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또다시 우방인 일본을 무시하고 나섰다. 9월 5일자 '박 대표는 정말 믿고서 이 황당한 내용 주장하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일본 제국주의가 우리의 국권을 강탈한 8월 29일 국치일에 양상훈 주필 종업원이 휘둘렀던 요설을 반복하고 있다. 그날 양 종업원은 ‘침범 걱정은 우리 아닌 일본이 해야’라고 뇌까렸다. 일본에게 대한민국이 언제 침범할지 모른다는 충고인지 협박인지 모를 묘한 짓거리를 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선제 타격을 언급하고 신원식 전 국방장관이 내세운 즉, 강, 끝이 원칙이라니 조선일보의 일본 걱정이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닌 듯 싶긴 하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미국 조사 기관이 발표한 세계 군사력 순위에서 한국이 5위로 7위인 일본을 제쳤단다. 수십 년간의 피눈물 나는 무기 개발과 실전 운용 능력이 축적돼 이제는 유럽 군사 강국을 능가하는 첨단 무기 제조국이 됐다니 실로 착잡하다. 조선일보가 실질적 군사강국이 앉아서 외국에 국토를 점령당하는 것이 상상할 수 있는 일인가하고 질문하고 있다. 우선 간단하게 답하고 넘어가자. 현재 대통령이 윤석열이고 상대가 전쟁범죄를 부인하는 일본이기에 상상을 넘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석열 정부가) 일본에 독도마저 내주고,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주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으며 이재명 대표도 지난해 ‘자위대 군홧발’을 거론하며 일본 군사력이 한국을 침범할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고 수선을 떤다. 조선일보는 만에 하나 일본 군함이 독도 영해를 넘어 접근하면 우리 해군에 의해 수장될 수밖에 없다는 일본이 들으면 소름끼칠 얘기도 써갈기고 있다. 조선일보가 읽어주길 기다리는 일본 극우 전쟁광들이 짓는 묘한 표정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당연히 일본이 군비를 강화해야한다는 논리를 충실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일본제국주의 쇠말뚝 조선일보의 ‘지충지성(至忠至誠)’이다.
여기서 그칠 조선일보가 아니다. 전가의 보도인 종북과 혐중을 슬그머니 끌어들이며 갈라치기와 색깔론을 시도한다. ‘민주당이 북한이나 중국에 우리 영토를 내줄 우려가 있다’고 하면 민주당은 뭐라고 하겠느냐고 묻는다. 당연히 국민들은 강력하게 저항할 것이고 민주당은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소멸의 길을 걸을 것이다. 그것이 민주주의이고 그런 사실을 낱낱이 국민들에게 고하는 역할을 하는 언론이 정상이다.
우리는 조선일보가 주장하듯 일본 자위대가 독도를 점령하고 한국에 상륙한다는 따위의 상상이 만화같은 얘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하지만 일본 자위대가 한국에 상륙한다는 말은 이미 부분적으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권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는 한미일 군사동맹이 실현된다면 일본 자위대가 한국에 상륙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 되게 된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대결과 갈등은 고조되고 이 땅은 또다시 전쟁터가 되는 비극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민주당의 독도 관련 주장을 무턱대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 적어도 민주당은 국가를 경영하고 외교를 한 경험이 있는 정당이다. 일시적인 환심을 사기 위해 이런 엄청난 발언을 했으리라 보기에는 현 정부의 의심스런 행적이 너무나 숱하다. 적어도 국민들은 조선일보보다는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며 윤석열 정권의 집요한 독도 지우기로 우려되는 행태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국책 연구기관을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뉴라이트로 의심되는 자들로 채우는 것도 독도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을 키워가고 있다.
박 대표의 발언을 ‘황당’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쉽고 간단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 앞에 나서 독도에 대한 우려가 근거없음을 밝히면 된다. 그동안 의심을 받아왔던 사례들을 조목조목 반박하면 된다. 윤 대통령이 그렇게 적대시하는 가짜 뉴스를 뿌리뽑고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몰아낼 수 있는 것이다. 신뢰도 최하위인 조선일보를 제외한 언론이 앞장서서 윤 대통령에게 해명을 요구해도 좋다.
반복되는 조선일보의 일본 걱정이 진심 걱정된다. 조선일보가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국이면서도 피해 당사국에 제대로 사과조차하지 않은 일본을 대한민국과 같은 반열에 놓는 것은 불편하다. 일제가 우리에게 저지른 범죄는 나치의 홀로코스트에 버금 간다. 전범국 독일의 철저한 반성과 사과와 일본의 철면피한 자세는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다.
‘대한민국은 여러 면에서 일본을 앞서 나가는 나라가 됐다. 그런 나라의 정치인이 마치 100년 전 약소국 국민이 된 듯한 언행을 하는 것을 보면 부끄러울 따름이다.’ 조선일보의 결론이다. 정치인 윤 대통령은 우리의 국력에 걸맞지 않는 굴욕적인 망국 외교를 당장 멈춰라. 군사대국답게 우리 영토 수호 의지를 당당하게 밝혀라. 독도는 우리 땅이고 독도를 둘러싼 바다가 동해임을 전 세계인에게 명명백백하게 선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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