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노 워싱턴 시민학교 이사
희망찬 을사년 새해를 맞았다. 내란을 저지하고 내란 수괴를 단두대에 세우는 역사적 과업이 진행되고 있다. 새해 소망이 성취되고 있기에 희망과 흥분이 교차되는 순간이다. 허나 한 달이 지난 오늘도 내란 세력과 잔당들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활보하면서 내란 수괴 윤석열 체포에 난관을 조성하고 있다. 사법부의 정당하고 합법적 체포 영장이 무시 거부되는 초유의 사태가 초래되고 있다. 이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파괴돼서 매우 나약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외형상으로 보면 빠르게 조여드는 여러 특검과 명태균 사건 전모가 까밝혀질 조짐이 보이자 다급한 윤석열이 계엄을 앞당긴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허나 긴 안목에서 보면 무당주술, 술중독, 노예 근성 유전자, 등 악의 삼중주에 의한 점괘가 윤건희를 망상의 꿈속을 헤매돌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 망상은 윤건희가 한반도 전체를 통치하는 첫 통일대통령이 돼서 영구집권을 해야만 하는 것이 부여된 숙명이라고 철석같이 믿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체포영장을 조롱 거부하는 것도 시간은 내편이라는 주술의 계시 때문일 수 있다.
윤석열은 내란과 외환이라는 이중 특대형 범죄의 수괴이기 때문에 체포는 시간 문제이고 탄핵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늦어도 2월 까지 내란 수괴들과 그 잔당들이 단두대에 세워지고 다소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당면하게 될 가장 큰 과제는 올바른 지도자를 뽑는 일이다. 이번 내란을 통해 지도자를 잘못 뽑으면 그 피해는 전적으로 국민이 뒤집어쓰고 경제 외교가 거덜난다는 걸 뼈저리게 절감케 하고 있다. 이제는 지도자 선택에서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의 번지르르한 국정감사 발언에 현혹돼 대선에서 그에게 표를 던졌다. 웬걸, 나중에 보니 주술과 술독에 빠진 내란수괴였네... ‘순한 양인 줄 알고 길렀더니 사람 잡는 매서운 호랑이’였다. 특대형 오판이었다. 추호도 “죽 쒀서 개 바라지”는 되풀이 말아야 하겠다. 총대선 뿐 아니라 모든 선거의 선발 기준은 자주성, 동포애, 평화의 정신이 투철한지의 여부가 우선시 돼야 한다. 2008년 노무현 정권을 끝으로 자주성 부재의 예속정권들이 끝내 남북 관계를 전쟁상태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이 <6.15, 10.4선언>과 <4.27, 9.19선언> 등이 실패한 결정적 요인이 바로 자주성 부재의 지도자들 때문이라는 것을 누가 감히 부정하겠나 말이다. 외세의 장단에 맞춰 춤추고 춤췄던 지도자에게만 책임이 있는 게 아니라 우리 백성들도 책임을 통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도자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나라와 민족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도록 감시하고 채찍질을 하지 못한 우리의 과오를 인정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자주란 인간에게 부여된 천부적 권리로 다극화시대의 대세다. 자주는 예속을 반대하고 평등 사랑 평화를 추구하게 만든다. 전쟁을 잠정적으로 멈춘 상태를 그냥 두고 평화 안정 번영을 논하는 것은 뜬구름 잡는 짓으로 외세의 흉계에 넘어가 휴전을 지지하자는 것이다. 자주의 실현은 휴전을 끝장내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휴전상태가 평화체제로 전환돼야 비로소 영구적 평화와 안정이 만발할 수 있고 적대적 남북 간 대화가 개시될 수 있을 것이다. 평화가 오면 실질적 주인행세를 하는 주한미군이 존재할 명분이 자동적으로 사라진다.
