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통령 관저에서 연금 아닌 연금을 당한 김건희가 총선이 끝나고 중앙지검의 김건희 주가조작 수사 실무자들이 교체되자 드디어 얼굴을 드러냈다. 며칠 전에는 캄보디아 총리 부인과 함께한 사진들이 공개되더니 19일엔 김거희가 경기도 양주에 있는 화암사에서 열린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제’에 참석한 게 일제히 보도되었다.
김건희가 화암사에 간 것은 며칠 전이 부처님 오신 날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자신이 미국 보스턴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던 부처님 사리를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돌아감)하게 했다는 것을 은연중 자랑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지난달 16일 미국 보스턴미술관으로부터 가섭불, 정광불, 석가불, 나옹선사, 지공선사(3여래 2조사)의 사리가 10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김건희가 일정 역할을 했다고 한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은 지난 15일 부처님오신 날 조계사를 찾은 윤석열에게 "영부인께서 보스턴미술관에 사리 반환 논의를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등 사리 본지환처에 큰 역할을 해 모셔 올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한 바 있다.
사리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불법 반출한 것
윤석열은 축사에서 "이번에 돌아와 모셔진 사리는 한국 불교의 정통성과 법맥을 상징하는 소중한 국가 유산"이라며 100년 가까이 이역만리 타국에 머물던 사리가 마침내 고국으로 돌아왔다"고 기쁨을 표했다. 이어 "오랫동안 풀지 못한 어려운 문제였지만, 한미관계가 더 가까워지면서 문제를 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국정 운영에 있어 국민을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윤석열은 이번에 돌아온 사리들이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불법 반출한 것이란 사실은 말하지 않았다. 사리 반환 문제는 이미 2009년 남북 불교계가 공동합의문을 작성해 보스턴미술관과 반환 협상에 나서면서 시작되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4월 윤석열이 미국 국빈 방문 당시 김건희가 보스턴미술관을 방문해 사리 반환 논의를 재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언론들은 사리가 일제 강점기 일본인에 의해 불법 반출된 것은 언급도 하지 않고, 마치 김건희 혼자 힘써 사리 반환이 이루어진 것처럼 미화했다. 그것도 한미동맹 덕분이라는 윤석열의 말은 더욱 기가 막힌다. 한미일이 동해에서 군사 훈련을 할 때, 미군이 동해를 일본해라 표기된 지도를 사용해도 항의 한 마디 하지 못했던 윤석열이 사리 반환에는 생색을 내는 꼴이 정말 가관이다.
제주4.3 기념식, 세월호 10주기 추도식에 안 간 윤석열 사리 봉환식엔 참석
만약 김건희가 사리 반환에 힘쓰지 않았다면 아마 윤석열은 이번 행사에 참석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통령이 특정 종교 행사에 참석한 것도 이례적이다. 윤석열은 제주 4.3 기념식에 불참했고, 세월호 10주기 추도식장엔 가지도 않고 모 교회에 가서 기도 아닌 기도를 했다. 개신교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 때 개신교, 특히 대형교회들은 윤석열을 노골적으로 지지했다.
그런데 얼마 전 죽은 자승 스님은 죽기 전에 윤석열 정권을 욕했다는데 그 이유가 뭘까? 자승은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 지지자로 알려졌는데, 산사에 갑자기 불이나 죽었다. 자승이 죽은 후 하필 국정원에서 사람이 나와 의문을 더하게 했다. 이것도 언젠가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민중의 고통보다 종교계 표가 더 중요한가?
걸핏하면 교회로 절로 쏘다니는 윤석열에게 묻고 싶다. 무고한 양민까지 수만 명이 학살된 제주4.3 희생자 및 유족들의 고통이 더 중요한가, 사리 봉환식이 더 중요한가? 부처님도 민중의 고통을 달래주기 위해 고행한 바, 역사적 아픔을 외면하고 어찌 불교계 환심만 사려 하는가?
이번 5.18 44주기 기념식에 참석한 윤석열은 오월정신을 엉뚱하게 경제 발전에 두어 빈축을 샀다. 기념사가 마치 개발도상국 대통령이 한 말 같다는 네티즌의 비판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언제 광주가 정부에 특혜를 주라고 요구한 적이 있는가? 윤석열은 지난해 5.18 기념사 때도 경제 발전을 역설해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사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중의 고통
윤석열 딴에는 빈부 격차 없이 잘 사는 것이 진정한 오월정신이라 말하고 싶었겠지만, 그렇다면 왜 부자 감세는 해주면서 민주당이 요구한 전국민 25만원 지급은 표퓰리즘이라며 반대했는가? 총선 전에는 표를 얻기 위해 24차례 민생토론을 하면서 온갖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더니 왜 13조는 아끼려 하는가 말이다.
사리 봉환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생존하는 민중의 고통이다. 국민들은 고물가, 고금리로 죽어나가는데 특정 종교 행사에 가서 생색이나 내고, 표를 얻기 위해선 1000조나 되는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면서도 민생회복 지원금은 돈이 없어 못 주겠다니 이게 말인가, 막걸리인가?
부처님도 분노할 것
윤석열에게 묻는다. 부처님이 가족 비리는 모두 덮고 야당 및 정적들만 죽이라고 했는가? 명품을 받은 사람은 처벌하지 않고 명품을 준 사람만 주거 침입죄니 스토킹이니 하며 처벌하려 하는 것이 부처님 마음인가? 아마 부처님도 분노할 것이다.
거기에다 윤석열이 김건희 특검을 또 거부하겠다니 국민들 마음속에 돌덩어리처럼 생긴 ‘사리’는 생각하지 않는가? 이제 그 ‘민중의 사리’가 그대들을 향해 날아갈 것이다. 그 ‘분노의 사리’는 천공도 검찰도 막을 수 없다. 민심의 단두대는 자비심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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