‘참담’이니 ‘개탄’이니 하는 단어가 사치스럽다"

정현숙 | 기사입력 2023/01/27 [00:03]

‘이태원 희생자 명단’ 공개로 압수수색 당하는 민들레.."백주대낮 언론탄압"

"尹이 부르짖는 ‘자유’란 얼마나 얼척 없는 허구인지 또 한 번 밝혀지는 오늘 ‘참담’이니 ‘개탄’이니 하는 단어가 사치스럽다"

정현숙 | 입력 : 2023/01/27 [00:03]

민들레 측 "얻어갈 게 없는 보여주기식 압수수색에 불과"

 

 

(상)지난 2022년 11월 14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5명 명단을 공개한 <민들레>

(하)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26일 오전 '민들레' 편집국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민들레 제공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무단으로 공개한 혐의를 받는 온라인 매체 '시민언론 민들레'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민들레 사무실에 수사관들을 보내 희생자 명단 공개와 관련한 내부 자료를 확보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서울시 의원은 지난해 11월 유족 동의 없이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민들레와 '시민언론 더탐사'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달라며 경찰에 고발장을 냈다.

 

민들레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명단을 입수한 것 외 다른 어떠한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라며 "얻어갈 게 없는 보여주기식 압수수색에 불과하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는 참사의 발생과 이후 대응 과정에서 보인 정부의 무능과 부실, 나아가 은폐에 대한 긴급행동적 보도행위였다"라며 "민들레가 공개한 것은 진정한 추모와 애도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 단지 희생자들의 이름 뿐이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김호경 편집이사의 집 앞에 별도의 수사관들을 보내 김 이사의 휴대폰을 압수했다. 경찰은 인터넷 기자협회 임원을 비롯한 취재진의 진입도 사무실 입구에서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압수수색이 정오를 넘겨 진행되는 탓에 민들레의 정상 업무가 중단된 상태다.

 

김진호 민들레 에디터는 이날 긴급속보에서 "백주대낮 언론탄압에 편집국 사무실 앞에는 오전 10시 40분쯤부터 소식을 듣고 달려온 독자와 시민 20여명이 '언론탄압 중단하라'고 외치면서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매체의 상임고문인 강기석 전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꽤 오래 전 경찰 총수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유출 관련, 반부패 차원에서 수사하겠다고 공언했을 때 이미 압색을 예견했으니 드디어 올 것이 온 셈”이라며 "그런데 긴장하거나 흥분되지 않고 오히려 기쁜 마음이 든다"라고 밝혔다.

 

강 고문은 "윤 정권 들어 윤 대통령이나 한동훈 장관으로부터 협박 한 번 받지않고 압색 한 번 받지 않은 언론을 어찌 언론이라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경찰은 명단 보도를 압색 이유로 들겠지만,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명단을 만들어 놓고 숨긴 것은 저들이요, 악착같이 숨긴 이유도 명백히 드러났다”라고 당초 명단이 없다고 거짓말을 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겨냥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기관 보고에서 유족 연락처가 있는 사망자 현황 자료를 행정안전부에 공유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강 고문은 “희생자 가족에게 허락을 받았어야 하느니, 인권 어쩌고 하는 주장들은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모면하려는 저들이 짜놓은 프레임일 뿐”이라며 “그러므로 이번 압색은 그동안 민들레가 수행해 온 보도, 유시민 등 필진들이 활화산처럼 쏟아낸 칼럼들에 대한 저들의 보복이다. 윤 대통령의 ‘(비판언론에게) 고통을 주라’는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고문은 또 “윤 대통령이 부르짖는 ‘자유’란 얼마나 얼척 없는 허구인지 또 한 번 밝혀지는 오늘 ‘참담’이니 ‘개탄’이니 하는 단어가 사치스럽다”하며 “그저 기쁜 마음으로 ‘각오’를 다질 뿐”이라고 압수수색의 소회를 밝혔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