국가의 근간인 군사주권을 미군에게 쥐어준 것도 모자라 호화찬란한 기지 (한국이 건설비용14조 원, 96% 부담)를 미군에 제공하고, 3만 여명의 미군 주둔을 허용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 반식민지에 가깝다. 오죽하면 함석헌 선생이 “제2독립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을까. 무엇 보다 예속의 족쇄를 끊어내는 게 절체절명의 과제다. 우선 순위는 자주정신이 투철한 지도자를 뽑는 일이다. 그리고 극우와 우익 양당체제를 견제할 수 있는 진보 세력의 출현이 시급하다. 3자 균형이 이뤄져야 정상적 민주주의가 꽃필 수 있어서다.
<12.3내란>의 특징은 워싱턴, 동경, 평양이 계엄령 정보를 사전에 알았다는 사실이다. 온갖 수단 방법을 총동원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했으나 끝까지 북한이 말려들지 않았다. 도발 유도에 대응하면 좋아할 사람은 윤석열이고 울사람은 애매한 백성들이라는 걸 김정은 위원장이 몰랐을 리 없다. 평양이 23년 말과 24년 초, 연속 “민족의식이 거세된 남측”과 상대할 수 없다면서 양국 관계를 “전쟁 중 적대 관계”라 정의를 내리는 동시에 윤의 국지전 도발 가능성에 적극 대비책을 세우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윤-바 워싱턴 회담에에서 최소한 “국지전 독자 수행권”을 한국에 허가해줄 것을 간청했으나 바이든이 일거에 거부했다는 보도를 평양이 심각하게 받아들였을 것으로 보인다. 비무장지대 도로와 철도를 폭파한 그 자리에 장애물이 설치된 것을 남측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비웃었다. 그러나 오늘에 와서야 평양이 제정신었다는 게 확실히 증명됐다. 평양은 이미 윤석열이 북도발 유도로 국지전을 벌이는 동시에 계엄을 선포, 종북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통일대통령이 돼서 영구집권을 노린다고 판단 한 것으로 보인다.
3 번이나 무인기 평양 침투를 감행했으나 과거와 달리 평양은 보복 대응을 취하지 않았다. 다만 김여정 부부장이 백령도발 한국군의 소행이라면서 한국의 실질적 주인 미국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맹비난한 게 전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내란 실패와 동시에 평양 침투 무인기 증거들이 돌연 불타버리고 말았다. 여러 정황으로 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윤석열의 일거수일투족을 훤히 꿰뚫어보고 매우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뛰어난 전술전략가 수준이라는 것을 말해준다고 하겠다.
허나 많은 서울의 대북전문가들은 러시아 파병에 정신이 팔려 대응을 자제했다거나 어려운 경제로 전쟁을 몹시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에 동의하기 어렵다. 미국과 맞장 뜨겠다는 핵미사일 보유 군사강국 북한이 전쟁을 두려워해 남측 도발 유도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주장은 북맹이기 때문일 수 있다. 더구나 든든한 뒷배 러시아가 버티고 있지 않는가. 트럼프 정권 출범 전야에 평양은 신형 고체 IRBM발사에 성공했다. 트럼프에게 대화하려면 새계산서를 작성하라는 신호일 수 있다.
또 잊어선 안 될 애국애족의 위대한 선행이 밝혀졌다. 김명수 합참의장이 김용현 전국방의 오물풍선 원점타격 지시를 거부했다. “국민의 생명 우선” 신념이 상사의 명령을 거부하게 만들었다. 전쟁을 막아낸 진짜 장군이다. 원점타격은 선전포고이기 때문에 평양은 즉각 보복타격에 나섰을 것이다. 이는 전면전으로 확대되어 민족의 공멸, 피비린내나는 비극으로 막을 내릴 수도 있다. 민족의 운명을 제물로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윤석열과 김용현은 악마 중 최대 최고 악귀들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계엄군의 끔찍한 살육작전 계획이 폭로됐다. 인민군복 착용의 북한군으로 위장한 특수부대가 반윤 정치가들과 언론인을 NLL 인근에서 처형, 수장시키고 심지어 미군 몇 명을 사살 까지 해서 미군의 북폭을 유도한다는 계획이 까밝혀졌다. 윤석열의 계엄공작 전모를 손금 보듯이 파악하고 있는 미국이 사전 저지에 나서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에 사살 대상자들에게 피신할 것을 권유했다. 계엄이 성공했다면 이를 지지 연대하겠다는 것으로 보여 입맛이 쓰다.
