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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아들'로 더욱 두드러지는 기성 기레기 언론의 저열함

권종상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0/09/17 [23:55]

'추미애 아들'로 더욱 두드러지는 기성 기레기 언론의 저열함

권종상 논설위원 | 입력 : 2020/09/17 [23:55]

이른바 메이저 언론이라고 하는 곳들에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까. 추미애 장관 아들인 서 모씨가 성실하고 모범적이며 특혜를 바라는 것도 없었다는 내용의 기사. 어제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인터뷰 했던 같은 부대에서 오랫동안 함께 근무했던 이의 증언입니다. 그리고 김어준씨는 이 부대 소속 전원을 다 인터뷰할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더군요.

그런데 조중동은 물론이고, 왜 이른바 '진보 계열'의 신문들도 추미애 아들 건에 대해 그렇게 비판적인 기사만을 쏟아내는 것일까요. 이런 증거들을 제대로 취재하지 않고. 왜 메이저 언론이란 곳이 '일개 교통방송의 뉴스 라디오'만도 못한 겁니까. 그리고 이걸 받아주는 언론은 왜 아주경제밖에 없지요?

저는 이것이 일단은 '광고의 힘'은 혹시 아닐까? 라고 의문을 가져 봅니다. 지금 언론들 중에서 광고의 틀을 쓴 삼성의 '지원'을 안 받는 곳들이 없고, 삼성은 요즘 이재용 재판 때문에 이들 언론들의 힘을 필요로 할 때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추미애 장관의 아들 문제는 국민들의 시각을 딴 데로 돌리기 딱 좋은 성동격서에 좋은 이슈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의 광고가 얼마나 중요한 생존 수단으로 작용하는가 하는 문제가 이들 언론들의 지금 자세를 설명해 주겠지요.

그리고 두번째는 이른바 진보 언론들의 기대가 엇나갔기 때문일수도 있습니다. 정권이 바뀌고 나면 특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진보언론들에게 그들이 기대했던 특별한 건 오지 않았습니다. '공정'이라는 정책이 그들이 원했던 '무엇인가를' 채워줄 수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뒤에서 충분한 거래가 없었다는 것이 저들이 가졌던 불만의 핵심일수도 있을 겁니다. 언론 지형과 플랫폼의 변화에 발맞춰가기에 기성 언론은 분명히 한계가 있는데다, 그들이 독자적으로 가졌던 권력은 '포털'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깡패에게 빼앗긴 상태. 그들은 낡고 뒤쳐졌을 뿐 아니라 자기 삶의 주도권조차도 이제 포털이라는 권력에 빼앗긴 상태가 됐습니다.

그리고 전두환이 길들여 놓았던 저 언론은 쉽게 금권에도 길들여졌고, 이들이 새로운 구성원을 충원하는 방식은 결국 이 시대에 저항해 본 적 없고 순응하기만 했던 자들을 그들의 구성원으로 새로 영입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옛날 저항의 에스쁘리가 없이 저항하는 척만 하는 자들에게, 촛불로 만들어진 정권은 그들이 믿고 있는 '진짜 힘'은 없는, 추상적인 '권력'을 쥐고 있긴 하지만 그걸 과거처럼 '화끈하게' 쓰지 않는 만만한 상대가 됐던 겁니다.

그리고 제대로 저항해 보지 못한 세대와, 언론사에 원래부터 존재해 왔던 '저항의 시대'를 겪어본 이들과의 충돌은 어쩌면 구조적으로 결국은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일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경향신문에서 박재동 화백 관련해 일어났던 강진구 기자의 기사 삭제와 그 이후 일어난 일련의 일들이야말로 이런 것을 극적으로 보여준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언론사 내부에서 시대를 다르게 이해하는 이들이 그 회사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해 부딪힌다고 생각하면 그게 비극적이기도 하고. 그리고 시대를 통찰하는 능력이 없는 자들이 그저 외우는 능력과 소양이 뛰어나 기자가 됐을 때, 그들에게 시대정신을 제대로 발현하길 기원하는 건 무리겠지요.

그리고 잘 외우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강남 출신들이라는 것도 문제지요. 그들의 '계급'의 눈으로 사회를 보니, 이들이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나 사회의 밑바닥에서 고생하는 이들의 상황을 이해나 하겠습니까? 국민의 대부분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넓게 볼 것 같습니까? 이들에게 시대정신을 찾는 것이 오히려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일수도 있겠지요.

결국 조국, 윤미향, 추미애까지 이어지는 지금의 상황에서, 저는 언론의 시대정신 결여를 봅니다. 더 아쉬운 건, 이른바 진보언론들의 구성원들이 마음 속 깊이 가진 열등감이 이런 곳에서 구체화되어 드러나는 걸 보면서 언론이 가져야 할 에스쁘리는 확실히 죽었다는 걸 확인한다는 겁니다. 그나마 이런 걸 가지고 있는 기자들은 강진구 기자처럼 그걸 드러냈다가 자기들 구성원들에게 밟혀 버리거나, 혹은 이상호 기자나 허재현 기자처럼 혼자 외로운 길을 걸어야 한다거나, 아니면 뉴스타파처럼 광고와 상관없는 매체를 만들어 엄청난 노동을 스스로 쏟아부어야 한다거나 하는 거지요.

김어준이나 김용민, 이동형이 기존 매체에서 공격받고 의도적으로 무시되는 이유는 그들이 언론고시를 거치지 않은, 그들 카르텔 밖의 사람들인데다가 이들의 활동이 그 카르텔의 무능함과 편파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그들을 아프게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자기 자존심이 상한다 한들, 진실을 따라가야 하는 것이 언론인데, 이건 언론이 진실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당파성을 위해(이른바 보수 언론이라는 것들은), 혹은 그들의 알량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이른바 진보 언론이라는 것들은) 움직이고 있으니... 그저 저런 것들은 제대로 밥줄을 끊어주는 게 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계속 드는 겁니다.

당장 공공기관에서 구독하는 신문들 다 끊고, 정부 사업 공고에 관련된 법령들을 개정해 기존 미디어에 실리는 공고도 다른 방법으로 고시해야 합니다. 어차피 정부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 와서 공고를 보라고만 하면 되지요. 그리고 의회는 의도적, 악의적 오보에 대한 징벌적 배상 법안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오보에 대한 사과는 반드시 처음에 낸 기사와 동일한 크기와 분량으로 내도록 규정해야 합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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