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일제강점기 우리 선조 국적은 일본’이라고 말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적 문제는 학술적으로 우선 정리되어야 한다”라며 끝내 사과를 거부했다.

김문수 장관은 9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이 일본 국적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자 이같이 말했다.

김문수 장관은 “제 선조가 항일 의병장으로 아주 젊은 나이에 순국하셨다. 집안에서 사당을 만들어 모시고 대구·경북지역 순국열사 묘소에서도 저의 선조가 향배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어릴 때부터 일본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교육받고 자랐다. 제가 친일을 한다는 말은 여러 가지로 많은 오해에서 비롯됐다”라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국적 문제에 대해서는 학술적으로 우선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국회에서 이 부분을 (놓고) 말씀을 주로 받으면 끝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학술적으로 인정되면 그때 가서 인정하겠다는 것 아니냐”라며 “김 장관의 주장은 임시정부 이후 대한민국 적통은 유지되고 있다는 1948년 제헌의회 결정을 무시하는 것이고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아직도 반성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김 장관은 “저는 명백하게 대한민국 헌법주의자고,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이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부분은 견해 차이가 크게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계에 맡겨야 할 문제이지 정치권에서 계속 얘기하면 끝이 안 난다”라고 끝내 고집을 꺾지 않았다.

김 장관의 이런 행태에 야당 간사인 김주영 민주당 의원은 “계속 회의해야 하는지 회의감이 든다”라며 정회를 요청했다.

김 장관은 지난달 26일 열린 인사청문회 당시 “일제강점기 우리 국적은 일본이었다”고 발언해 국회 파행을 빚은 장본인이다. 다만 이날 김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불거진 ‘반노동’ 발언과, 지난 4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국회만 없으면 장관 할 만하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그나마 사과를 표명했다.

이날 관련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의 찬반양론이 나왔지만, 대다수 의견이 김 장관에 대한 비난 일색이다. 한 네티즌은 "학술적으로 정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그럼 아직 학술적으로 정의도 안된 걸 왜 당신은 그렇게 당당하게 주장을 하나? 당신 조상들이 땅속에 통곡하시겠네"라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조상을 욕보이고 엿먹이는 후손을 전문용어로 호로OO라 한다" "일본 국적의 사람이 항일 의병장이면 반란수괴 테러분자 아닌가? 대체 무슨 말 하는 거냐" "국적이 일본이면 의병장이 아니고 역적 중의 역적이야" "의병장 손자가 뉴라이트로 변절해?" 등의 반응이다.

앞서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과거 노동운동을 하던 김문수 장관의 역대급 변절을 상기시키켰다.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 순사들이 악랄하게 일본 고등계 형사 못지않게 자국민을 괴롭힌 것처럼 변절의 특징이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자 반대쪽으로 전향하면 더 철저히 역주행하는 특징이 있다. 

최 의원은 지난 8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극과 극은 통한다는 진리를 (김문수)가 증명하고 있다. '극좌적' 서노련 하다가 넘어가 이제는 일본 극우적 사고 구조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말을 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부정ㆍ헌법부정"이라며 "기이하다. 일본바라기ㆍ 윤석열 친일정부 인증자인가"라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