계엄 당일 골드버그 대사의 전화를 안보회의, 국정원, 외교부 관계자들이 받질 않았다고 한다. 다음날에 겨우 김태효 안보실 차장과 통화가 됐다고 한다. 그러나 김 차장은 통화에서 계엄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면서 골드버그 대사는 매우 실망했다고 털어놨다. 미국의 계엄 전후 태도를 보면 작통권을 거머쥐고 있는 사실상 나라의 주인인 미국이 주인 역할을 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 까지 계엄을 지지했다고 밖에 달리 볼 도리가 없다. 이것이 한미동맹의 결과물이라면 작통권을 반납, 이 땅에서 봇짐을 싸들고 당장 떠나야 한다.
김여정 부부장이 무인기 평양 침투 당시 한국의 주인은 미국이니 미국이 책임지라고 했던 말이 새삼 떠오른다. 자주, 존엄, 긍지를 가진 사람이라면 식민지와 다를 게 없다고 땅을 치며 탄식할 것이다. 역대 군사반란 계엄선포 배후에는 반드시 미국의 직간접 지지 개입이 있었다. 이 사실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윤석열이 권좌에 앉혀진 것도 미국의 입김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건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미국의 눈치보느라 문재인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입도 벙긋하지 못했다.
좌충우돌, 아슬아슬 트럼프가 집권하면 미국의 전통적 네오콘 패권 정책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어떤 면에서는 한반도 문제 해결과 우리 민족의 이익을 챙기는 데 보다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미국우선주의”를 외치는 트럼프는 전쟁 보다 평화를 중시하고 미국방비를 대폭 삭감해서 그걸 국민복지에 쓰겠다고 한다. 특히 네오콘 등살로 뜻을 이루지 못한 집권1기 조-미 관계 정상화를 조기에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전도 조기에 끝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물론 미-러 관계도 개선될 게 확실해 보인다.
“화염과 분노”를 유엔단상에서 외치며 북한을 초토화 하겠다던 트럼프가 돌연 대화를 통한 관계 정상화로 돌아선 배경을 놓고 다양한 설이 나돈다. 노벨 평화상에 대한 욕심 또는 영웅심의 발로라고 보는 게 대세다. 일리가 있어 보이긴 하지만, 올바른 평가라고 보기 어렵다. 실은 북한에 대한 정확한 정세 인식에 따른 트럼프의 신속한 판단 능력이라고 보는 게 더 설득력이 있다고 보인다.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11/29/17)로 미본토가 사정권에 들어가자 안보 위기에 기절한 트럼프가 정책 전환을 했다고 봐야 맞다.
당시 이를 지켜본 푸틴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게임은 끝났다! 북한이 이겼다!” (“The Game is Over! N. Korea Won!”) <화성-15> 발사 직후 트럼프가 특사를 평양에 보내 관계 정상화를 위한 대화가 시작돼 <싱가포르 조미선언> (2018)이 발표됐다. 이는 트럼프가 미국의 안보 위기를 방치해선 안 되다는 애국심의 발로라고 평가돼야 옪다. 트럼프는 대선 유세 도중 “핵무기 가진 김정은과 잘 지내는 건 좋은 일”이라며 조-미 관계 개선을 자주 암시하곤 했다. 김 위원장이 예뻐서라기 보다 미국의 안보 위기 해소 때문인 것이다.
내란 세력과 동조 지지자들을 깨끗이 청산하는 것과 동시에 분단 80년, 휴전 75년이라는 지구상 유일한 최장기 비극을 기어코 끝장내야 한다. 자주적 정권 탄생이 첫 관문이다. 그리고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이미 트럼프 집권 1기에 약속했던 것이기에 우리의 목소리가 크면 가능할 것이다. 앞으로 있을 모든 선거에서 자주 평화에 침묵하는 후보는 한 표도 줘서는 안 된다. 더는 미국의 충견 (애견)이라는 부끄러운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주를 틀어쥐고 자주적 독립국이 돼야 한다.
ㅊ <저작권자 ⓒ 국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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