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만악의 근원’이란 말을 자주 한다. 이 말은 ‘모든 나쁜 일의 근본 원인’이란 뜻이다. 가령 남북전쟁, 동족학살, 국론분열, 국방비 증가 등의 근원은 ‘분단’이다. 또한 사교육비 증가, 공교육 붕괴, 대학 서열화 등의 근원은 ‘학벌주의’다. 만악의 근원과 비슷한 말로 악의 축, 원흉 등이 있다. 악의 축은 미국이 보통 북한을 말할 때 쓰는 말이다. 미국 부시 정권이 만들어낸 말이다. 원흉은 악의 축이나 흑막보다 더 넓은 개념으로 쓰인다.
만악의 근원은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그 자체가 악의를 가지는 경우가 있고, 그 자체에 악의는 없으나 그 원인을 이유로 또 다른 자가 우연이든 고의든 악행을 벌일 경우가 있다. 성경에도 만악의 근원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디모데전서에 보면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다.‘고 적혀 있다.
만악의 근원으로 떠오른 김건희
김건희 비리는 윤석열이 집권하기 전에도 회자되었다. 하지만 그 구체적 증거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집권 후다. 그만큼 권력은 언론의 감시를 많이 받기 때문이다. 언론은 처음엔 어느 정도 참고 있다가 도저히 묵과할 수 없을 때 비로소 펜을 든다. 그동안 김건희는 다음과 같은 혐의를 받았다.
(1) 박사논문 표절, 석사논문 표절, 경력 위조 (2)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3)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4) 아크로비스타 아파트 삼성 전세금 대여 (5) 비선 동행, 인사 개입 (6) 대통령실 및 관저 공사 개입 (7) 샤넬, 디올백 등 명품수수 (8) 349억 은행 통장 잔고 위조 (9)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10) 공천개입
그 밖에도 자질구레한 혐의가 많지만 대충 추려도 10가지다. 이중 주가조작, 명품수수, 공천개입이 최근 주목받고 있으나, 진짜 핵폭탄은 채 상병 수사 외압, 마약 수사 외압,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이라는 말도 있다. 이 모든 것은 김건희 종합 특검 때 다루어질 것이다.
공천개입은 발등에 떨어진 불
김건희의 명품수수 사건이 수사심의원회의 불기소 권고로 덮여질 것 같더니 추석을 앞두고 갑자기 공천개입 사건이 터졌다. 이 사건의 파장이 큰 이유는 사실일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에다 국정농단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김건희가 김영선에게 창원 의창에서 김해갑으로 출마지를 옮기라고 지시했고, 그러면 윤석열이 맞춤형 공약을 실행해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면 윤석열도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탄핵 요건에 추가될 수 있다.
추석 전에 문재인 전 대통령 가족 수사를 터트려 추석 밥상에 올리려 했던 수구들의 계획은 김건희의 공천개입 사건이 터지자 수포로 돌아갔다. 올해 추석 밥상에 오른 건 온통 김건희 비리였다. 마침 한국갤럽이 13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긍정이 20% 부정이 70%로 윤석열의 국정지지율은 역대 최저치였다. 충격적인 것은 전 지역, 전 세대가 모두 긍정보다 부정이 훨씬 높았다는 점이다. 심지어 보수 텃밭인 대구와 경북, 70대까지 윤석열 정권에 등을 돌렸다. 국민들이 명품수수 무혐의 종결에 화가 났는데, 거기에다 공천개입까지 드러나자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하지만 13일에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김건희의 공천개입과 마포대교 방문이 모두 반영된 것은 아니어서 추석 연휴가 끝나고 관련 증거가 나오면 지지율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16일에 나온 리얼미터 여론조사도 긍정이 27%, 부정이 68%로 최저치였다. 만약 국정 지지율이 10%대로 내려가면 국힘당에서도 윤석열 탈당 카드가 다시 나올 것이고, 아울러 탄핵 여론도 비등해질 것이다. (자세한 것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새로 발의될 김건희 종합 특검 의결될 가능성 높아
추석 연휴가 끝나면 야당이 발의할 채 상병 특검과 김건희 종합 특검도 국힘당에서 반대할 명분이 부족해 어쩌면 통과될지도 모른다. 김건희 공천개입이 제5차 윤-한 갈등이라는 시각도 있고 보면, 반윤 세력이 표결 때 소신표를 던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힘당 의원들도 만악의 근원이 김거희란 걸 알게 된 이상 무작정 용산의 지시에만 따를 수 없게 되었다. 보수층도 과반이 윤석열 정권에 등을 돌린 이상 국힘당 의원들도 지역구 여론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대란으로 지역구 사람들이 고통 받는 것을 목격한 의원들은 심하게 갈등하게 될 것이다.
손모 씨 유죄인데 김건희 봐주면 전국적 저항 일어날 것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전주(錢主) 손모 씨가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국힘당과 용산은 그동안 손모 씨가 무죄이니 김건희도 무죄라는 논리를 폈다. 그렇다며 손모 씨가 2심에서 유죄를 받았으므로 김건희도 유죄를 받아야 마땅하다. 따라서 검찰이 김건희에게 또다시 무혐의를 준다면 거대한 국민적 저항이 일어나 탄핵 여론이 하늘을 찌르게 될 것이다.
손모 씨는 주식투자로 1억 원 손실을 본 반면에 김건희와 최은순은 도합 23억 원의 이득을 보았다. 손해를 본 손모 씨도 유죄가 내려졌는데, 23억을 번 김건희와 친모에게 무혐의가 내려지면 아마 난리가 날 것이다. 그때부터 탄핵의 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검찰도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발표를 안 하고 질질 시간만 끌 가능성이 높다.
국힘당과 용산은 손모 씨와 김건희는 별개로 봐야 한다고 하지만, 통정거래 증거가 남아 있고, 주가조작 주범들과 김건희가 나눈 문자가 남아 있으며, 실제로 23억을 벌었으므로 빠져나갈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또 다시 무혐의로 종결하려 하면 검찰 해체론이 거세게 일 것이고, 아울러 그때부터 윤석열 탄핵 여론이 전국을 뒤덮을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만악의 근원 김건희를 처벌하지 않고서는 윤석열 정권은 존립 자체가 힘들어진다. 또한 그동안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정치 검사들은 나중에 모두 직무유기, 직권남용, 모해위증죄로 법정에 서게 될 것이다. 고름은 짜내야지 상처가 아물 듯, 만악의 근원을 없애야 나라가 바르게 선다.
<저작권자 ⓒ 국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